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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 이야기

퇴근길 골목에서 "책" 한잔 하실래요?

독립출판 무간 2016. 10. 10. 16:35

시멘트가 벗겨진 30년 넘은 건물이 즐비했다. 대문에 빨간 스프레이로 그려진 큰 동그라미가 빈집임을 알렸다. 슈퍼마켓, 철물점 그리고 점집들이 눈에 띄었다. 주변 환경을 봐도 책방이 있을 만한 곳은 아니었다. 예상과 달리, 있었다. 서울 마포구 염리동에 퇴근길 책 한잔이 자리 잡았다. 간판이 따로 없는 책방 안의 노란 조명은 골목까지 훤히 비췄다.

 

책방 주인 김종현씨는 2년 전, 책이나 음악, 영화를 채울 공간을 찾았다. 꼭 책을 팔아야 한다고 생각한 건 아니다. 그저 책이 있으면 좋겠다고 여겼다. 빈 곳을 책으로 채웠더니 책방이 되었다. ‘퇴근길 책 한잔은 퇴근길에 커피나 와인을 한잔하러 오는 마음이면 좋겠다며 김씨가 지은 상호명이다. 수천 평 공간에 10만 권이 넘는 책이 진열된 대형 서점과는 엄연히 다르다. 베스트셀러나 분야별로 분류하지도 않았다. 무슨 책이 몇 권이나 팔리는지는 기록하지 않는다. 매대에 놓인 책은 약 250권이다. 큐레이션 기준은 오직 주인장 김씨가 좋아하는 책이다. 10(33) 남짓한 공간의 절반에는 책을 비치하고, 한가운데는 긴 테이블과 의자를 두어 사람들이 편히 책을 읽거나 이야기할 수 있게 했다.

 

 

최근 들어 다양한 시선으로 책을 선별하고 판매하는 작은 책방이 늘고 있다. 엄밀히 말해 동네 사람보다 외부인이 일부러 찾아오는 데다, 동네에 기여하는 바가 거의 없는 까닭에 동네 책방보다 작은 책방’ ‘독립 서점으로 이름 붙이는 게 바람직하다고 여러 책방 주인들은 말했다. 작은 책방은 잘 팔릴 만한 책을 팔아서 수익 올리기에 집중하지 않는다. 대형 서점에 비해 물량이나 공간은 턱없이 작지만, 대형 서점의 축소판은 아니다. 작은 책방은 묻혀 있던 좋은 책을 소개하고 책을 통해 관계를 형성하는 문화공간을 지향한다. 작은 책방을 운영하는 이들은 책은 내용 이상의 가치를 담고 있다라고 말했다. 큐레이션된 책은 곧 책방의 정체성을 결정한다. 작은 책방 큐레이션은 전적으로 운영하는 이들에게 달려 있다. ‘책방 주인은 특별히 선별한 책의 메시지를 통해 생각이나 정서, 관점을 판다. 어떤 이는 그를 통해 가치관을 바꾸고 삶을 다른 방향으로 이끈다. 그 플랫폼이 바로 책방인 셈이다.’

 

http://media.daum.net/culture/newsview?newsid=20161010154710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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