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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

매일매일의 삶에 충실할 때 죽음은 더 이상 죽음이 아닙니다!

독립출판 무간 2016. 10. 3. 18:58

우리는 대부분 죽음을 잊고 삽니다. 다른 사람은 다 죽어도 나만은 죽지 않고 영원히 살듯이 살아갑니다. 그러나 아무리 그렇더라도 죽은 이들의 저 소중한 침묵의 가르침, '오늘은 나, 내일은 너'라는 말 속에는 열심히 후회 없는 삶을 살라는 교훈의 의미가 더 큽니다. '나만 죽는 줄 아느냐, 두고 보자, 너도 죽는다'는 힐난의 의미보다는, 언젠가는 누구나 다 죽기 때문에 항상 죽음을 잊지 말고 하루하루 열심히 살아가라는 당부의 뜻이 담겨 있습니다.

매일매일의 삶에 충실할 때 죽음은 더 이상 죽음이 아닙니다. 오늘 하루하루를 충만히 사는 것이야말로 죽음에 대한 가장 이상적인 준비입니다. 죽음을 전제로 하지 않고 사는 생은 가짜 보석과 같습니다. 어느 호스피스의 말에 의하면 사람이 죽어가면서 마지막으로 하는 세 마디는 "그 때 좀 참을 것, 그 때 좀 베풀 걸, 그 때 좀 재미있게 살 걸"이라고 합니다. 임종하는 순간에 "사업에 좀 더 많은 시간을 쏟았더라면 좋았을 텐데"하고 후회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합니다.

저는 지금 '만일 내가 죽음에 임박했다면 무슨 생각을 할까'하고 생각해 봅니다. 아마 무엇을 생각하기 이전에 죽음의 두려움에서 쉽게 벗어나지조차 못할 것 같습니다. 보고 싶은 사람을 보지 못하는 관계의 단절에서 오는 두려움, 영원한 소멸의 두려움을 극복하기 힘들 것 같습니다.

문득 '미리 쓰는 유서'라는 글에서 '지금껏 귀의해 섬겨온 부처님이라 할지라도 그는 결국 타인이다. 이 세상에 올 때도 혼자서 왔고, 갈 때도 나 혼자서 갈 수밖에 없다'라고 쓴 법정 스님의 말이 떠오릅니다. 스님께서 당신의 죽음을 사색하며 부처님도 타인이라고 여기시는데, 저야 오죽하겠습니까. 죽음 앞에서는 결국 제 사랑하는 가족마저도 타인이 아니겠습니까.

저는 다시 죽음을 앞두고 후회할 일이 무엇일까 생각해 봅니다. 먼저 '좀 더 책을 많이 읽을 걸, 좀 더 여행을 많이 다닐 걸, 남한테 좀 더 많이 줄 걸'하는 생각을 하다가 피식 웃음을 터뜨립니다. 아무래도 그런 생각은 진실과 거리가 멉니다.(중략)

그렇다면 내가 무엇을 가장 후회할 것인가, 다시 곰곰이 생각해 봅니다. 아무래도 진정으로 감사하지 못하고 살아온 점이 후회될 것 같습니다.

(정호승, 내 인생에 힘이 되어준 한마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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