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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리는 게 두렵다는 생각이 부담을 증가시킨다!

독립출판 무간 2016. 9. 8. 07:12

우선, 물건을 소유한다는 의미부터 살펴보자. 첫번째 조건은 '마음이 그것을 강렬하게 기억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두번재 조건은 '그것을 잃어버리는 것에 대한 강한 저항을 기억하고 있다'는 것이다. 마음을 잘 들여다보면, 이 두 가지 사항으로부터 '소유하다'가 성립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무언가를 잃어버리까봐 공포감과 저항감을 느끼기 전에 애초부너 그것을 기억하지 않으면 아무런 문제도 없다. 자기가 가지고 있는지 모르는 것에 대해 잃어버리면 안된다는 생각은 하지 않을 것이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지 아닌지 모르는 돈에 대해 '잃어버리면 안 돼, 낭비하면 안 돼'라고 전전긍긍하지는 않을 것이다. 또 자신이 가지고 있는지 그렇지 않은지를 모르는 자전거에 대해 '잃어버리고 싶지 않아'라고 생각하는 일도 없을 것이다. 즉 소유하고 있으면 굳이 의식하지 않아도 우리 마음이 늘 '이것은 내 것이다. 잃고 싶지 않아!'라고 기억하고 있다. 그리고, 그런 기억이 잡음과 같은 생각을 일으키며 무의식에서 마음을 어지럽힌다.

 

우리는 욕망에 쫓겨 불필요한 것을 쌓아두는 경향이 있다. 두 번 다시 읽지 않을 책을 서가에 늘 꽂아두고, 필요없어 보이는 것도 거의 버리지 않는다. 버리기는 커녕 필요 없어 보이는 것들이 점점 쌓여만 간다. 이런 잃어버리고 싶지 않다는 충동이 항상 마음에 부담을 준다.

 

예를 들어 2년에 한 번 정도밖에 입지 않는 옷이나 어린 시적 가지고 놀던 장난감이 벽장 한구석에 쳐박혀 있을지도 모른다. 옷은 언젠가 다시 입을지도 모른다. 장난감은 언젠가 다시 꺼내 옛 생각을 하며 추억에 젖을지도 모른다. 언젠가, 언젠가, 언젠가...  그 언젠가는 찾아올지도 모르고 찾아오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 언젠가가 찾아와 사용하게 된다고 할지라도 그 때까지 그것을 계속 가지고 있었다는 마음은 희미하게 기억할 것이다.

 

표면적인 의식에서는 잊어버렸을지라도 그것을 본 순간 '아, 이것은 내 것이잖아!'라고 곧 인정하게 된다. 이렇게 쉽게 인정할 수 있다는 것은 그것이 기억의 데이터 베이스에 깊이 생겨져 있다는 뜻이다. 그리고, 그만큼 은밀하게 계속 그것에 대해 생각했던 것이다. 아마 그것에 대해 생각할 때마다 '아무래도 버리는 게 좋을까?'라고 망설였을 것이다. 하지만 곧 '아니야, 버리다니 말도 안 돼. 언제가 필요할지 모르잖아!'하며 버리지 않았을 것이다. 결국, 이것을 잃어버리고 싶지 않거나 잃어버리면 안 된다는 긴장감이 생기고, 그것을 늘 가슴에 품고 다니게 된다. 동시에 '버리는 게 좋지 않았을까? 아니냐, 버리면 너무 아까워'라고 갈등이 생기고 그런 갈등에 자신의 마음을 스스로 옭아매게 된다.

 

하지만, 왜 스스로에게 그런 변명을 해야 하는가 하면 사람은 물건을 버리고 싶어 하는 충동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가지고 있는 것을 잃고 싶지 않다, 잃을까봐 두렵다는 생각이 결국 스스로의 부담을 증가시키는 원흉임을 누구든 마음 깊은 곳에서부터 알고 있다. 잃어버리는 것에 대한 저항감과 공포감이 증가하면 마음도 어지러워진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코이케 류노스케 지음 / 유윤한 옮김, 생각 버리기 연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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