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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는 이야기

청어 : 가난한 선비를 살찌게 하다!

독립출판 무간 2016. 8. 25. 21:26

 

 

(DAUM 백과)

 

'청어'를 '비웃'이라고도 했습니다. '비유어'라는 말이 바뀐 것이라고 합니다. '비유어'는 '선비를 살찌게 하는 물고기'라는 뜻의 한자입니다. 그러한 이름이 붙은 이유는, 옛날에 공부만 하느라 가난하게 살던 한양 선비들이 비싸고 좋은 음식은 사 먹지 못하고, 값이 싼 청어를 자주 사 먹었기 때문입니다.

 

청어는 맛도 좋고 영양가도 뛰어납니다. 가난한 선비들이 청어를 먹으면 몸이 좋아지는 것말고도 이익 보는 점이 한 가지 더 있었습니다. 청어는 등푸른생선이기 때문에 머리가 좋아지는 성분도 많은 생선입니다. 그러니 공부하는 선비들에게는 딱 맞는 식품이죠. 그래서, 요즘도 한창 자라나는 어린이나 공부하는 학생들에게 좋은 식품으로 권장됩니다.

 

요즘엔 청어를 구워서 먹습니다. 청어에는 비늘이 많습니다. 이것을 잘 긁어서 떼어 낸 뒤 소금을 뿌리고 석쇠나 프라이펜에 굽습니다. 또 구운 청어에 갖은 양념을 한 간장을 한 숟가락 끼얹어서 먹기도 합니다.

청어는 상하기 쉬운 생선입니다. 그런데 예전에 어떻게 서울에 살던 선비들이 청어를 먹을 수 있었을까요? 동해안에서 많이 잡히는 청어가 서울에 도착하려면 아무리 빨라도 며칠은 걸렸을 것입니다. 그 동안 청어는 이미 상해 버렸을 것입니다. 그러나 청어를 잡아서 바로 소금에 절이면 오래 저장할 수 있습니다. 예전에는 이렇게 소금에 절인 청어를 사 먹었습니다. 그래서 아무리 산골 동네라도 짭짤하게 소금에 절인 청어를 사 먹을 수 있었습니다.

 

생선을 소금에 절이는 방법말고도 오래 저장할 수 있는 방법이 또 하나 있습니다. 건조시키는 것이죠. 청어는 건조시킨 것도 유명합니다. 이것은 따로 '과메기'라는 이름으로 부릅니다. 조선시대 말엽에는 과메기를 동해안에서 특산품으로 임금님께 진상하기도 했습니다.

 

과메기는 청어를 짚으로 엮어 바닷가에서 그대로 건조시킨 것입니다. 과메기는 겨울철에 밖에서 말립니다. 그래서 밤에는 꽁꽁 얼었다가 날이 조금 풀리는 낮에는 녹았다가 하면서 말라 갑니다. 반드시 이렇게 얼었다 녹았다 하는 과정을 거쳐야만 맛있다고 합니다.

 

한편 과메기를 만들어 먹게 된 동기에 대해서 전해지는, 믿거나 말거나 한 이야기가 있습니다.

 

예날, 동해안에 한 선비가 살았습니다. 어느 해 겨울에 그 선비는 한양으로 과거시험을 보러 가기 위해 집을 떠나 바닷가를 걷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가도 가도 사람 사는 집이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선비는 끼니를 해결하지 못해 너무나 배가 고팠습니다.

 

그렇게 주린 배를 부여잡고 지친 발걸음을 옮기고 있는데 바닷가 언덕에 무언가가 보였습니다. 그것은 나뭇가지에 눈이 꿰인 채 얼어서 말라 있는 생선이었습니다. 선비는 배가 고프던 차라 체면이고 뭐고 다 내팽개치고 마른 생선을 찢어 입 안에 넣었습니다. 생선은 씹으면 씹을수록 맛이 좋았습니다.

 

선비는 과거시험을 치른 뒤 다시 고향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리고 겨울마다 생선을 밖에 내다 말려 먹었다고 합니다.

 

옛날 사람들은 이 과메기를 구워서 먹었다고 합니다. 또 봄에는 쑥을 넣고 과메기 쑥국도 끓여 먹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한때 청어가 많이 잡히지 않아, 청어 대신 꽁치로 과메기를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요즘 나오는 과메기는 모두 꽁치 과메기입니다.

 

(김아리 글 / 정수영 그림, 밥 힘으로 살아온 우리민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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