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출판 무간

왕필산책: 도덕경 제2장 왕필주 "천하 사람들은 모두 남들이 아름답다고 하는 것을 정말로 아름다운 것으로 여기는데..." 본문

왕필산책

왕필산책: 도덕경 제2장 왕필주 "천하 사람들은 모두 남들이 아름답다고 하는 것을 정말로 아름다운 것으로 여기는데..."

독립출판 무간 2018. 2. 4.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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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하天下, 개지미지위미皆知美之爲美, 사오이斯惡已. 개지선지위선皆知善之爲善, 사불선이斯不善已. 고유무상생故有無相生, 난이상성難易相成, 장단상교長短相較, 고하상경高下相傾, 음성상화音聲相和, 전후상수前後相隨.

시이성인是以聖人, 처무위지사處無爲之事.

행불언지교行不言之敎. 만물작언이불사萬物作焉而不辭. 생이불유生而不有. 위이불시爲而不恃.

공성이불거功成而弗居.

부유불거夫唯弗居. 시이불거是以不去.

 

천하 사람들은 모두 (남들이) 아름답다고 하는 것을 (정말로) 아름다운 것으로 여기는데, 그것은 그렇게 할 것이 못 될 따름이다. (천하 사람들은) 모두 (남들이) 좋은 것이라고 하는 것을 (정말로) 좋은 것으로 여기는데, 그것은 그렇게 할 것이 못 될 따름이다. ‘있음없음은 서로 낳고, ‘어려움쉬움은 서로 이루며, ‘짧음은 서로 드러내고, ‘높음낮음은 서로 뒤바뀌며, ‘내지른 소리들리는 소리는 서로 어울리고, ‘는 서로 따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성인은 (“일부러 일삼고자 하는 바(: 1)”) 일부러 일삼는 바가 없는다스림에 머무는 것이다.

(일부러 일삼은) 이 아니라 (일부러 일삼고자 하는 바나 일부러 일삼는 바가 없는 저절로 그러한) 으로 가르치는 것이다. 만물을 자라나게 하지만 (그 자라남에 대해서 일부러 일삼아) 하지 않는 것이다. (만물을) 생겨나게 하지만 (일부러 일삼아 자신에게) 소유되게 하지 않는 것이다. (만물을) 살아가게 하지만 (일부러 일삼아 자신에게) 의지하게 하지 않는 것이다.

(만물로 하여금) 을 이루게 하지만 (일부러 일삼아 그 공) 머물지 않는 것이다.

무릇, 오직 (일부러 일삼아) 머물지 않는다. 그러므로 (그 공) 사라지지 않는 것이다.

 

 

天下, 皆知美之爲美, 斯惡已. 皆知善之爲善, 斯不善已. 有無相生, 難易相成, 長短相較, 高下相傾, 音聲相和, 前後相隨.

아름다운 것은 사람들이 (일부러 일삼아) 마음으로 바라고 좋아하는 바이다. 아름답지 못한 것은 사람들이 (일부러 일삼아) 마음으로 싫어하고 꺼리는 바이다. (그런데 사람들이) 아름답게 여기는 것이나 아름답지 못하게 여기는 것은 기쁘게 여기는 것이나 언짢게 여기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 좋은 것으로 여기는 것이나 좋지 못한 것으로 여기는 것은 옳은 것으로 여기는 것이나 그른 것으로 여기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사람들이) 기쁘게 여기는 것과 언짢게 여기는 것은 자라난 곳이 같(기 때문이). 옳은 것으로 여기는 것과 그른 것으로 여기는 것은 생겨난 곳이 같(기 때문이). 따라서 어느 한 쪽으로 치우치거나 어느 한 쪽을 추켜올려서는 안 되는 것이다. (“有無相生, 難易相成, 長短相較, 高下相傾, 音聲相和, 前後相隨”) 이 여섯 가지는 모두 저절로 그러한 바自然(에 따른 원인과 결과)를 나열한 것으로서, 어느 한 쪽으로 치우치거나 어느 한 쪽을 추켜올려서는 안 되는 이유를 밝힌 것이다(美者, 人心之所進樂也. 惡者, 人心所之惡疾也. 美惡, 猶喜怒也. 善不善, 猶是非也. 喜怒, 同根. 是非, 同門. 故不可得而偏擧也. 此六者, 皆陳自然, 不可偏擧之明數也).

 

해 설

왕필이 다를 바 없다고 한 것은 첫째 만물 또는 세계는 있음없음’, ‘어려움쉬움’, ‘짧음’, ‘높음낮음’, ‘내지른 소리들리는 소리’, ‘등과 같은 다양한 존재양태 내지 존재양식을 소유하고 있기 때문이고, 둘째 만물 또는 세계는 상호 관계 속에서부단히 변화하기·····때문이며, 셋째 어떤 사물이나 사건에 대해서 아름답게 여기는 것’, ‘아름답지 못하게 여기는 것’, ‘기쁘게 여기는 것’, ‘언짢게 여기는 것’, ‘좋은 것으로 여기는 것’, ‘좋지 못한 것으로 여기는 것’, ‘옳은 것으로 여기는 것’, ‘그른 것으로 여기는 것등은 개인적으로 지향하는 욕구나 가치, 사회적으로 합의된 목표나 이상 등이 반영된 기준에 따라서 어떤 사물이나 사건에 대해서 감각하거나 지각하거나 의지하거나 행위함으로써, 어떤 사물이나 사건을 한정하거나 다른 것들로부터 분리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是以聖人, 處無爲之事.

(만물 또는 세계의 생김·자람·시듦, 운동·작용·활동, 감각·지각·의지·행위는) 저절로 그러한 것이며自然, (그것으로써) 충분할 따름이다. (따라서 일부러 일삼고자 하거나) 일부러 일삼게 되면, (그것을) 어그러뜨리게 된다(自然, 已足. , 則敗也).

 

해 설

노자가 말하는 無爲는 생김·자람·시듦, 운동·작용·활동, 감각·지각·의지·행위에 있어서, (“일부러 일삼고자 함이 없음(無欲 : 1)” 내지) ‘일부러 일삼음없음을 의미한다.

노자가 無爲를 강조한 이유는 첫째 만물 또는 세계는 존재양태나 존재양식에 있어서, ‘’, ‘不善’, ‘’, ‘’, ‘’, ‘’, ‘’, ‘등과 같은 다양한 측면들을 소유하고 있기 때문이고, 둘째 어떤 사물이나 사건에 대해서 감각하거나 지각하거나 의지하거나 행위하는 데 있어서, ‘일부러 일삼고자 함이나 일부러 일삼음이 있다는 것은 개인적으로 지향하는 욕구나 가치, 사회적으로 합의된 목표나 이상 등이 반영된 기준에 따라서 어떤 사물이나 사건을 한정하거나 다른 것들로부터 분리하는 일이기 때문이며, 셋째 만물 또는 세계는 스스로 혹은 저절로 그러하게 서로 관계하며 부단히 변화하기 때문이다.

여기서, 우리가 주목해야할 점들이 있다. 첫째 어떤 사물이나 사건에 대해서 감각하거나 지각하거나 의지하거나 행위하는 데 있어서, ‘일부러 일삼고자 함이나 일부러 일삼음이 없다는 것은 어떤 사물이나 사건에 대해서 감각하거나 지각하거나 의지하거나 행위하는 것 자체가 가능하지 않다는 의미가 아니라, 개인적으로 지향하는 욕구나 가치, 사회적으로 합의된 목표나 이상 등이 반영된 기준에 따라서 어떤 사물이나 사건을 한정하거나 분리함으로써, 스스로 혹은 저절로 그러하게 서로 관계하며 부단히 변화하는 만물 또는 세계를 왜곡하지 않는다는 의미라는 점이다. 1장을 참조할 때, “常道常名으로 상징되는 만물 또는 세계는 可道하거나 可名할 수 있는 것일 뿐만 아니라, 감각기관을 활용하거나 지각능력을 발휘하는 것, 그리고 의지하거나 행위하는 것은 만물 또는 세계의 스스로 혹은 저절로 그러한 측면들 중 일부이기 때문이다.

둘째, 어떤 사물이나 사건에 대해서 감각하거나 지각하거나 의지하거나 행위하는 데 있어서, ‘일부러 일삼고자 함이나 일부러 일삼음이 없다는 것은 일부러 일삼고자 하거나 일부러 일삼은 것 이 외의 것들에 대해서 열려있을 것을 요청한다는 점이다. 어떤 사물이나 사건에 대해서 일부러 일삼고자 하거나 일부러 일삼는 데 적용되는 기준은 그것을 다른 것들로부터 분리하거나 소외시키거나 차별화하는 잣대이면서 동시에 그것이 가지고 있는 다른 면모들로부터 한정하거나 배제시키거나 획일화하는 잣대이기 때문이다. 유가儒家의 사례를 빌려보면, 도덕적 완성이나 도덕적 사회건설과 같은 목표나 이상을 상정해 놓고, 그것에 도달하도록 강요하거나 모든 것들을 통일하도록 강제하는 것과 같다. 그런 사회에서는 도덕적인 것이 아니면 억압될 뿐만 아니라, 그것으로부터 일탈된 것들에 대해서 폭력이 가해지는 경우마저도 용인된다.

 

 

行不言之敎. 萬物作焉而不辭. 生而不有. 爲而不恃.

(만물 또는 세계에는 일부러 일삼고자 하거나 일부러 일삼지 않더라도 알아차리거나 헤아려내는) 지혜智慧가 스스로 혹은 저절로 갖추어져 있다. (따라서 일부러 일삼아 ”·“”·“”·“하고자 하거나) 일부러 일삼(”·“”·“”·“)게 되면, (“”·“”·“”·“와 같은) 거짓(됨이 일어나게) 되는 것이다(智慧自備. , 則僞也).

 

해 설

노자가 말한 ”·“”·“는 만물 또는 세계가 스스로 혹은 저절로 그러하게 서로 관계하며 부단히 변화하는 모습 내지 상태를 비유한다. 따라서 노자가 말한 不辭”·“不有”·“不恃는 만물 또는 세계가 스스로 혹은 저절로 그러하게 하거나 하거나 하도록 지지支持하거나 지원支援하거나 조력助力한다는 의미가 들어있다.

노자가 말한 行不言之敎일부러 일삼고자 함이 있거나 일부러 일삼음이 없는 저절로 그러한 바에 따르는 일상의 실천 모습 내지 상태를 직접 보고 느껴서 따라하게 한다는 의미로 이해할 수 있다. 왕필이 말한 것처럼, 만물 또는 세계는 智慧自備하기 때문이다.

 

 

功成而弗居.

(성인은) 만물(일부러 일삼고자 함이나 일부러 일삼음이 없는 저절로 그러한 바)에 말미암아 일삼는다. (따라서 그) 이 그것으로부터 이루어진다. 따라서 (그 공) “머물지 않는것이다(因物而用. 功自彼成. 故不居也).

 

해 설

왕필주 因物而用에서 의거한다’, ‘근거한다’, ‘의지한다는 뜻으로서, 노자가 말한 不辭”, “不有”, “不恃와 의미가 통한다.

왕필주 功自彼成에서 는 만물의 저절로 그러한 바를 말미암음을 의미한다.

 

 

夫唯弗居. 是以不去.

(성인이 弗居하는 것은 그) 이 자신에게 머물게 하면, () 이 오래가지 못하기 때문이다(使功在己, 則功不可久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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