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출판 무간
사위가 오면 씨암탉을 잡는다! 본문
신라의 역사를 보면 유난히 닭과 관련된 이야기나 지명이 많습니다. 신라의 옛 이름은 '계림'이지요. '계림'의 '계'는 닭 계자로 닭이 우는 숲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또 신라를 세운 박혁거세가 큰 알에서 태어났다는 전설도 있습니다. 신라에서는 닭을 하늘과 사람 사이를 이어주는 신성한 존재로 생각했던 것입니다.
원래 우리나라에서는 아주 오래 전부터 닭을 길들여 길러 왔고, 또 음식재료로 이용했습니다. 그런데, 옛날의 닭과 오늘날 우리가 볼 수 있는 닭은 모습이 아주 다릅니다. 원래 우리나라에는 꼬리가 길게 늘어진 아름다운 닭이 있었습니다. 이웃 나라에서도 알아줄 만큼 유명했답니다. 고구려 '무용총'의 고분 벽화에도 꼬리가 긴 닭이 그려져 있습니다. 중국 송나라 책에는 조선에 있는 꼬리가 3~4척에 이르는 닭이 약으로 쓰기에 좋다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또 맛이 좋다고도 했습니다.
'사위가 오면 씨암탉을 잡는다'는 말도 있지요. 사위를 잘 대접하려는 장모님이 큰맘 먹고 마련하는 음식이 바로 맛있는 닭 요리였기 때문에 이런 말이 생겼습니다. 옛날에는 소고기나 돼지고기를 쉽게 사 먹을 수 없었습니다. 동네에 큰 제사나 잔치가 있어야 조금 얻어 먹을 수 있는 정도였습니다. 그래서, 고기를 먹는다고 하면 주로 닭이 이용되었습니다. 집집마다 닭 몇 마리씩은 길렀습니다. 특별한 날 간단히 잡아먹을 수 있고, 또 덤으로 계란도 얻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닭으로 만드는 대표적인 음식으로는 한여름 복날에 먹는 삼계탕이 있습니다. 더위에 지친 몸에 기력을 주는 음식입니다. 삼계탕은 닭의 배를 갈라 내장을 빼내고 그 속에 인삼, 대추, 은행, 마늘, 그리고 찹쌀 등을 채워 넣어 꿰맨 후 푹 고아 먹는 음식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닭의 깃털과 볏만 빼고 닭의 모든 부분을 다 먹습니다. 닭발과 닭똥집도 먹기 때문입니다. 그 자체로는 별 맛이 없지만, 우리나라 특유의 매콤하고 달콤한 양념으로 버무려 놓으면 질짓질깃한 느낌이 먹을 만한 음식이 됩니다.
(김아리 글, 정수영 그림, 밥 힘으로 살아온 우리민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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