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출판 무간
"초원담노" 제6장 : 계곡의 덕스러움德이 오래 살게 되는 이치인 이유는 오로지 겸손하게 아래에 머묾과 아득히 아래로 낮춤의 극치이기 때문이다. 본문
"초원담노" 제6장 : 계곡의 덕스러움德이 오래 살게 되는 이치인 이유는 오로지 겸손하게 아래에 머묾과 아득히 아래로 낮춤의 극치이기 때문이다.
독립출판 무간 2018. 5. 27. 09:47제 6 장
곡신불사谷神不死, 시위현빈是謂玄牝. 현빈지문玄牝之門, 시위천지근是謂天地根. 면면약존綿綿若存, 용지불근用之不勤.
계곡의 신령스러움은 죽지 않는데, (계곡의 신령스러움) 그것을 일컬어 현빈玄牝이라 한다. 현빈의 문, 그것을 일컬어 하늘과 땅의 근원이라 한다. (계곡의 신령스러움, 그것은) 오래 사는데 있는 듯 없는 듯하고, 그것을 쓰는데 힘들어 하지 않는다.
하늘의 신령스러운 도道는 사시(四時; 事·物)에 어긋나지 않는다. 따라서 ‘아래(下; 事·物)’에서 (그 신령스러움이) 나타나고, 드러나는 것이다. 성인은 (그 하늘의) 신령스러운 도道로써 (다스림의 이치를) 세우고 (백성을) 가르친다. 따라서 오히려 감히 (자신을) 자랑하듯이 백성에게 (그 다스림의 이치를) 내비치지 않는다. (‘아래’에서 나타나는 ‘天之道’의) 그 “신령스러움”을 이름 하여, “계곡(의 신령스러움)”이라 일컫는다. (따라서) “계곡(의 신령스러움)”은 (‘天之道’가 그러하듯, 채우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텅 비우며, (그 ‘위’가 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 ‘아래’가 되는 것이다. (‘아래’의 “계곡”에서 드러나는) 그 덕스러움德을 이름 하여, 죽지 않게 되는 이치라고 일컫는다. 말 그대로 (일컬어서), 죽지 않게 되는 이치이며, 말 바꿔서 일컬으면, 오래 살게 되는 이치이다. (“계곡”의 덕스러움德이 오래 살게 되는 이치인 이유는 ‘天之道’가 그러하듯) 오로지 겸손하게 ‘아래’에 머묾과 아득히 (‘아래’로) 낮춤의 극치(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계곡”의 “신령스러움”은 ‘天之道’가 그러하듯, 만물이 생겨나도록 문을) 한 번 여는 것이고, (만물이 펼쳐지도록 문을) 한 번 닫는 것이며, (따라서) 하늘과 땅의 근원이 될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계곡”의 “신령스러움”은 ‘天之道’가 그러하듯, 저절로 그러하게 생겨나고,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운동고 작용하며 활동하는) 만물의 모습(事; event)과 (그러한 모습의) 만물(物; things)에 대해서 그 (“신령스러움”) 그것을 씀과 그 (겸손하게 ‘아래’에 머물고 아득히 ‘아래’로 낮추는) 미묘한 극치에 이르는 데 있어서, (모자람이나) 넘침을 취하지 않는 것이며, 일부러 일삼음을 일으키지 않는 것이다. 따라서 백성이 그것에서 말미암아 태어나서 살아가게 되고, 만물이 그것에서 비롯되어 생겨나서 자라나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계곡”의 “신령스러움”은 만물이 돌아가는 바가 되고, (“계곡”의 “신령스러움”을 일컫는) “암컷”은 수컷을 이기는 바가 되는 것이다. (따라서) 오로지 (하늘의 신령스러운 도道로써 다스림의 이치를 세우고 그것으로써 백성을 가르치는) 성인이 (만물의 돌아가는 바가 되는 “계곡”의 “신령스러움”과 수컷을 이기는 바가 되는 “암컷”과) 더불어 하게 되는 것이다(天之神道, 四時不忒, 而下觀, 而化也. 聖人以神道設敎, 而猶不敢夸以示人. 名其神曰谷. 谷者, 虛, 而下也. 名其德曰不死. 僅, 不死而已, 未遽曰長生. 唯其謙卑, 幽潛之極. 故能一開一闔, 而爲天地之根. 及其用之於事物, 又其微眇之極, 不取盈焉, 不作强焉. 而百昌由是而生, 羣生藉之而遂. 谷之爲物所歸, 而牝之能勝牡. 唯聖人與焉).
【해 설】
공자가 철학적 원류로 삼은 문화가 주周나라(BC.1046~BC.256)의 것이었다면, 노자가 철학적 원류로 삼은 문화는 하夏나라(BC.2070~1600)의 것이었다. 그런데 주나라의 문화가 남성성이 강조되는 것이었다면, 하나라의 문화는 여성성이 강조되는 것이었다. 주나라는 부계父系 중심 사회였던 반면, 하나라는 모계母系 중심 사회였기 때문이다(최진석,『노자의 목소리로 듣는 도덕경』, 서울; 소나무(2001), p.72). 따라서 노자는 제2장의 “有無”, “難易”, “長短”, “高下”, “聲音”, “前後” 등과 같이, 존재양태나 존재양식에 있어서, 만물 또는 세계가 소유하는 다양한 측면들 중에서, 여성을 상징하는 “곡谷”과 “빈牝”, 여성의 정신적인 측면母性을 상징하는 “신神”과 “현玄”, 여성의 육체적인 측면性器을 상징하는 “문門”과 “근根” 등으로 도道를 형상화하고 있는 것이다.
초원이 인용한 “天之神道, 四時不忒, 而下觀, 而化也. 聖人以神道設敎.”의 출천은 다음과 같다.『周易』,「觀卦」, “觀天之神道, 而四時不忒, 聖人以神道設敎, 而天下服矣.” 초원이 말한 ‘사시四時’와 ‘아래下’는 “及其用之於事物”에서 말한 ‘저절로 그러하게 생겨나고 관계하며 변화하는 만물의 모습事’ 내지 ‘그러한 모습의 만물物’과 의미가 통한다.
초원이 “名其神曰谷”에서 말한 ‘신령스러움神’과 “名其德曰不死”에서 말한 ‘덕스러움德’은 의미 상 차이가 크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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