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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이라고 느꼈을 때, 30분만 더 버텨라!

독립출판 무간 2016. 9. 22. 09:43

"산에서 조난당한 사람이 조난당한 현장에서 죽는 경우는 퍽 드물어요. 대부분 마을 가까이 내려와서 죽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조난당한 사람은 자기가 마을 인근까지 내려왔다는 사실을 알지 못하지요. 이제는 도저히 안 되겠다, 더 이상 희망이 없다고 생각하고 모든 것을 포기해버림으로써 죽음을 맞이하고 맙니다. 그래서 전문 산악인들은 '조난을 당해서 버티다가 마지막이라고 느꼈을 때 30분만 더 버텨라'고 가르칩니다. 만일 마을 가까이 내려왔다는 사실을 알았다면 그들은 결코 죽지는 않았을 겁니다."

이 이야기는 친하게 지내는 전문 산악인한테 들은 이야기입니다.

저는 이 이야기가 꼭 산에서 조난당한 사람들에게만 해당되는 말이 아니라고 생각됩니다. 바로 오늘을 살고 있는 저에게도 해당되는 말이라고 생각하빈다.

"아, 이번이 마지막이야. 도저히 견딜 수가 없어. 이제 한계에 도달한 거야."

저는 지금까지 이렇게 마지막이라고 느껴지는 순간을 수없이 경험했습니다. 그런데도 이렇게 비교적 잘 존재해 있는 것을 보면 한계라고 생각했던 어느 한 순간이 진정 한계의 순간이 아니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한계라는 것은 어떤 물체나 상황처럼 제 눈에 구체적으로 보이는 것이 아닙니다. 마라톤 골인 지점처럼 미리 정확하게 규정돼 있는 것 또한 아닙니다. 그저 제 마음 속에서 생겨난 관념의 복합체일 뿐입니다. 그런데도 저는 추진해 나가던 어떤 일에서나 가까운 이들과의 인간관계에서 극복할 수 없는 한계를 느끼고 곧잘 포기해 버리고 말았습니다. 마음먹기에 따라서는 그것이 한계가 아닐 수도 있고, 조금만 더 참고 견디면 또다른 활로가 생겨날 수 있는데도 말입니다.

어떤 일을 하다가 도저히 힘들어서 할 수 없다고 중도에서 포기하는 경우, 실은 바로 그 때가 그 일이 정점에 도달한 때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 때가 지나면 그 일이 쉬어질 수 있는데도 우리는 그 점을 잘 모릅니다. 그래서 우리는 하는 일이 힘들다고 느껴질 때, 이번이 마지막이라고 느껴질 때 '30분만' 더 참고 견뎌볼 필요가 있습니다.

(정호승, 내 인생에 힘이 되어준 한마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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