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출판 무간
목표를 세우면 목표가 나를 이끈다! 본문
대학생 때 저와 총장장학금을 같이 받은 학생 중에 채연석이라는 학생이 있었습니다. 저는 문예특기생으로 장학금을 받았고, 그는 '로켓과 우주여행'이라는 책을 내 장학금을 받았습니다. 같이 총장장학금을 받았다는 이유만으로 우리는 가끔 만나 차를 나누기도 하고 밥을 같이 먹기도 했습니다.
저는 그 때 대학생이 로켓을 연구한다는 사실이 마치 뜬구름을 잡으려고 하는 일처럼 현실적인 일로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도대체 로켓을 연구해서 뭘 어쩌자는 거지?'
속으로 그런 생각을 하며 그를 비현실적인 사람으로 생각했습니다. 미국의 우주인 닐 암스토롱이 처음 달에 발을 내디뎌 인류를 깜짝 놀라게 한 지 4년이나 지난 무렵이었으나, 그 분야는 대학생들이 거의 관심을 나타내지 않는 분야였습니다.
그러나 그는 달랐습니다. 우리나도 로켓을 쏘아 올릴 수 있다고 생각하고 미국으로 건너갔습니다. 그리고 항공우주공학을 공부하고 돌아와 국산 로켓 시대를 열었습니다. 그는 지금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원장으로서 우리나라 우주산업의 산 증인이며 사령탑이자 그 기초를 다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따에서 쏘아 올린 우주선을 타고 화성여행을 떠나지 말라는 법이 있습니까."
고흥 우주기지에서 아리랑 위성 2호 발사준비에 여념이 없는 그는 지금 우리에게 이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그가 자신만만하게 그렇게 말할 수 있는 것은 대학생 때 세운 그의 목표가 이루어졌기 때문입니다. 만일 그가 그 때 '우리나라도 로켓을 쏘아올리 수 있다. 내가 그 역할을 하겠다'는 목표를 세우지 않았더라면 우리나라 우주산업은 어쩌면 그만큼 더 늦어졌을지도 모릅니다. 이는 분명 목표는 그가 세웠지만 그 목표가 그를 이끌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중략)
어릴 때 학교에서 '토끼와 거북이 이야기'를 배웠습니다. 그런데 그 때 어린 마음에도 느린 거북이가 왜 빠른 토끼하고 달리기 경주를 하게 되었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토끼가 비교조차 할 수 없을 만큼 빠르다는 것을 거북이도 잘 알고 있었을 텐데 말입니다. 이는 결국 아무리 빠른 토끼라 할지라도 오만하면 거북이한테 진다는 교훈적인 이야기를 하려고 한 것이겠지만, 정작 거북이가 왜 그런 시합에 선뜻 나섰을까 무척 궁금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그 궁금증이 풀렸습니다. 거북이는 아예 처음부터 토끼를 이길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경기를 시작한 것입니다. 거북이가 토끼를 이기는 데 목표를 둔 것이 아니라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도 포기하지 않고 정상에 도달하는 것을 목표로 정한 것입니다. 그래서 거북이한테는 토끼가 잠을 자든 안 자든 그런 문제는 애초부터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았던 것입니다.
(정호승, 내 인생에 힘이 되어준 한마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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