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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꽃세상야

쑥 : 가장 흔하지만 가장 귀한 것

독립출판 무간 2016. 8. 14. 09:19

(사진출처 : Daum 검색 자연박물과 포토)

 

'가장 흔한 것이 가장 귀한 것이'이라는 말은 쑥에게 해당되는 것 같다. 사실 쑥은 지천에 깔려 있다. 흙이 있는 곳이면 어디서든 쑥을 볼 수 있다. 도시 한가운데 공원이나 아파트 잔디밭 사이에서도 찾을 수 있다. 제 아무리 도시에서 자라고 도시에서 죽는다 해도 어린아이부터 노인에 이르기까지 쑥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쑥은 대대손손 자신의 명성을 이어가는 잡초 중의 잡초이다. 오죽하면 '쑥쑥 큰다'는 말이 있을까?

떡이 상용되면서 젊은이들도 쑥으로 만든 절편을 좋아하게 되었다. 음식으로서는 말할 것도 없고 약용으로서도 인기가 좋다. 재배되는 채소와 달리 잡초가 훌륭한 것은 식문화에만 사용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옷과 소품, 그리고 생활용품으로도 쓰이며 집을 만드는 재료로서 사용된다는 점이다. 쑥은 또 천연염료로도 쓰인다. '쑥색'이라는 말이 있듯이. 식물명을 딴 색깔이 어디 있을까? 그 밖에도 쑥은 모기를 쫓는 방향제, 여성들 목욕제, 화장품으로도 쓰인다. 예전에는 언제든지 쑥을 사용할 수 있도록 잘 말려서 처마 밑에 대롱대롱 매달아 놓았다. 요즘에는 목욕탕이나 찜질방에서 흔히 볼 수 있다.

쑥은 산야에서 자란 것보다 바닷가나 섬에서 자란 것이 좋다. 그래서 우리나라에서는 강화도에서 나온 쑥을 최고로 친다. 또 음식으로 사용하는 쑥은 4월 말에 채취하는 것이 좋지만 약으로 사용할 때는 좀 센 것으로 7월에 채취한 것을 선호한다. 7월 전후로 채취한 약쑥은 모두 말려서 통풍이 잘 되는 곳에 보관하면서 수시로 다려서 마신다.

쑥은 지사제, 각종 진통제, 강장제, 혈액순환제로 쓰이며, 자궁출혈, 기관지, 천식, 폐결핵, 폐렴, 감기 등의 증상을 완화시키는 데 두루 쓰인다. 손발이 저리거나 경련이 있을 때, 코피가 자주 날 때는 쑥 술이나 차를 마시면 좋다. 속이 쓰리는 만성위장병에는 쑥조청을 먹고, 월경불순, 월경통, 냉증에는 생즙을 짜서 마시거나 차로 달여 꾸준히 마시면 효과가 있다. 설사를 할 때는 말린 쑥에 생강을 넣고 달여 마신다. 쑥은 어쩌면 만병통치약인지도 모르겠다. 면역력을 키워주고 영양도 좋으므로 성장기 어린이들에게 적극 권할 만하다.

농사에서도 쑥을 이용한다. 효소를 담가 놓았다가 어린잎에 영양제로 사용하며, 병아리와 어린 돼지들에게도 먹인다. 항생제 대신에 목초액을 먹이듯 면역증강을 위해 쑥효소를 먹인다. 7월까지 채취하여 쑥을 먹인 가축들은 면역력이 뛰어나다. 사람에게만 좋은 것이 아니라, 식물과 동물 농사에 고루 사용되는 쑥은 아시아에서 가장 인기 있는 식물이다.

 

 이렇게 먹자!

쑥이 한창일 때 캐어 쑥떡, 쑥 반찬 등을 수시로 해 먹고, 아침에 쑥즙을 마시고, 쑥조청, 쑥차를 만들어 겨울에도 먹을 수 있도록 한다. 쑥을 살짝 데쳐서 냉동고에 보관했다가 겨울이라도 쑥떡이나 쑥밥 등을 해 먹으면 좋다.

 

쑥 조청

신선한 어린잎을 준비하여 곱게 찧는다. 엿기름 1컵에 미지근한 물 2컵을 부어 2시간 두었다가 체에 걸러 웃물을 받는다. 찹쌀 1컵을 씻어 불린다. 불린 찹쌀과 엿기름을 2:1로 해 쑥즙과 함께 넣고 약한 불에서 4시간 정도 고아 조청을 만든다.

 

쑥밥

어린 풀을 깨끗이 다듬어 물기를 뺀다. 밥을 짓다가 뜸이 들기 전에 쑥을 밥 위에 올려놓고 뜸을 들인다. 밥이 되면 양념장으로 비벼 먹는다. 처음부터 쑥을 넣고 밥을 지으면 쑥이 누렇게 변한다.

 

쑥 단자

찹쌀을 곱게 빻아 체에 거른다. 쑥은 끓는 물에 데쳐 물기를 꼭 짠다. 쌀가루에 쑥을 넣어 고루 비벼 찜통에 찐 다음 넓은 그릇에 넣어 찧는다. 도마 위에서 꿀이나 설탕을 바르고 떡을 놓아 편편하게 한 후 채를 썬 대추와 잣가루를 뿌린다.

 

쑥차

식사 후, 특히 육식을 하고 난 뒤 커피보다 쑥차를 마시는 것이 더 좋다. 쑥차는 어린잎을 그늘에 잘 말린다. 쑥잎에는 탄닌의 일종인 카페탄닌이 함유되어 있다. 냉동육류에 있는 과산회지질이 많은데 이것은 장에 좋지 않으며 노화를 촉진하고 동맥경화를 초래하는 것으로 카페탄닌은 과산화지질의 생성을 억제하고 비타민 E가 갖는 산화억제작용보다도 효과가 크다. 일반적으로 탄닌은 열탕 속에서 흡수율이 저하되므로 녹차처럼 건조한 쑥에 70~80도 미지근한 물에 부어 마시면 된다. 시네올 성분이 혈액순환을 돕고 아데닌, 콜린의 영향으로 가슴이 두근거리거나 숨이 가쁜 증상에도 좋다.

 

 쑥을 이용한 미용법

쑥 생잎 또는 말린 잎을 깨끗이 씻어 보자기에 담고 따뜻한 목욕물에 우려낸 다음, 그 물로 목욕을 한다. 이 때 약초가 담긴 주머니를 문지르듯이 마사지하면 더욱 효과가 좋다. 쑥 화장수는 쑥 생잎 또는 말린 잎을 소주에 담가서 6개월 숙성시킨 후 사용하면 좋다. 말린 쑥은 물에 달인 뒤, 얼굴과 몸에 바르면 좋지만 한여름에는 금방 상하므로 조금씩 만들어 사용한다.

 

(변현단 글 / 안경자 그림, "약이 되는 잡초음식, 숲과 들을 접시에 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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