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출판 무간

우리음식의 기원 : 쑥과 마늘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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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음식의 기원 : 쑥과 마늘

독립출판 무간 2016. 8. 26. 13:51

 

신석기 시대 이후를 청동기 시대라고 합니다. 청동으로 만든 칼이나 장신구들이 등장하는 시기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이 청동기 시대에 최초의 나라가 세워졌습니다. 단군이 세운 고조선입니다. 고조선을 건국한 단군의 이야기는 오늘날까지 단군신화로 전해 내려오고 있습니다.

 

곰과 호랑이는 사람이 되고 싶어 환인의 아들 환웅에게 부탁을 했습니다. 환웅은 마늘 스무 통과 쑥 한 자루를 주면서 이것을 먹고 백 일 동안 햇빛을 보지 않으면 사람이 될 것이라고 일렀습니다. 곰과 호랑이는 동굴 속으로 들어갔습니다. 호랑이는 며칠을 견디지 못하고 동굴을 뛰쳐나가 버렸습니다. 그러나 곰은 환웅의 말을 따라 스무하루 동안 동굴 속에서 쑥과 마늘만 먹고 지내 결국 여인이 되었습니다. 그 여인이 바로 웅녀입니다.

 

웅녀는 아기를 낳고 싶어서 다시 하늘에 간절히 기도를 올렸습니다. 환웅은 그 소원을 들어주기 위해 웅녀와 결혼하였습니다. 그리하여 얼마 후 웅녀는 단군을 낳았습니다. 단군은 우리나라 최초의 국가인 고조선을 건국하였습니다.

 

단군신화에서 곰이 사람으로 변했다는 이야기는 사실이 아니라 상징적인 이야기입니다. 곰을 숭배하는 부족이 여러 부족을 모아 나라를 세우는 과정을 신성한 이야기로 만든 것입니다. 실제로 그 당시 만주 지방과 한반도에는 이미 청동기 문화가 발달해 있었고 여러 부족이 흩어져 살아가고 있습니다. 단군은 이러한 부족들을 통합하여 우리나라에 최초의 국가를 세웠습니다.

 

단군신화에서 곰이 사람으로 변신하는 데 마늘과 쑥이 큰 역할을 했다는 점이 특이합니다. 이것은 우리나라에서 오랜 옛날부터 마늘과 쑥이 잘 자라고 많이 사용되었다는 것을 알려 줍니다.

 

쑥은 어디서나 쑥쑥 잘 자라나는 식물로 생명력이 대단히 강합니다. 제2차 세계대전 때 일본에 원자폭탄이 떨어져 모든 것이 다 죽어 버렸는데도 쑥은 다음 해 다시 살아났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이렇게 강한 생명력을 가진 쑥을 아주 즐겨 먹었습니다. 새봄에 싹을 틔워 올라오는 향긋한 쑥을 뜯어 넣어 끓인 쑥된장국은 그 맛이 일품입니다. 또 쑥은 여러가지 떡의 재료로 많이 쓰여서 '떡풀'이라는 별명도 갖고 있습니다. 쑥으로 만든 떡으로는 쑥개떡, 쑥버무리, 쑥절편, 쑥인절미, 쑥송편 등이 있습니다.

 

우리나라 음식은 마늘을 빼놓고 말할 수 없습니다. 마늘은 음식의 맛을 내는 중요한 양념 가운데 하나입니다. 국, 나물, 고기, 김치 모두 마늘이 안 들어가면 맛이 나지 않습니다. 원래 마늘은 만주와 산둥반도에서 많이 자라는 식물이었습니다. 그래서 이 지역을 무대로 활동했던 단군시대 사람들은 마늘을 즐겨 먹었습니다. 만주는 추위가 심한 곳인데, 사람들은 마늘을 먹고 추위를 이길 수 있었을 것입니다. 단군신화는 이런 배경에서 마늘을 인내와 끈기를 길러주는 신비한 약으로 이야기했을 것입니다.

 

(김아리 글 / 정수영 그림, 밥 힘으로 살아온 우리민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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