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원담노" 제26장 : 어찌 그 몸으로써 천하를 가볍게 하겠는가?

제 26 장

 

 

중重, 위경근爲輕根. 정靜, 위조군爲躁君. 시이성인是以聖人, 종일행終日行, 불리치중不離輜重. 수유영관雖有榮觀, 연처초연燕處超然. 내하만승지주柰何萬乘之主, 이이신경천하而以身輕天下? 경輕, 즉실근則失根. 조躁, 즉실군則失君.

 

무거움은 가벼움의 근본이 된다. 고요함은 분주함의 토대가 된다. 그러므로 성인은 하루 종일 다니더라도, 수레에서 짐을 내리지 않는 것이다. 시끄러운 곳에 있더라도, 차분하고 느긋한 것이다. 큰 나라를 다스리는 사람으로서, 어찌 (그) 몸으로써 천하를 가볍게 하겠는가? ‘가볍게 하면’, 근본을 잃게 된다. ‘분주하게 하면’, 토대를 잃게 된다.

 

 

(그 ‘일부러 일삼고자 함’이나 ‘일부러 일삼음’이 있는) ‘몸’으로써 ‘천하’를 어지럽히지 않아야 한다. 왜냐하면, 그것은 ‘유위有爲’이기 때문인 것이다. 그것은 (그 ‘일부러 일삼고자 함’이나 ‘일부러 일삼음’이 있는) ‘몸’으로써 ‘천하’를 가볍게 하는 일이기 때문인 것이다. 따라서 (그 ‘저절로 그러한 바’, ‘본성’, ‘본성의 명령’에 따르는) 백성과 (그) 삶을 이끌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그 ‘일부러 일삼고자 함’이나 ‘일부러 일삼음’ 있는) ‘몸’으로써 ‘천하’를 가볍게 한다”는 말은 (그 ‘일부러 일삼고자 함’이나 ‘일부러 일삼음’이 있는) ‘몸’보다 (그 ‘저절로 그러한 바’, ‘본성’, ‘본성의 명령’을 따르는) ‘천하’를 가볍게 여긴다는 말과 같다(不雜以身爲天下. 則是有爲矣. 則是以身輕天下. 而無以御羣動矣. 以身輕天下, 猶言輕以身爲天下).

 

【해 설】

노자가 말한 ‘靜’은 개인적으로 지향하는 욕구나 가치, 사회적으로 합의된 목표나 이상 등이 반영된 기준에 따라서, 감각하거나(또는 감각하고자 하거나), 지각하거나(또는 지각하고자 하거나), 의지하거나(또는 의지하고자 하거나), 행위함(또는 행위하고자 함)으로써, 정서적 또는 육체적 편안함 내지 정신적 혹은 물질적 이로움을 추구하고자 하는 마음이 없는 상태를 비유한다.

노자가 말한 “萬乘之主”는 ‘전차戰車 1만대를 소유한 나라의 임금’을 의미한다. 옛날에는 나라가 소유한 전차의 숫자를 기준으로 국력의 정도를 평가했는데, 백승지국百乘之國, 천승지국千乘之國, 만승지국 등이 있었을 것이다. 따라서 만승지국이이란 당대 최고의 국력을 가진 나라를 의미하고, 만승지주란 그러한 나라의 임금을 의미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