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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이야기

김조년의 맑고 낮은 목소리 : 사드라는 이물질에 대하여

독립출판 무간 2016. 7. 31. 19:46

 

김조년의 맑고 낮은 목소리 : 사드라는 이물질에 대하여

 

한남대 명예교수

 

대통령이라면 신뢰할 만하고 평안한 맘을 사람들에게 전달해 주어야 한다. 민주주의 시대에 별로 옳은 자세라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굉장히 많은 사람들이 그의 입을 바라보고, 그 입에서 나오는 말이 어떤 것인가를 기대하는 데, 오랜 기다림 끝에 나오는 그의 말에 무척 많은 사람들이 실망하고 더 이상 기대할 것이 없다는 기색을 띤다. 법률상 가장 큰 책임을 가지는 자의 입에서 대부분의 것들을 어떤 개인이나 다른 사람의 것들로 돌리고 자기 자신에게는 그 문제에 대한 책임이 없다는 식의 발언을 할 때 사람들의 맘은 그를 떠나거나 싫어한다. 민감하고 예민한 문제들에 대하여 침묵하는 동안에, 그 일의 책임을 맡은 부서의 임명된 어느 사람들이 시간과 상황에 따라 다르게 이러저러한 말을 하여 어느 것이 진정한 것인지를 사람들이 헷갈려 할 때, 그렇게 하여 마치 동화에 나오는 거짓말을 일삼던 ‘양치기 소년’이 되었을 때, 자신은 직접 그런 말을 하지 않았다는 말로 쏙 빠지려 할 때 그에게 신뢰를 주고 안심할 수는 없다.

 

그가 임기를 시작한 이래 지금까지 무수히 많은 중대한 일들에서 물가에서 노는 어린아이를 보듯이 불안 불안한 맘으로 그를 바라보는 사람들이 많을수록 그를 그 자리에 앉도록 한 사회는 행복을 느끼지 못한다. 민주주의사회에서 투표라는 행위를 통하여 상당한 기간, 굉장한 부분의 자신의 권리를 포기하면서까지 믿을 만한 사람을 뽑아 일을 시키는 것인데, 일하라고 보낸 그들을 믿을 수 없게 될 때 걱정하고 생각하고 말하고 움직임을 보이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런데 그런 것들을 어느 사람들은 잘 따르지 않는 불순분자(不順分子)들이라고 하고, 어떤 경우는 순수하지 못한 나쁜 의도를 가진 외부에서 슬며시 들어온 불순세력(不純勢力)이라고 치부하려고 한다. 민주주의사회에서 대통령이 민중을 따라야(순종하여야) 하지, 민중이 꼭 대통령을 따라야 할 이유는 없다. 지금 폭염처럼 우리사회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를 두고 하는 말이다.

 

미국(미군)이 세계패권을 이끌고 유지하기 위하여 주도하는 사드는 우리에게 이물질일까? 순수한 것일까? 그것을 이 땅에 배치하겠다는 세력은 우리 민중의 맘을 알아차리고, 그 소리를 귀담아 듣는 세력일까? 강력한 미국의 소리를 듣는 세력일까? 국가와 민족의 차원으로 볼 때 사드배치는 내부세력으로 되는 것일까? 어떤 외부세력의 압력에 의하여 이루어진 것일까? 백 천 만 번 생각하여도 북한이 개발하고 수시로 실험하는 핵무기 개발은 다른 핵개발국가들이 하는 것과 함께 잘하는 일은 아니다. 그 모든 핵은 이 지구상에서 사라져야 할 불순물이다. 흔히 여러 번 말하였듯이 사드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북한의 핵 공격을 방어하기 위하여 설치하는 것이라고 할 때 그 말을 순수하게 믿으라는 것이 진정한 정부의 맘일까? 아니, 그렇게 말하는 그 말이 말하는 그 사람의 양심을 찌르지 않고 순수하게 나오는 말일까?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걱정하거나 정부에서도 말하듯이 그 사드배치가 우리 경제에 얼마나 이득이 되는가 하는 문제를 심각하게 계산하여 보고 그대로 발표하고 있는가? 아니면 말만 하는가? 이득이 되면 모든 것을 다 하여도 되는 것인가?

 

평화의 이름으로, 모든 인류가 한 가족이라는 관점으로 볼 때 사드배치는 정당한 것이며 부끄럼 없이 하는 일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인가? 사람이 살고, 사람들이 사회를 이루고 사는 것은 단순히 이득을 보고 하는 것은 아니다. 품위 있는 나라나 사회가 되려면 이득을 뛰어넘는 공명정대하고 대의명분에 부끄럼이 없어야 할 것이다.

 

강력하다는 나라들은 언제나 자국의 이득을 위하여 마주하여 싸우고 있는 나라들 모두에게 자기 무기를 팔지 않던가? 그런 것은 정당한 것인가? 자본의 입장과 이득의 처지에서 보면 옳다고 할 수 있겠지만, 사람이 영원히 평화롭게 살아야 한다는 철학과 입장에서 볼 때는 한심한 사건들이지 않던가? 아니, 이득의 면에서 볼 때만 해도 그렇다. 정말 사드를 배치하면 우리에게 경제면의 이득이 있단 말인가? 북한의 핵미사일 공격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고 할 때 정말로 실효성이 있는 것일까? 많은 분석가들에 의하면 사드배치는 경제성도, 실효성도 없다고 말하지 않던가? 그런 말을 하고 주장하는 사람들을 외부세력이라고 하는 것은 양심에 걸리지 않는 주장인가? 이 땅에 배치되는 사드에 대한 의견을 내거나, 토론하거나, 어떤 행동으로 자기를 나타내는 데는 외부세력은 없다. 성주에 배치한다고 그것이 성주 주민의 일이라고 정말로 정부와 대통령은 생각하는가? 그렇게 생각한다면 그것이 불순한 것 아닐까? 이 땅에서 지금 살거나 앞으로도 평화롭게 살고자 하는 모든 사람에게 사드문제는 자기들에게 당면한 현실문제다. 그러니 대통령과 정부는 사드문제를 민중의 의견을 들어 전면 다시 검토해야 한다. 그리고 무기가 아닌 같이 사는 자세로 그 문제를 영원히 풀 수 있는 길을 찾아야 한다. 모든 인류는 한 가족이라는 입장으로 평화의 길이 어디에 있는가를 정말로 찾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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