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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이야기

美 공대생 1~10등이 창업하는데... 한국은 취직 못하면 창업

독립출판 무간 2016. 10. 6. 07:36

미국 스탠퍼드대·MIT 등의 교수들은 논문을 써서 자신의 연구 성과를 발표하는 대신, 창업이나 기업으로의 기술이전을 통해 연구 성과가 얼마나 쓸모 있는지 평가받는 쪽을 우선한다.

MIT 경영대학원 빌 올렛 교수는 "자신의 연구 성과가 갖는 가치를 창업으로 증명해 보이는 것은 학자로서 자랑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당뇨병 치료제 글리벡과 전립선암 치료제 엑스탄디를 개발한 찰스 소이어 교수나 로봇 회사 아이로봇을 창업한 로드니 브룩스 교수처럼 백만장자가 된 교수들도 얼마든지 있다. 교수들의 성공적인 창업을 본 학생들도 자연스럽게 창업에 뛰어든다. MIT 출신들은 2014년까지 총 3만 200개 기업을 창업했고, 이 기업들의 연 매출은 2조 달러(약 2200조원)에 달한다. 스탠퍼드 출신도 3만 9900개를 창업해 연 매출 2조 7000억 달러를 올리고 있다. 지난 해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 1조 3779억달러의 2배가 넘는 매출을 두 대학이 일궈낸 것이다.

 

 

◇ 창업하면 연봉 깎는 한국대학

한국 공대는 여전히 '학문의 전당'을 추구한다. 창업이나 산학협력을 여전히 부업이자 사익(私益) 추구의 수단으로만 여긴다. 최근 들어 산학 활동을 확대하자는 움직임이 있기 하지만, 시대에 뒤떨어진 대학 내부 규정이 번번이 발목을 잡는다. 서울대의 경우, '창업 지원에 관한 규정'에 "창업 허가를 받더라도 기업 활동 시간은 교육·연구 활동 시간의 5분의 1에 한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교수가 창업하면 기업 성과와는 상관없이 2~3년 차는 연봉의 70%, 4년 차부터는 절반만 준다. 이화여대는 창업을 한 번 했다가 실패하면 기업을 완전히 청산한 뒤 3년 이상이 지나야 다시 창업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외국 공대들은 창업하는 교수는 물론 학생에게도 일정 기간 연구비를 보장해주며 자신의 아이디어를 사업화할 수 있도록 전폭적으로 지원해준다. 스위스 취리히·로잔공대의 '이노그랜트' 제도가 대표적이다. 취리히공대의 박형규 교수는 "이노그랜트 제도를 거친 교수·학생 창업의 5년 생존율이 90%에 이른다"면서 "창업해서 기여하는 것도 공대의 의무라고 생각하는 문화가 있기 때문에 학교 측이 오히려 더 적극적이다"라고 말했다.

'논문 수'를 중시하는 평가 시스템은 한국 공대의 고질적인 문제이다. 교수나 대학 모두 연구 성과를 상용화하기보다는 논문을 내고, 논문 실적을 내세워 연구비를 따는 것에 발목 잡혀 있다. 차두원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연구위원은 "논문은 자신의 노하우를 누구나 볼 수 있게 공개하는 것인데, 상용화될 기술을 만천하에 공개할 수는 없지 않으냐"면서 "최소한 공대는 논문 수보다는 기술이전 실적이나 특허 수준 등을 중시하는 새로운 지표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 "미국 인재는 창업, 한국 인재는 대기업행"

교수와 학생들은 창업을 두려워하고 도전하길 꺼린다. 차국헌 서울대 화학생물공학부 교수는 "미국의 스탠퍼드나 MIT 출신 상위권 학생들은 모두 창업을 하고, 그다음부터 대기업에 간다"면서 "반면 한국은 1등부터 10등까지 대기업 입사를 하고 아무 곳에도 취직 못 한 학생들이 창업하는 식"이라고 말했다. 박현욱 한국과학기술원(KAIST) 교학 부총장은 "교수들이 학생들에게 창업보다는 취업이나 유학 등을 권하는 것이 학생 미래에 도움이 된다는 고정관념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실패와 성공 어느 쪽도 경험해보지 못한 교수가 많기 때문에 하루 이틀에 바뀌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미국 공대들은 학생들이 아이디어만 가지고 오면 회사를 설립할 방법을 알려주고 투자자까지 찾아준다. 학생들이 원하는 창업과 관련된 교육도 다양하게 마련돼 있다. 성영철 포스텍 생명과학과 교수는 "한국 대학에서는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몸으로 부딪쳐가면서 깨달아야 한다"면서 "그 과정에서 시간과 돈을 허비하고 결국 기술 상용화 시기를 놓쳐 실패할 가능성이 큰 구조"라고 말했다. 무작정 창업에 뛰어든 교수와 학생들은 현실의 장벽에 부딪혀 포기해 버리는 경우가 많다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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