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출판 무간
예수의 손에는 십자가에 박혀 못 자국이 나기 전에 먼저 목수 일로 생긴 굳은살이 박혀 있었다. (2) 본문
얼마 전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라는 제목의 영화를 보았습니다. 청년 예수가 로마 군인들에게 체포되어 형장으로 끌려가는 과정과 십자가에 못 박혀 죽는 과정이 극사실적으로 표현된 영화였습니다. 그 영화에는 예수의 인간적인 고통이 극명하게 추구돼 영화를 본다는 것 자체가 오히려 하나의 고통이었습니다. 가시관을 쓴 얼굴에서 흘러내리는 핏방울 하나하나, 채찍질에 살점이 뚝뚝 떨어져나간 등짝의 갈라진 생채기 하나하나까지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장면은 예수라는 한 청년의 인간적인 극한점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가히 감동적이었습니다. 아니, 고통 그 자체였습니다.
그러나 그 고통은 제가 예쑤를 보다 더 인간적으로 이해하고 사랑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지금까지 예수가 주인공이 된 영화는 종교적 신비와 미화가 강조된 영화였습니다. 예수의 인간적인 면모보다는 절대적 면모가 더 드러난 영화였습니다. 멀리 군중이 몰려 있는 언덕 위에서 두 손을 벌리고 설교하는 장면을 어렴풋하게 보여주는 영화나, 아예 그 뒷모습만을 보여줌으로써 예수의 성스러움이 강조된, 따라서 인간적인 인성이 배제된 영화만 보아온 저로서는 그 영화가 사뭇 감동적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영화를 볼 때 저는 예쑤가 목수로서의 삶을 사는 철저한 준비 기간이 없었다면, 죽음에 이른 그그토록 혹독한 고통을 끝내 극복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십자가에 매달려 양손에 못이 박힌 사실만으로도 예수의 손은 위대한 손입니다. 그렇지만 예수의 손이 노동의 손이었기에 그 의미와 가치가 더 빛나느 게 아닌가 싶습니다. 노동으로 다져진, 알알이 굳은살이 박혀 있는 그 노동자의 손에 대속의 못이 박혔기에 예수의 손은 더 위대합니다. 만일 그런 굳은살이 없었다면 예수의 위대한 사랑의 손은 어쩌면 그 위대함이 조금 빛바랬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아무런 준비 없이 이루어지는 것은 없습니다. 하물며 예수까지도 준비과정을 거침으로써 우리를 구원해 줄 수 있었습니다.
(정호승, 내 인생에 힘이 되어준 한마디)
'사는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모두에게 인정받기보다는 나 자신에게 인정받는 게 우선이다! (0) | 2016.10.09 |
---|---|
피하기보다는 정면으로 돌파해야 한다. 그것이 어떤 것이든 분명 끝은 있는 것이다! (0) | 2016.10.08 |
예수의 손에는 십자가에 박혀 못 자국이 나기 전에 먼저 목수 일로 생긴 굳은살이 박혀 있었다. (1) (0) | 2016.10.07 |
연잎은 자신이 감당할 만한 빗방울만 싣고 있다가 그 이상이 되면 미련없이 비워버린다! (0) | 2016.10.06 |
나 자신이 진정으로 추구하고 바라는 열망의 조건에 맞추어 내 삶의 기준을 정하지 않으면 불행은 이미 성큼 내 안에 들어와 있습니다! (0) | 2016.10.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