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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흑돼지 창업 : 드라이에이징, 웨트에이징, 혼합숙성... 고기숙성, 육류시장의 총아가 될 수 있을까...?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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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흑돼지 창업 : 드라이에이징, 웨트에이징, 혼합숙성... 고기숙성, 육류시장의 총아가 될 수 있을까...?

독립출판 무간 2016. 7. 16. 22:28

 

가축의 근육은 도살 직후, 사후경직을 거친 다음, 점차 연화되고 풍미도 향상된다. 이러한 변화가 진행될 수 있는 일정한 기간을 숙성기간이라 하고, 이 기간 동안 방치해 두는 것을 숙성이라고 한다. 고기의 숙성은 보통 0~5℃에서 세균의 증식을 억제하면서 행해진다. 숙성기간은 원료육에 따라 차이가 있는데, 닭고기의 경우 2~3일인 반면에, 소고기는 7~10일 정도 소요된다. 숙성 중 고기 연화의 원인은 근소포체 유래의 프로테아제에 의해 근절을 구성하는 Z선이 부분적으로 절단돼 분절되기 때문이다.
즉, 분절과 근육구조 단백질인 악틴과 미오신섬유 사이의 결합력이 저하돼 발생하는 것이다. 고기의 연화와 동시에 근육에 존재하는 카뎁신 효소에 의해 단백질이 가수분해돼 고기의 풍미를 향상시키는 유리아미노산과 펩타이드가 생성된다. 이로써 부드럽고 깊은 풍미의 고기를 얻을 수 있다. 이외에도 숙성 중 고기의 산도(pH)가 상승하고, 해동 시 드립(고기의 육즙이 떨어지는 현상)을 감소시키는 효과도 있다.

간단히 정리하자면, 숙성을 하면 자연산 MSG가 많아지고, 육즙의 보수력이 강해지며, 고기가 부드러워져 맛있다는 이야기다.

고기 숙성은 산도(pH), 온도, 시간에 의해 영향을 받으며 숙성과정 중에 고기 내 자연 발생된 효소가 근육 이외 향미가 향상돼 풍미와 맛이 좋아진다. 숙성을 하게 되면 보통 수분함량은 줄어들고, 단백질 함량은 높아지며, 다양한 휘발성 향이 발생한다.

숙성은 방법에 따라 크게 습식숙성(Wet Aging)과 건조숙성(Dry Aging)으로 구분되며 습식숙성은 최근 들어 단순 저온냉장숙성과 저온얼음물숙성(Ice Water Aging)으로 구분되고 습식숙성 후, 건조숙성을 하는 혼합숙성방식도 많이 개발되고 있는 추세다.

습식숙성(wet aging)이란?

습식숙성은 미국에서 1960년대 진공포장필름이 개발돼 고기를 부분육으로 작업해 진공포장을 한 다음, 박스 포장육으로 유통시키면서 시작된 숙성법이다. 진공포장은 저장 중 고기의 산화와 수분증발 방지, 산소 제거를 통해 호기섬유질을 서서히 분해시켜 육질을 부드럽게 해 연도와 맛이 좋아진다. 건조숙성에 비해 고기의 감량을 방지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진공포장으로 인해 미생물 번식을 억제해 유통기간이 길어진다는 장점이 있다. 경제적인 효과도 매우 커 육가공업체나 유통업체에서 선호한다.

미국의 경우 박스 포장육 전체 유통량의 90%이상이 진공포장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연구에 의하면, 진공포장을 한 습식숙성도 맛을 향상시키는 글루타민산 함량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습식숙성은 숙성고 내부 온도관리가 매우 중요하다. 온도의 편차가 생기면 드립이 발생할 수 있고, 장기 습식숙성 시 이취 발생 확률도 높다. 일반적인 냉장고의 온도편차인 ±2℃ 정도로 관리하면 이런현상의 발생확률이 매우 높다.

최근 숙성고로 판매되는 냉장고는 냉각판을 이중 설치해 온도편차가 ±0.5℃로 관리되므로 습식숙성이 용이하다. 필자의 경험으론 최상의 습식숙성 온도는 영상 1±0.5℃다. 일반적인 냉장고에서 보관할 시 0℃에 온도를 세팅할 것을 권한다. 단, 간냉식 냉장고는 고기가 얼지 않게 냉풍이 바로 고기에 쏟아지는 걸 방지해야 한다.

숙성고의 개폐시 외부 공기의 유입으로 온도 편차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는 방안으로 저온 얼음물 숙성이 최근 확산되고 있다. 저온 얼음물 숙성이란 냉장고 안에 얼음 수조를 만들어 진공포장된 고기를 수조 안에 보관하는 방식으로 고기의 빙점인 영하 1℃ 얼음물(물에 소금을 넣으면 영하에도 물이 얼지 않음)에 보관하는 방법이다. 저온 얼음물 숙성 방식은 소고기의 경우 60일을 숙성해도 드립 발생이 적고 숙성 속도가 완만해 풍미가 증진된 고급 숙성육을 얻을 수 있다.

건조숙성(dry aging)이란?

건조숙성은 진공포장을 하지 않은 지육이나 정육을 냉장실에서 숙성시키는 방법으로 1834년 영국 제이콥 퍼킨스가 냉장고를 발명한 후로 약 200년간 자연스럽게 이용돼 온 숙성방식이다. 하지만 어쩌면 건조숙성은 인류가 육식을 시작한 이후 함께 했을지도 모른다. 가령, 서늘한 동굴이나 겨울철 처마에 돼지 뒷다리를 걸어놓고 구워먹고 김치찌개로 끓여 먹었다는 증언들이 이를 뒷받침한다.

다들 그 시절 어머니의 김치찌개 맛을 그리워하는 걸 보면 건조숙성이란 압축성장, 산업화의 속도전 속에서 잊고 살았던 식문화다. 고기를 진공포장하지 않고 냉장실에 걸어두면 중량감소는 있지만 향미가 진해지고 연도가 개선되는 효과가 있다. 건조숙성을 하는 방법은 정답이 없다. 온도는 고기의 빙점인 -1.5℃ 이상이면 숙성이 이뤄지므로, 고기의 상태에 따라 임의로 조정해야 한다. 보편적으론 0~4℃로 관리한다.

습도의 경우 0~80% 내외라고 이야기하지만 90% 이상인 경우도 있다. 건조숙성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바람으로, 미국 자료에 의하면 바람은 2~2.5m/s의 속도가 좋다고 한다(가정용 선풍기 약풍이 5m/s).

건조숙성은 숙성과정에서 수분이 증발해 감량이 발생하는데, 이 감량의 양은 습도와 풍량에 영향을 크게 받는다. 기존 연구자들의 연구에 의하면 10일 동안 건조숙성을 했을 경우 수분 감량만 약 1~4%라고 이야기한다. 여기에 수분 증발로 고기 표면이 건조해지고 변색이 되는데, 이 부분을 제거 시 감량에 대한 정확한 데이터가 아직 없어 각자 자신들의 비밀로 하고 있다.

앞으로 건조숙성의 과제는 맛의 결정적 순간을 찾는 것과 함께 가장 경제적인 건조숙성 조건을 찾아내는 것이다. 이를 위해 고기 자체의 산도(pH), 숙성고 내 미생물 유무를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 장을 담글 때 각 가정마다 집안의 개성이 다르듯 온도, 습도, 바람, 고기의 산도 등에 따라 자기만의 방식과 맛의 결과물을 가질 수 있다. 흔히, 건조숙성을 과학이 아니라 예술이라고 말하는 것 역시 이런 이유가 아닐까 생각한다.

권장하는 숙성일자는 약 7~35일 정도며, 무리한 온도나 습도관리시 고기는 부패하기 쉽다는 점도 주의해야 한다. 또한 도축장의 초기 지육의 위생관리에 문제가 있을 시 부패가 쉽게 발생하기 때문에 도축장의 현대화, 냉장기술의 발달, 식육 유통구조의 개선 등 환경적 여건도 중요하다.

혼합숙성이란?
혼합숙성은 주로 일본에서 호주산 와규를 숙성하는 방식이다. 수입육은 냉장진공포장되므로 수입과정에서 필연적으로 20일 내외 습식숙성 기간을 거칠 수밖에 없다. 이동과정의 온도관리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장기 숙성 시 과다한 드립 발생으로 이취 발생율이 높다. 그것을 방지하기 위해서 냉장수입육을 식당이나 판매장에서 다시 건조숙성하는 혼합숙성 방식이 도입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아직까지 건조숙성을 위한 원목 유통이 활성화되지 않은 관계로 진공포장유통되는 한우부분육이나 수입 냉장소고기를 식당이나 판매장에서 다시 얼마 동안 습식숙성 후 건조숙성을 진행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혼합숙성의 경우, 연도의 개선은 확실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으나, 건조숙성의 가장 큰 특징인 풍미를 만들어내는데 다소 한계가 있다.

반면 드라이에이징에 비해 감모가 적어 경제적인 효과가 크다. 그렇기 때문에 최근 들어 저온얼음물 습식숙성 후 건조숙성을 며칠 추가하는 숙성법을 시도하는 식당들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또한 근래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돼지고기 숙성의 경우에도 혼합숙성이 경제성과 맛, 두 마리 토끼를 다 잡는 방법일 수도 있다.

돼지고기의 건조숙성은 치즈향의 풍미를 찾아내는 것보단 돼지고기 고유의 이취를 제거해 맑고 깨끗하면서 부드럽다는 점을 마케팅 소구점으로 삼는다면 돼지고기는 혼합숙성이 더 경제적이고 효과적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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