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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적인 것이 이성적인 것이다 3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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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적인 것이 이성적인 것이다 3

독립출판 무간 2016. 8. 10. 11:05

유산

"하나의 문화적 전통으로 보존해야 할 지역의 토속적인 비법들이 아직도 무궁무진하다. 이런 비법으로 만든 제품을 갖고 있다는 것은 문화유산을 갖고 있다는 말과 같은 뜻이 된다... 따라서 물질적 실체는 문명의 실체이며 어김없이 경제적 결과를 가져다준다. 문화유산은 동시에 경제적 가치를 지니기 때문이다. '우리 지역의 토산품'을 만들어 파는 농민과 소매상인들이야말로 제품을 통해 그 지역의 정서를 대변하고, 그 지역에서 살아가는 방식을 몸으로 보여주는 사람들이다. 그래서 음식문제를 문화유산의 문제라고 하는 것이다. (코라도 바르베리스-이탈리아 전국농촌사회기구 의장)

 

종의 소멸

"...이탈리아의 7천 종 과일 가운데 1,500종이 앞으로 4, 5년 안에 지구상에서 완전히 사라질 것이다. 사회 어느 분야 할 것 없이, 그리고 지금 세대만이 아니라 후손들까지도 이 같은 종의 소멸로 인한 대가를 톡톡히 치를 것이다. 음식의 맛과 일정 지역의 토양 특성은 다양성을 인정하고 보호할 때만 존속할 수 있다. 유행이 되다시피 한 과학적 모델을 비판적 시각을 바라볼 수 있어야 한다. 이를 계기로 생물학적 다양성과 지역과 도양의 특성에 가별한 관심을 가지고 재평가해야 한다. 지엽적인 문제는 놔두더라도 이 문제만큼은 사회계약 차원에서 반드시 실천해야 할 새로운 지상명령이다. 그러나 국제규제법을 들여다보면 이와 정반대되는 내용이 부지기수다. 오늘날 세상에서 음식으로 합당한 조건의 95퍼센트를 충족시키는 식물은 겨우 30종뿐이다. 이는 매우 심각한 문제다. 말하자면 종의 소멸이 매우 심각한 상태이며 사정은 더 나빠진다는 의미다. 여섯 시간마다 하나꼴로 식물 종자가 사라지고 있다. 이는 매우 다급한 문제다... 우리의 거대한 유산들이 위기에 처해 있는데도 한편에선 GATT 제35조가 버젓이 존재한다. 이 조항은 매우 바람직하지 못한 규정이며, 특히 윤리적으로 볼 때 더욱 그렇다. 미국과 일본이 앞장서서 만든 이 조항은 이전의 국제관례를 완전히 무시하고, 각국이 제멋대로 산업특허 체계를 살아 있는 동식물에게까지 적용하게 해 놓았다. 무기물에 불과한 화학제품이 더 상위에 있는 생물과 같은 자격을 주장하게 되었다. 이런 식의 정책으로는 대지와 토양의 다양성을 유지할 수도 없다. 오히려 이런 추세로 간다면 농민들은 일당을 받고 일하는 노동자가 되어 다국적기업의 종업원으로 전락하고 말게 된다.(카르니네 나르도네-이탈리아 의회 농업위원회 위원)"

 

카를로 페트리니 엮음 / 김종덕.이경남 옮김, 슬로푸드-느리고 맛있는 음식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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