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에는 하나의 길만 있는 게 아닙니다...!

인생에는 하나의 길만 있는 게 아닙니다. 인생의 길은 다양합니다. 다양하지 않으면 인생이 아닙니다. 생각한 대로 되는 게 인생이지만, 생각한 대로 되지 않는 것도 인생입니다. 특히, 생각대로 되지 않을 때 포기할 것은 포기해야 합니다. 꿈을 꾸는 것도 중요하지만 포기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꿈의 크기가 삶의 크기인 것은 사실이지만, 때로는 꿈의 크기를 수정하거나 조정할 필요가 있습니다.

저도 포기할 때가 있습니다. 그러나 미리 해보지도 않고 포기하지는 않습니다. 열심히 해보다가 포기합니다. 포기하기 전에 내가 최선을 다했는가 살펴보고 포기합니다. 중요한 것은 내가 포기할 줄도 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 때의 포기는 새로운 일의 시작을 의미합니다.

저는 한 때 소설을 쓰고 싶었습니다. 소설을 쓰기 위해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5년간이나 소설 쓰기에 매달렸습니다. 그러나 그 오랜 시간 동안 단 하나 제가 깨닫게 된 것은 사람마다 문학적 기질에 맞는 장르가 다 다르다는 것이었습니다. 저의 문학적 기질에 맞는 장르는 시이지 소설이 아니었습니다. 저는 시인이지 소설가가 아니었습니다. 그 사실 하나를 깨닫는 데에 너무 많은 시간을 대가로 치르고 만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소설 쓰기를 포기하고 말았습니다. 만일 그 때 소설을 포기하지 않았더라면 저는 지금 시마저 쓸 수 없었을 것입니다.

제 후배 중에 신림동에서 고시원 사업을 하는 후배가 있습니다. 그 후배의 말에 의하면 나이 쉰이 넘었는데도 아직도 사법고시 준비를 하는 사람도 있다고 합니다. 저는 그 말을 듣고 좌절하지 않고 끊임없이 도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한번쯤 뒤돌아볼 줄도 알아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중요한 것은 포기할 줄도 아는 일입니다. 뒤돌아보지 않으면 등 뒤에 열려 있는 문은 결코 볼 수 없습니다. 헨렌켈러 여사의 이 말은 변화를 절실히 필요로 하거나 상황이 너무 암담하면 다른 쪽 문을 보라는 말입니다.

우리는 단힌 문 때문에 비탄에 잠겨 열려 있는 문을 보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신은 한 쪽 문을 열어놓지 않고는 절대로 다른 쪽 문은 닫지 않으십니다.

(정호승, 내 인생에 힘이 되어준 한마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