독립출판 무간
새우잠을 자더라도 고래꿈을 꾸어라! 본문
어릴 때부터 늘 어른들한테 들어오던 말이 있습니다. 그것은 '꿈을 가지라'는 말이었습니다.
"넌 꿈이 뭐니? 커서 뭐가 되고 싶니?"
어른들은 왜 그런 질문을 자꾸 하는지 알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그런 말을 들을 때마다 듣기가 싫었습니다. 듣기 싫을 뿐만 아니라 꿈을 꾼다는 사실 자체가 참으로 식상한 일이라고 생각되었습니다. 그런데 어른 세대가 되어버린 저 또한 요즘 젊은 학생들한테 그런 말을 합니다.
'꿈의 크기가 삶의 크기다!'
학생들 또한 이 말을 듣고 식상해할 게 뻔합니다.
제가 다닌 대학에서 시인 조병화 선생께서 문리대 학장으로 계실 때였습니다. 선생께서는 당신 친필로 '꿈'이라고 쓴 삼각형 깃발을 1층 계단 입구에 세워놓았습니다. 학생들은 그 깃발의 의미를 잘 몰랐습니다. '우리가 어린앤가. 저런 깃발을 다 세워두게. 시인 학장이라 좀 다르군.' 대부분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선생께서는 당신의 고향, 경기도 안성 난실리에 대해 말씀하실 때도 "마을 입구에 와서 '꿈'이라고 쓴 깃발이 펄럭이는 집으로 찾아오면 된다"고 하시기도 했습니다. 저는 그런 말을 들을 때에도 단순히 '선생께서는 왜 꿈이라는 말을 저렇게 좋아하시는 것일까'하는 생각만 했지 그 깊은 의미를 몰랐습니다.
그런데 차차 나이를 먹어가면서 어릴 때부터 자기만의 꿈을 꾼다는 사실이 참으로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살아갈수록 젊을 때 꾼 꿈의 모습대로 인생이 이루어진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조병화 선생께서는 젊을 때 꾸는 꿈이 일생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는 것을 이미 잘 알고 계셨던 것입니다.
어른이 되어 꾸는 꿈은 아무리 그 꿈이 크다 할지라도 초라해질 수밖에 없는 속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어릴 때 꾸는 꿈과 어른이 되어 꾸는 꿈은 그 성격 자체가 다릅니다. 그것은 이미 주어진 현실의 범위와 한계를 잘 알기 때문입니다. 이루어질 수 없을 게 뻔한 꿈을 꾼다는 것 자체가 이미 고통입니다.
그래도 저는 꿈을 꾸려고 노력해 보았습니다. 그러나 어른이 되어 꾸는 꿈은 역시 새우 꿈에 불과했습니다. 그런데 어디에선가 '해우잠을 자더라도 고래 꿈을 꾸어라'는 말을 대하는 순간, 눈이 번쩍 떠졌습니다. '내 비록 작은 보리새우처럼 웅크려 잠을 잔다 하더라도 꾸는 꿈은 고래 꿈을 꾸어야지'하고 힘이 솟았습니다.
꿈을 꾸는 데에는 나이 제한이 없습니다. 1860년에 태어난 메리 로버트슨이라는 미국 화가는 78세 때 처음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분으로 유명합니다. 미술교육을 받은 적도 없는 이 할머니 화가는 자신이 자란 시골의 풍경, 설매 타는 풍경이나 추수감사절 풍경 등을 그림으로 그려 동네 약국에 걸어놓았습니다. 그런데 마침 그 곳을 지나던 미술품 수집가 루이스 캘도어가 그 그림을 발견, 뉴욕 미술계에 소개함으로써 할머니는 순식간에 화가의 길로 들어서게 되었습니다. 농촌의 일상을 정교하게 표현한 그림인데다 할머니의 지긋한 나이와 소박한 인격 등이 한데 어우러져 세인의 주목을 받기 시작한 것입니다. 이 할머니 화가는 오른손의 관절염이 심해지자 왼손으로 세상을 떠나기 한 해 전인 100세 때까지 그림을 그렸으며, '삶은 우리 자신이 만드는 것이다. 늘 그래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라는 말을 남겼습니다.
이렇게 꿈은 꿈을 꾸는 자의 것입니다. 꿈이 없는 삶은 날개가 부러져 땅바닥에 앉아 굶어 죽어가는 새와 같습니다. 한번 꾼 굼은 어떤 어려움이 따르더라도 꾸준히 추구해야 합니다. 꿈은 어쩌면 꿈을 추구하고자 하는 과정 속에서 이루어지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추구하지 않는 꿈을 지니고 있는 것은 자기 손에 든 아이스크림이 녹아내리는 것은 멍하니 내려다 보는 것과 같습니다.
해 보기 전에는 자신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아무도 모릅니다. 물론 자기 자신도 모릅니다. 할 수 있다는 믿음을 지니고 있다면 분명 그것을 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니게 됩니다. 인생은 젊을 때 어떠한 꿈을 어느 정도 꾸었느냐에 따라 완전히 달라집니다.
(정호승, 내 인생에 힘이 되어준 한마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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