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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해가는 시대에 적응하려면 특별한 노력이 필요하다!

독립출판 무간 2016. 9. 1. 21:01

변해가는 시대에 적응하려면 특별한 노력이 필요하다. 어학이나 신기술을 익히는 노력도 물론 필요하지만 수행을 열심히 해서 심리적 안정을 얻으려는 노력도 필요하다. 수행을 통해서 마음을 다스리고 안정을 찾을 수 있다면 삶의 새로운 방향을 설정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된다. 앞으로 올 사회변화에 남자들보다 여자들이 훨씬 더 적응을 잘 할 것이다. 여자들은 남자들에 비해서 아무래도 권위적인 부분이 적다. 기득권을 가지고 살던 남자들은 자꾸 과거를 생각하면서 권위를 내세우기 때문에 새로운 삶에 잘 적응하지 못할 수 있다. 하지만 여자들은 별다른 기득권이 없었기 때문에 자존심에 상처를 입거나 심리적 거부감을 갖지 않고 쉽게  새로운 일을 시도해 볼 수 있다.

 

변화하는 사회에서는 기득권계층 중 많은 사람들이 몰락한다. 그리고 새로운 계층이 등장하면서 상위계층으로 올라가게 된다. 정보화사회에서 정보생산능력이 없는 사람은 마치 자본주의사회의 자본이 없는 사람처럼 상위계층에서 탈락할 것이다.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이런 몰락을 경험할 것이므로 이들의 고통을 완하시켜 주고 사회적 불안을 예방하기 위하여 사회안전망 구축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앞서 얘기한 전통사회에서의 취약계층은 이제 더는 취약계층이 아니다. 홀아비와 과부는 물론이고 고아들조차도 이제는 취약계층이라고 부르기 어려워졌다. 경제력이 향상된 데다 아이들을 한두 명밖에 낳지 않는 사회 분위기로 고아 발생률이 낮기 때문에 광범위한 계층을 형성하기 어려운 것이다. 게다가 고아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이 달라져서 예전처럼 사회현상으로 드러나지는 않는다. 앞으로는 지금보다 훨씬 입양이 활성화할 것이다. 이것은 상당히 바람직한 추세이다. 고아가 생겼을 때 고아원으 만들어 따로 모아 놓고 기르는 것보다 건강한 가정에 입양시켜서 새로운 가정에서 키우는 것이 더 낫기 때문이다. 장애인문제도 현대에는 이런 식으로 풀어가고 있다. 복지시설에 몰아넣고 수용하는 것이 아니라, 본인 나름대로 사회인으로 살아갈 수 있게 도와주는 쪽으로 정책이 달라지고 있다.

 

현대사회에 와서 더 큰 문제가 된 것은 노인문제이다. 전에는 자식이 많아서 괜찮았지만 지금은 자식도 적게 낳는 데다 모두 분가해서 살기 때문에 자식이 부모를 돌보는 것이 어렵다. 여기에 대한 해결책이 바로 연금이다. 하지만 이 문제는 연금만으로는 해결이 안 된다. 현실적으로 보호받아야 하는데 보호를 받지 못하는 노인들이 많다. 노인문제를 양로원으로 해결한다고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어렵다. 경제력이 있는 노인들은 실버타운에 갈 수 있지만 서민층 노인들은 정말 갈 곳이 없다. 그들 자녀의 대부분은 20여 평의 아파트 살림이 고작이다. 그런 아파트 살림에서는 자식들이 다 출근하고 나면 감옥에 갇힌 것과 같을 뿐이다. 현재의 노인들은 대개 농촌 출신이 많기 때문에 좁은 공간에 가두어 두면 무척 고통스러워한다. 이런 식으로 살더라도 자식들이 부양을 하고 있으면 사회적 문제는 없다. 하지만 실제로는 내팽개쳐져 있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 어떤 면에서는 아예 자녀가 없어 복지시설에서 사는 것이 보호받기가 더 쉽고 덜 고독할 수도 있다. 그래서 노인들은 기를 쓰고 고향집으로 가려고 한다. 대부분의 시골집은 편의시설이 없고 화장실도 집 바깥에 있는 재래식이다. 노인들은 걸음도 제대로 못 걸어서 넘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화장실이 실내에 있는 것이 도움이 된다. 시골에 내려가면 화장실도 불편하고 밥도 혼자 지어먹어야 하는 등 어려움이 많은데도 노인들은 시골에 가서 살려고 한다. 갇혀 있기가 싫기 때문이다. 편의시설도 있고 친구도 있는 얄로원에 가는 것이 훨씬 나은데, 본인도 자식도 양로원은 꺼린다. 멀쩡한 자식이 있는데 양로원에 가면 자식 욕 먹이는 짓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심하게 얘기하면 정말 자식이 없는 편이 낫다. 자식이 없으면 이웃집에서라도 보살펴 주는데 자식이 있기 때문에 모두 다 외면한다. 그렇다고 자식 탓을 할 수도 없다. 맞벌이로 겨우 먹고사는 서민층은 부모를 보살피고 싶어도 경제적, 시간적으로 어렵다.

 

이것이 지금 서민층 노인들의 현주소이다. 그나마 육신이 어느 정도 건강하면 괜찮은데 대소변을 받아내야 할 정도가 되면 심각한 가정불화의 원인이 된다. 가족 모두의 고통이 극심해진다. 우리 세대는 도시 생활자이기 때문에 늙어도 도시의 양로원에서 살게 될 것이다. 하지만 지금 현재의 노년층은 대다수가 농촌 출신이기 때문에 문제를 풀기가 쉽지 않다. 거동이 어려운 노인들은 수용시설에서 집단적으로 보살피고, 그렇지 않은 노인들은 마을 단위로 자원봉사 시스템을 갖추어 보살펴야 한다. 그렇게 하면 서민층 노인문제를 조금은 풀 수 있을 것이다.

 

실업자문제는 실업 수당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풀려고 할 텐데, 실업이 더욱 빈번하게, 대량으로 일어날 것이기 때문에 앞으로는 개인과 사회 모두 실업에 대해 좀더 유연한 자세를 가져야 한다. 실업 수당을 받으면서 일년 정도 쉰다는 생각을 갖고 마음의 안정을 찾는 것도 필요하다. 자원봉사 같은 것을 통해 삶의 보람을 찾아나가면서 새 직장을 물색하면 실업이 오히려 개인의 삶에 있어서 새로운 계기가 될 수도 있다. 이 때는 아무래도 지금보다는 사회보장 시스템이 갖추어져 있을 것이므로 조금만 노력한다면 얼마든지 가능한 일이다. (중략)

 

(법륜스님 지음, "마음의 평화, 자비의 사회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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