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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이야기

결혼은 필수 아닌 선택 : 마땅한 사람이 없다!

독립출판 무간 2016. 9. 16. 08:48

"결혼의 소멸은 사회적 흐름 … 다양한 가족형태 발생할 것"

 

대한민국의 혼인율은 지난해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지난 4월 통계청이 발표한 '2015년 혼인·이혼 통계'에서 인구 1000명 당 혼인 건수를 나타내는 '조(粗)혼인율'이 지난해 5.9건인 것으로 드러나, 통계 작성을 시작한 1970년대 이래 가장 낮은 수치를 보인 것. 조혼인율이 가장 높았던 1980년에는 10.6건이었으나 절반 수준으로 줄어든 것이다.

 

지금의 미혼남녀는 결혼을 '필수'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지난해 미혼남녀(20~44세)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미혼 남성들 가운데 37%, 미혼 여성들 가운데 58%가 "결혼을 해도 좋고 하지 않아도 좋다(혹은 하지 않는 게 낫다)"고 답한 것.

 

이들이 결혼을 '옵션'으로 생각하게 된 이유는 뭘까. 미혼남녀가 결혼하지 않는 이유에 대한 연구원 조사에서 미혼 남성은 '결혼비용 부담'(21.3%)을, 미혼 여성은 '마땅한 사람 못 만남'(24.4%)을 가장 많이 선택했다. 남성은 결혼의 경제적 부담을 크게 느끼고, 여성들은 정말 마음에 드는 상대가 아니면 결혼을 안 해도 될 정도로 사회적 지위가 높아졌다는 의미다.

 

다만, 우리나라에서 결혼은 개인의 문제라기보다는 가족의 일이라는 생각이 더 크고 부모들도 자녀의 결혼을 과업처럼 여기기 때문에, 쉽사리 제도 자체가 없어질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2012년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조혼인율이 OECD 국가 중 7위를 차지할 정도로, 한국은 결혼을 상대적으로 많이 하는 국가이기 때문이다.

 

손희정 연세대 젠더연구소 연구원은 "최근 페미니즘이나 젠더 감수성을 가졌는지 여부로 여성들이 결혼할 남성을 평가하는 기류가 늘면서 결혼에 하나의 '필터' 혹은 '리트머스 시험지'가 생겨난 것은 사실"이라며, "다만 현재 한국의 문제의식이 얼마나 현실적인 효력을 가진 구호인지는 의문"이라고 평가했다.

 

 

전 세계의 미래학자들은 결혼이 가까운 미래에 사라질 제도라고 보고 있다. 프랑스의 대표적 경제학자 자크 아탈리는 2005년 포린 폴리시(Foreign Policy) 기고에서 "2030년이면 결혼제도가 사라지고 90%가 동거로 바뀔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미국의 유명 인류학자 헬렌 피셔도 "과거 1만 년 동안보다 최근 100년간 결혼 관습이 더 변화한 사실을 볼 때 앞으로의 변화는 더욱 극적일 것"이라고 했다.

 

손 연구원의 말처럼 최근 대한민국을 강타한 남녀 갈등 그리고 페미니즘 열풍이 비혼 세대 증가에 한몫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프랑스에서는 68혁명 당시 극단적인 페미니즘 운동이 일면서 강력한 성 해방 기류가 발생했고, 기성 사회에 대한 조롱과 반항의 분위기 속에 혼인율이 대폭 낮아지기도 했다. 결혼보다 자유로운 동거가 일반화한 것.

 

임운택 계명대 사회학과 교수는 "프랑스만 보더라도 알 수 있듯, 결혼이 사라진다고 해서 아이가 안 태어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부정적으로만 볼 현상이 아니다"라며 "1인 가구, 노키즈족, 싱글맘·싱글대디, 공동체 가족 등 가족의 범주가 넓어지면 현실의 변화에 맞춰 제도도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http://news.mt.co.kr/mtview.php?no=2016091209235197842&type=1&DM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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