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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자산책 : 도덕경 제38장. 높은 수준의 덕은 분별하지도 않고, 일부러 일삼지도 않는다. 본문

노자산책

노자산책 : 도덕경 제38장. 높은 수준의 덕은 분별하지도 않고, 일부러 일삼지도 않는다.

독립출판 무간 2017. 7. 24. 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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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덕부덕上德不德, 시이유덕是以有德

하덕불실득下德不失德, 시이무덕是以無德

상덕무위上德無爲, 이무이위而無以爲

상인위지上仁爲之, 이무이위而無以爲

상의위지上義爲之, 이유이위而有以爲

상례위지上禮爲之, 이막지응而莫之應, 즉양비이잉지則攘臂而扔之

고실도이후덕故失道而後德, 실덕이후인失德而後仁, 실인이후의失仁而後義, 실이이후예失義而後禮

부예자夫禮者, 충신지박忠信之薄, 이란지수而亂之首

전식자前識者, 도지화道之華, 이우지시而愚之始

시이대장부처기후是以大丈夫處其厚, 불거기박不居其薄

처기실處其實, 불거기화不居其華

고거피취차故去彼取此

 

높은 수준의 덕은 덕이 아니다. 그러므로 덕스러움이 있는 것이다.

낮은 수준의 덕은 덕을 버리지 않는다. 그러므로 덕스러움이 없는 것이다.

높은 수준의 덕은 분별도 하지 않고, 일부러 일삼지도 않는다.

높은 수준의 인은 분별은 하지만, 일부러 일삼지는 않는다.

높은 수준의 의는 분별도 하고, 일부러 일삼기도 한다.

높은 수준의 예는 분별을 하고, 따르지 않으면, 팔을 걷어붙이며 잡아당긴다.

그러므로 도를 잃어버린 후에 덕이 생겨나고, 덕을 잃어버린 후에 인이 생겨나며, 인을 잃어버린 후에 의가 생겨나고, 의를 잃어버린 후에 예가 생겨나는 것이다.

무릇, 예는 충실함과 진실함이 얇아진 것으로서 혼란의 근원이다.

앞의 인, , 예는 도의 껍데기로서 어리석음의 근원이다.

그러므로 대장부는 그 두터운 것을 따르지 그 얇은 것을 따르지 않는 것이다.

그 알맹이를 따르지 그 껍데기를 따르지 않는 것이다.

저것을 버리고 이것을 취하기 때문이다.

 

 

이 장에서 우리가 주목해야할 점은 노자는 인간에게 있어서 가장 원초적 또는 기본적인 정서들로서의 인, , 예를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개인적으로 지향하거나 사회적으로 합의된 욕구나 가치, 목표나 이상 등이 반영된 기준에 따라서 분별된 감각이나 지각, 일부러 일삼은 의지나 행위가 제도화 내지 형식화된 규범들로서의 인, , 예를 부정하고 있다는 점이다. 왜냐하면, 첫째 노자는 제17장에서 통치의 수준을 믿음의 정도에 따라서 태상太上”, “기차其次”, “기차其次”, “기차其次등으로 나누었듯이(太上下知有之, 其次親而譽之, 其次畏之, 其次侮之, 信不足焉, 有不信焉), 일부러 일삼는 정도에 따라서 인, , 예를 나누고 있고, 둘째 인, , 예는 도가 얇아진 것이고, 예는 충실함과 진실함이 얇아진 것으로서 도와 인, , 예 간의 구분이나 인, 의와 예 간의 구분이 그 얇아진 정도에 따라서 이루어지고 있으며, 셋째 인간에게 있어서 가장 원초적 또는 기본적 정서들로서의 인, , 예는 인간이 가지고 있는 스스로 혹은 저절로 그러한 측면들 중 일부이기 때문이다.

 

 

상덕부덕上德不德, 시이유덕是以有德

부덕不德에서 덕은 개인적으로 지향하거나 사회적으로 합의된 욕구나 가치, 목표나 이상 등이 반영된 기준에 따라서 분별된 감각이나 지각, 일부러 일삼은 의지나 행위가 제도화 내지 형식화된 규범들을 의미한다.

 

상덕무위上德無爲, 이무이위而無以爲

여기서, 앞에 나오는 무위無爲와 뒤에 나오는 무이위無以爲가 구분되어야할 필요성이 제기되는데, 앞에 나오는 무위는 분별하지않는다’, ‘분별함이 없다는 뜻으로서 개인적으로 지향하거나 사회적으로 합의된 욕구나 가치, 목표나 이상 등이 반영된 기준에 따라서 분별되지 않은 감각이나 지각을 의미하는 것으로 볼 수 있고(處無爲之事 : 2), 뒤에 나오는 무이위는 하지 않는다’, ‘가 없다는 뜻으로서 분별된 감각이나 지각을 바탕으로 일부러 일삼지 않는 또는 일부러 일삼는 것이 없는 의지나 행위를 의미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爲無爲 : 3).

그러나 이 장에서 편의상 구분하는 것일 뿐, 노자에게 있어서 무위는 분별하지 않거나 분별이 없음, 일부러 일삼지 않거나 일부러 일삼음이 없음 모두를 함축하는 개념으로 이해되어야할 것이다.

 

상인위지上仁爲之, 이무이위而無以爲

위지爲之에서 지는 분별이 전제된 감각이나 지각을 의미한다.

 

상의위지上義爲之, 이유이위而有以爲

유이위有以爲로써 한다’, ‘가 있다는 뜻으로서 분별된 감각이나 지각을 바탕으로 일부러 일삼거나 일부러 일삼는 것이 있는 의지나 행위를 의미한다.

 

고실도이후덕故失道而後德, 실덕이후인失德而後仁, 실인이후의失仁而後義, 실이이후예失義而後禮

18장의 대도폐大道廢, 유인의有仁義와 의미가 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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