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원담노 제60장... "큰 나라를 다스리는 일은 작은 생선을 굽는 일과 비슷하다"

제 60 장

 

 

치대국治大國, 약팽소선若烹小鮮. 이도리천하以道莅天下, 기귀불신其鬼不神. 비기귀불신非其鬼不神, 기신불상인其神不傷人. 비기신불상인非其神不傷人, 성인역불상인聖人亦不傷人. 부양불상상夫兩不相傷, 고덕교귀언故德交歸焉.

 

큰 나라를 다스리는 일은 작은 생선을 굽는 일과 비슷하다. 도道로써 천하를 다스리면, 그 신령함이 신령스럽지 않게 된다. 그 신령함이 신령스럽지 않기 때문에 아니라, 그 신령함이 백성을 해치지 않기 때문이다. 그 신령함이 백성을 해치지 않듯이, 성인 역시 백성을 해치지 않는다. (그 신령함과 성인은) 서로 백성을 해치지 않는데, 그러므로 (그) 덕스러움德이 (백성) 모두에게 돌아가는 것이다.

 

 

“성인”은 (저절로 그러한) “도道로써 천하를 다스린다.” (“성인”은 “천하를 다스리는 데” 있어서) 일부러 일삼고자 함이나 일부러 일삼음이 없는 것이다. (따라서) “백성을 해치지 않을” 따름이다. (비유하면) 말馬을 잘 키우는 사람은 말馬에게 해害가 되는 바를 없앤다. (다만, 그렇게 할 따름이다) 따라서 말馬이 (잘) 자라게 되는 것이다. 백성을 잘 다스리는 사람은 “백성을 해치지 않는다.” 따라서 (제57장에서와 같이) “백성이 저절로 (잘) 다스려지게 되는” 것이다. 백성을 잘 다스리는 공功과 백성이 “저절로 (잘) 다스려지게 됨”의 끝점, (그것은 그) “신령함이 백성을 해치지 않는” 데 이름이다. 때문에, (그) “성인”과 “신령스러움”의 덕스러움德이 “모두” 백성에게 “되돌아가게 되는” 것이다. “작은 생선을 굽는 일”에 대한 비유는 (그) 의미가 여기에 있다(聖人之, 以道莅天下. 無爲也. 不傷人而已. 善養馬者, 去害馬. 而馬壯. 善治人者, 不傷人. 而民自化. 功化之極, 至於鬼不傷人. 則聖神之德, 交歸於民. 烹鮮之喩, 義在于斯).

 

먼저, “신령함”과 “신령스러움”의 경우를 말하고, (그) 다음에 “성인”의 경우를 말한 것은 “신령함”과 “신령스러움”은 ‘사람’에 대해서 (같은 부류에 속하는 것으로서 ‘사람’과 사사로이) 연결되거나 (‘사람’을) 사사로이 아끼는 바가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성인”은 ‘사람’에 대해서 같은 부류에 속한다) 그러나 “성인”이 비록 ‘사람’과 같은 부류에 속할지라도, 그 사사로이 아끼는 바가 없다. 따라서 (“신령함”이나 “신령스러움”과 “성인”은 사사로이 연결되거나 아끼는 바가 없는 점에서) 동일하다. 따라서 (“성인”) “또한” (“신령함”과 “신령스러움”) 그것과 같이 “不傷人”한다고 일컬은 것이다(先言鬼神, 而後言聖人, 以鬼神於人, 無緣有私愛. 故聖人, 雖與人同類, 其無私愛. 則同也. 故言亦以同之).

 

【해 설】

“治大國, 若烹小鮮”은 통치자가 자신의 다스리는 원리나 원칙, 내용이나 방법 등에 의해서 백성 각자의 본성, 본성의 명령, ‘저절로 그러한 바’를 망가뜨리거나 어그러뜨리지 않도록, “살얼음 낀 냇가를 건너듯 신중하고, 사방을 경계하듯 진중하며, 손님을 대하듯 정성스럽고, 얼음이 녹듯 풀어지며, 통나무처럼 투박하고, 계곡처럼 비우며, 흙탕물처럼 섞여서(제15장)”, 세심하게 헤아린다는 의미이다.

 

“以道莅天下”는 천하를 다스리는 데 있어서 일부러 일삼지 않는다는 뜻으로서, 통치자가 개인적으로 지향하는 욕구나 가치, 사회적으로 합의된 목표나 이상 등이 반영된 기준에 따라서 나라를 다스리지 않는다는 의미이다. 다시 말하면, 통치자가 백성 각자의 본성, 본성의 명령, ‘저절로 그러한 바’를 따라서 나라를 다스린다는 뜻으로서, 나라를 다스리는 데 있어서 백성이 일부러 일삼아 따라야할 바를 만들어 내거나, 벌이거나, 일으키지 않는다는 의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