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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의 경제학 (2)

독립출판 무간 2016. 10. 17. 16:32

우리에게 행복의 경제학이란 불확실한 금융상품에 투자하고 노심초사하는 것이 아니다. 요행을 바래서는 힘겹고 외로운 것이 나아지지 않는다. 외로움을 더는 기술이 있다면 그건 섹시댄스가 아니라, 협동이다. 행복의 최소 조건은 협동이다. 나만 힘겨운 게 아니구나, 나만 이 외로움을 견디는 것이 아니구나, 서로의 사연과 얼굴을 확인하며 동료가 있다는 사실만으로 이미 협동은 시작된다. 그러므로 우리에게 행복에 이르는 경제학이란 동료를 늘리는 것, 이웃을 늘리는 것이다.

 

하지만 이 협동은 시작과 함께 삐걱이곤 한다. 조합원들에게 일일이 뜻을 물어 '민들레'라는 우리의 이름을 지어달라고 좋은 마음으로 시작한 일이 왜 서로에게 상처가 되기도 하고, 화를 쌓아두기도 하고, 결국 누군가는 떠나는 경우도 생겼을까. '자신을 돌아보가, 서로를 돌아보라, 공동체를 돌아보라'라는 창립 존비 슬로건이 무색하게 사람들은 왜 떠났을까.

 

내가 떠나고 싶었을 때를 생각해보니 그리 어려운 물음이 아니다. 내 처지를 다른 사람들이 헤아려주지 않을 때가 나는 제일 속상했다. 그렇구나. 헤아려주지 않으면 안되는구나.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헤아려줄 때 힘을 낼 수 있구나. 그래야 협동할 수 있구나. 협동은 이 계약을 통해서가 아니라 헤아림과 지지를 통해서 이루어지는구나.(중략)

 

행복해지는 것은 이웃을 늘리는 것. 다만 행복을 위해서는 협동해야 하고 협동을 잘 하기 위해 헤아리고 지지하는 것을 잊지 말자. 심지어 헤아림이 부족한 것까지 서로 헤아려 주자. 자, 이제 행복의 경제학은 뚜렷해졌다. 가장 빠르게 행복해질 수 있는 길, 그것은 바로 '다른 생각을 가지고도 같은 일을 하는 이웃을 늘리는 것'이다.

(조병민, 대전민들레의료생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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