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출판 무간

작은 실천이 더 아름답다! 본문

사는 이야기

작은 실천이 더 아름답다!

독립출판 무간 2016. 10. 27. 20:17

사람은 타고난 근기에 따라 말을 잘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말은 상대적으로 어눌하지만 글이 더 좋은 사람도 있다. 더러는 말과 글이 다 좋은 사람도 아주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말 잘하는  사람이나 글 잘 쓰는 사람보다는 작은 일에서나마 자기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몸소 실천하는 사람들이 훨씬 더 아름답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그런데 이런 사람들은 주변에서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는 것을 알고 나면 다시 한 번 더 놀라게 된다. (중략)

 

그래서 일까? 필자는 최근 한국사회에 불어 닥친 이른바 '정의란 무엇인가'의 열풍현상을 그다지 고운 시선으로만 바라보지 않는 사람 가운데 하나이다. 솔직하게 말하면, 그와 같은 종류의 책은 국내외에서 이미 수도 없이 나왔을 뿐만 아니라, 그 책은 특별히 새로운 정의이론을 제시하고 있는 것도 아니다. 필자는 여기서 생뚱맞은 질문 하나를 던져 본다. 만약, 그 책의 저자가 세계 최고의 명문대학인 하버드 대학에서 강의 잘 하기로 소문난 마이클 센델 교수가 아니었다면 과연 '정의란 무엇인가'라는 책이 국내에서 무려 130만권이나 팔리는 기염을 토할 수 있었을까? 그렇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우리사회에서 정의론의 바람이 그야말로 태풍처럼 불게 된 것은 국내의 정치상황과 독서시장의 욕구를 간파한 출판사의 뛰어난 광고전략이 적중한 결과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는 것이다.

 

어쩌면 우리가 이 책을 그렇게 많이 소비한 것은 한국사회의 보잘 것 없는 정의의 현실을 보고 분노했기 때문이 아니라 마치 명품 루이비통 핸드백을 '개념'없이 소비하고 있는 작금의 왜곡된 소비자 행태와 다를 바 없는, 일종의 '과시적 소비'에 불과한 것인지도 모른다는 씁쓸한 생각마저 든다. 이 말은 그저 질시어린 비판만은 아니다. 저자인 마이클 센델도 대학 강의록을 글로 옮겨 놓은 자신의 책이 그렇게 많은 한국인들의 관심을 끌줄은 미처 몰랐다고 말하지 않았던가? 이는 '최고' 내지는 '명문'에 대한 우리나라 사람들의 빗나간 열말이 낳은 또하나의 해프닝이 아닐까라는 섣부른 판단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필자는 그럴듯한 정의이론이 없어서 대한민국이 정의롭지 못한 사회가 된 것은 결코 아니라는 말을 꼭 하고 싶은 것이다.

 

화려한 말과 능숙한 글보다는 자기가 처한 자리에서 지금 당장 무엇을 해야할 것인가라는 소박한 실천의지들을 스스로 가다듬을 때, 우리사회의 정의실현은 그만큼 앞당겨질 수 있을 것임을 잊지 말자. (중략)

 

(인드라망 소식지 9월호에서 옮겨오다)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