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출판 무간
행복의 경제학 (2) 본문
우리에게 행복의 경제학이란 불확실한 금융상품에 투자하고 노심초사하는 것이 아니다. 요행을 바래서는 힘겹고 외로운 것이 나아지지 않는다. 외로움을 더는 기술이 있다면 그건 섹시댄스가 아니라, 협동이다. 행복의 최소 조건은 협동이다. 나만 힘겨운 게 아니구나, 나만 이 외로움을 견디는 것이 아니구나, 서로의 사연과 얼굴을 확인하며 동료가 있다는 사실만으로 이미 협동은 시작된다. 그러므로 우리에게 행복에 이르는 경제학이란 동료를 늘리는 것, 이웃을 늘리는 것이다.
하지만 이 협동은 시작과 함께 삐걱이곤 한다. 조합원들에게 일일이 뜻을 물어 '민들레'라는 우리의 이름을 지어달라고 좋은 마음으로 시작한 일이 왜 서로에게 상처가 되기도 하고, 화를 쌓아두기도 하고, 결국 누군가는 떠나는 경우도 생겼을까. '자신을 돌아보가, 서로를 돌아보라, 공동체를 돌아보라'라는 창립 존비 슬로건이 무색하게 사람들은 왜 떠났을까.
내가 떠나고 싶었을 때를 생각해보니 그리 어려운 물음이 아니다. 내 처지를 다른 사람들이 헤아려주지 않을 때가 나는 제일 속상했다. 그렇구나. 헤아려주지 않으면 안되는구나.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헤아려줄 때 힘을 낼 수 있구나. 그래야 협동할 수 있구나. 협동은 이 계약을 통해서가 아니라 헤아림과 지지를 통해서 이루어지는구나.(중략)
행복해지는 것은 이웃을 늘리는 것. 다만 행복을 위해서는 협동해야 하고 협동을 잘 하기 위해 헤아리고 지지하는 것을 잊지 말자. 심지어 헤아림이 부족한 것까지 서로 헤아려 주자. 자, 이제 행복의 경제학은 뚜렷해졌다. 가장 빠르게 행복해질 수 있는 길, 그것은 바로 '다른 생각을 가지고도 같은 일을 하는 이웃을 늘리는 것'이다.
(조병민, 대전민들레의료생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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