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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사회에는 정보생산능력이 없는 사람이 취약계층으로 전락할 것이다!

독립출판 무간 2016. 9. 2. 14:14

근대산업사회에서는 이렇게 노동자, 농민, 도시빈민, 실업자들이 취약계층에 속하지만, 앞으로 다가올 미래사회 즉, 정보화사회에는 양상이 한결 달라지게 된다. 미래사회에는 정보생산능력이 없는 사람이 취약계층으로 전락할 것이다. 과거 농경사회에서 산업사회로 접어들었을 때, 20대 젊은이는 농촌에서 도시로 나와 직장을 구하는 데 큰 어려움이 없었다. 그렇게 20대에 직장에 들어가 2, 30년을 근무하며 4, 50대가 된 사람들은 안정적으로 잘 살 수가 있었다. 경력이 쌓이면 그만큼 대우받았고, 월급도 2, 3배씩 더 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3, 40대의 가장이 온 가족을 데리고 뒤늦게 농촌에서 도시로 나오면 제대로 직장을 구하기 어려웠고, 설혹 구했어도 적응을 잘 못해서 대부분 도시빈민으로 전락했다.

 

그런데, 정보화사회에는 40대 이상 되는 사람들의 경험이 완전히 쓸모가 없어진다. 20대 초반 젊은이가 개발한 컴퓨터 프로그램 하나가 30년 경험을 가진 사람들 서넛의 능력보다 훨씬 우수하기 때문이다. 기업주 입장에서는 나이 많아서 탄력성은 떨어지고 월급은 높아진 그들의 짐스러울 뿐이다. 그러므로, 극소수를 빼고는 모두 직장에서 밀려나는 것이다. 이런 현상은 앞으로 더욱 두드러질 것이다. 요즘, 명예퇴직 바람이 불고 있지만 아직은 시작에 불과하다. 이렇게 밀려난 수많은 사람들이 모두 사회적 취약계층이 될 것이다.

 

그리고, 노인문제도 새롭게 대두할 것이다. 예전에는 정년퇴직한 55세 정도면 노인축에 들어서 집에서 자식의 보살핌을 받으며 조용히 살았다. 그런데 지금은 7, 80세대나 되어야 노인이라고 할 수 있다. 정년퇴직을 한 사람들은 신체적으로도 아주 건강하고, 사회적인 욕구도 강하게 남아 있어 무엇인가 의미 있는 활동을 하고 싶어한다. 그런데, 그들이 갈 직장은 없다. 이것이 미래사회의 노인문제이다. 이러한 욕구를 흡수해 주지 못하면 사회적인 불만, 불안으로 드러나게 된다.

 

선거에 의해서 정치 지도자를 뽑기 때문에 이러한 반작용이 나타날 때 정치권은 적극적으로 대응하기가 어렵다. 엘리트 집단도 쉽게 대중의 현실적 요구에 안주해 버리게 된다. 그렇게 되면, 사회문제는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 적체되어 불안 요인이 더욱 커질 것이다. 그러면, 복지기금이 엄청나게 들어가고, 기술투자는 제대로 못 하게 되면서 정체된 사회가 될 것이다.

 

앞으로 올 사회를 예측하고 안전망을 구축할 때에는, 아직도 남아 있는 전통적인 문제는 어떤 것이고, 새롭게 발생한 문제는 무엇인지, 어느 분야에서 취약계층이 나타날 것인지를 반드시 살펴보아야 한다. 앞으로는 개인들이 하는 사업도 위기에 내몰릴 가능성이 높다. 슈퍼마켓이 생기면서 구멍가게가 생존수단으로서의 역할을 잃은 것처럼 현대 개인사업자들 가운데 많은 수가 생존력을 잃게 될 것이다. 새로운 정보생산능력이 없으면 기업체에 소속되어 있는 개인의 역할도 의미가 없어지고, 개인사업체도 설 자리가 없어질 것이다.

 

과거, 농촌에서 농사를 짓고 살던 사람들이 산업화 과정에서 도시로 내몰렸을 때, 어차피 저항할 수 없는 흐름이었기에 남들보다 일찍 나가는 것이 유리했다. 하지만 그들에게는 사회적인 변화를 읽어낼 힘이 없었다. 게다가 조상 대대로 농사를 짓고 살던 고향 땅을 등지고 떠난다는 것이 쉽지 않았다. 그 때, 결단을 빨리 내렸던 사람들은 성공하기도 했고 도시에 잘 적응하기도 했다. 그러나, 남들이 성공했다는 소리를 듣고 뒤늦게 빚에 떠밀려서 도시로 나왔을 때는 이미 너무 늦은 때였다. 그 때와 지금의 상황은 상당히 비슷하다. 지금 벤처니 뭐니 해서 새로운 사업 분야들이 생기고 있는데, 사실 아무리 주위에서 떠들어대도 막상 개인이 시작하기란 쉽지 않다. 그래서 망설이다가 다니고 있는 회사의 전망이 없어지면 어쩔 수 없이 다른 데를 알아보는데, 그 때는 이미 늦는다. 젊은 사람들이 시행착오를 거듭하면서 벤처기업을 일구어 온 것인데, 뒤늦게 등 떠밀려 나온 사람들은 설 자리도 없고 적응할 만한 재간도 없다.

 

직장에 30년쯤 다닌 다음 명예퇴직하여서 퇴직금을 받은 사람들은 퇴직금을 은행에 넣어 두고 이자로 먹고 살 마음밖에 없다. 다른 것을 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그런데, 은행 이율이 5% 안팎밖에 안 되니 이자라고 할 것도 없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뭔가를 해 보려고 마음을 내는데 마땅한 데가 주식투자 아니면 형편이 어려운 회사에 돈을 내고 들어가 임원 감투 쓰는 것이다. 1억 원만 투자하면 임원도 되고 돈도 벌 수 있다는 얘기에 눈이 번쩍 떠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실제는 이와 다른 경우가 많아서 시작했다가 돈만 날리기 일쑤이다.

 

맨몸으로 막노동부터 시작해서 세상을 이리저리 살피면 세상에는 여러 군데 빈틈이 많아서 비집고 들어갈 데가 충분히 있다. 그런데, 젊은이들 같으면 이런 것이 가능하지만 웬만큼 나이 든 사람들은 이미 가족도 있고 몸도 안 따라 주기 때문에 시행작오를 경험하거나 어려운 일에 도전할 용기가 없다. 그래서, 이들에게는 사회적 재교육이 필요하다. 앞으로 사회에서는 정보생산능력 측면에서 볼 때 40대만 되어도 10명 가운데 9명은 직장 밖으로 내몰릴 것이다. 그러나, 사회적 재교육을 받으면 6, 70세에도 이런 사회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다.

 

(법륜스님 지음, "마음의 평화, 자비의 사회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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