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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원의 생애, 중기 강화학파, "초원담노" 본문
초원의 생애·중기 강화학파·『초원담노』
초원은 자字가 우신虞臣, 호號가 초원椒園, 수관거사水觀居士이다.
정종定宗(재위 1398∼1400)의 열 번째 아들 덕천군德泉君 후생厚生의 후손이다. 5대조 경직景稷은 호조판서를 지냈고, 4대조 정영正英은 이조판서와 형조판서를 지냈으며, 3대조 대성大成은 병조참판과 이조참판을 지냈다. 대성의 슬하에는 이조판서를 지낸 진유眞儒, 예조판서를 지낸 진검眞儉, 진휴眞休, 세자세마世子洗馬를 지낸 진급眞伋, 진위眞偉 등이 있었다. 초원은 진급의 셋째 아들 광현匡顯의 3남1녀 중 둘째로 태어났다.
초원은 17세쯤 진위의 외아들 광명匡明의 양자養子가 되었는데, 광명이 슬하에 딸만 둘을 두었기 때문이다.
초원은 을해옥사乙亥獄事로 인해서 생부生父인 광현이 경상도 기장機張으로, 양부養父인 광명이 함경도 갑산甲山으로 유배되자, 가난 속에서도 남북으로 오가며 두 부친을 봉양했다. 을해옥사는 1755년 영조英祖 31년 소론少論 일파가 노론老論을 제거하기 위해서 주도한 역모사건으로, ‘윤지尹志(1688~1755)의 난亂’ 또는 ‘나주괘서사건羅州掛書事件’이라고 한다. 이 을해옥사에서 초원의 백조부伯祖父 진유에게 역률逆律이 더해지고, 집안 자손에게 추율追律이 가해져서, 그 직계자손들은 벼슬길이 막히게 되었고, 집안 후손들도 귀양을 가게 되었다.
초원은 33세 때 생부가, 35세 때 양부가 세상을 떠나자, 생계를 꾸리기 어려워 가족을 이끌고 동량㠉梁, 송악松岳, 장단長湍 등의 경기도 일대를 떠돌며, 자신은 아이들을 가리키고, 부인은 삯바느질을 하며 살다가, 50대 중반이 되어서야, 다시 강화도로 돌아왔다. 강화도로 돌아온 이후에도 가난하게 지내다, 73세가 되던 해, 부인이 세상을 떠난 얼마 후, 흔적도 별로 남기지 않은 채, 자신도 고단했던 생을 마감했다.
초원은 슬하에 면백勉伯(1767~1830)을 비롯한 1남4녀를 두었는데, 면백의 큰 아들 시원是遠(1790~1866)은 이조판서를 지냈고, 면백의 손자 건창建昌(1852~1898)은『당의통략黨議通略』을 지었다.
강화학파江華學派는 1709년 숙종肅宗 35년 소론계열이었던 정제두鄭齊斗(1649~1736)가 강화도로 낙향落鄕하여 신대우申大羽(1735~1809)와 이광사李匡師(1705~1777)의 형제자손들에게 강론하면서 학맥學脈이 형성되었다. 그 후, 문예, 사상, 사학 등의 방면에서 자기 정체성을 가진 학파로 발전하게 되었다. 초원은 정제두와 그 직계제자 중심의 초기 강화학파에 이은, 재전제자再傳弟子 중심의 중기 강화학파의 한 사람이다. 중기 강화학파는『도덕경』에 대해서 관심이 많았던 것으로 보이는데, 그 흔적으로 초원의『초원담노』외에도 초원과 함께 중기 강화학파에 속하는 이광려李匡呂(1720~1783)의「독노자오칙讀老子五則」과 신작申綽(1760~1828)의『노자지략서老子旨略序』가 있다. 이광려의「독노자오칙」은『도덕경』에 대한 논설이고, 신작의『노자지략서』는『노자지략老子旨略』의 본문이 유실되고 남은 서문이다.
『초원담노』는 필사본筆寫本으로 2권 1책이고, 저술 시기가 분명하지 않다. 그러나 내용 상으로 이광려의「독노자오칙」보다 뒤인 것으로 보이고, 신작의『노자지략』이 대략 1793년에 쓰여진 것으로 추정되므로, 이보다 몇 년 전에 저술된 것으로 보인다.
『초원담노』는『도덕경』의 다른 판본에 대해서 고찰하거나 그 장구章句의 자의字意에 충실한 주석서가 아니다. 각 장마다 그 장 전체의 의미를 평評한 형태의 주석서이다.
『초원담노』의 저본은 북해北海 초횡焦竑의『노자익老子翼』이다. 초횡(1541~1620)은 명明 나라 말기 양명학파陽明學派의 대표적 학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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