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출판 무간
한국 사람들은 왜 삼겹살을 좋아할까 : 고기 맛은 단백질을 구성하는 아미노산이 결정한다! 본문
여러 조직 중에서 단백질은 맛이 없습니다.
단백질을 구성하는 아미노산이 맛을 낼 수 있는 물질입니다.
MSG라고 알려져 있는 조미료의 원래 이름이 mono sodium glutamate라고 하는데
마지막에 붙어 있는 glutamate가 아미노산입니다.
글루탐산이라고 부르지요.
입안의 소화효소로는 단백질이 분해되지 않기 때문에
잘 익은 고기가 순수한 단백질이라면, 씹는 느낌 말고는 별다른 맛이 없습니다.
대신, 여러분이 고기를 먹을 때, 그 특유의 맛을 느끼는 것은 지방 때문입니다.
단백질의 사이 사이에 퍼져있는 지방이 조리 과정에서 녹으면서 향과 맛을 내는 것입니다.
우리가 먹는 고기의 맛은 사실 지방의 맛입니다.
왜 한국인이 돼지의 등심이나 목살이나 그 어떤 부위보다 삼겹살을 더 좋아할까 생각을 해보면
이 맛은 사실은 단백질이 아니라 지방에서 나옵니다.
아이스크림의 단맛과 어우러진 그 부드러운 맛도 유지방에서 나오고,
갓 구운 빵에 발라먹는 살짝 녹은 버터의 맛도 지방에서 나오고,
하다못해 김치전의 고소한 맛도 식용유에서 나옵니다.
이 말이 믿기지 않으시면 김치와 밀가루가 잘 섞인 김치전 반죽을
호빵 찌듯이 쪄서 드셔보시면... 기름이 들어가고 안 들어가고의
맛의 차이를 느끼실 수 있을 겁니다.
쇠고기 부위 중에서 꽃등심이 비싸고 맛있습니다.
한국사람은 스테이크를 주로 먹는 서양사람과 달리
쇠고기를 얇게 저며서 로스구이를 해 먹기 때문에
고기의 맛이 매우 중요합니다.
서양에서는 스테이크로 두껍게 고기를 썰어서 먹기 때문에
거의 일정한 비율의 단백질과 지방이 한 입 크기에 들어갑니다.
따라서, 꽃등심처럼 고기와 지방이 골고루 섞인 것이 덜 중요해집니다.
이렇게 먹게 되면, 고기 질에 따른 맛의 차이를 잘 알기는 어려운 반면
육질이 질기면 큰 덩어리가 썰어지지도 씹히지도 않아서
누구나 알 수 있는 차이가 생기므로, 고기가 일단 부드러워야 합니다.
그래서, 조리방법도 고기를 덜 익혀서 육즙이 보존된 것을 선호하고
고기 자체도 어린 고기(특히 송아지 고기 같은)를 좋은 고기로 칩니다.
반면에, 한국에서는 고기를 굽기 전에 생고기가 일단 상에 올라가므로 보기가 좋아야 할뿐더러
굽는 작은 고기 한 점에 지방과 단백질이 잘 어우러져 있어야 좋은 맛이 납니다.
소위, 마블링이라고 하는 이 지방과 단백질의 조화가 가장 잘 된 것이 꽃등심 부위라고 합니다.
대신, 얇게 고기가 썰려 있어서 육질이 부드럽거나 약간 질기거나 하는 차이는 알아차리기 힘들게 됩니다.
그리고, 고기가 훨씬 부드럽지만, 성장이 아직 되지 않아서 마블링이 아직 완성되지 않은
송아지 고기가 한국에서 별로 환영 받지 못하는 이유가 이런 것이라고 합니다.
요약을 해 보면, 그리고 한국 사람들이 "구이"를 좋아하는 이유를 찾아보면
1. 지방 맛 때문
2. 고기가 익어가는 모습을 보는 것까지 좋아하기 때문...!
'SCHWEINS'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맥주와 잘 어울리는 안주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0) | 2016.08.04 |
---|---|
식육 부위별 이름, 업계 자율에 맡긴다 : '목전지, 등삼겹, 티-본 스테이크' 등 다양한 명칭 사용 가능 (0) | 2016.08.04 |
"고기"를 찬미하라 : 포르체타, 슈바인스학세, 꼴레뇨, 슈테첼, 샤슬릭 (0) | 2016.08.04 |
돼지고기 뒷다리살, 어떻게 요리하면 좋을까...? (0) | 2016.08.04 |
"캠핑갈 때, 고기 상온에 6시간 이상 두지 마세요" (0) | 2016.08.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