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출판 무간
냉이 : 이른 봄 최고의 약초, 당신에게 모든 것을 맡깁니다! 본문
(사진출처 : 한국수맥풍수연구회)
김장 배추가 잘 자라고 있는 11월 초, 밭에서는 냉이도 쑥쑥 자란다. 냉이를 봄에만 먹는 줄 아는 사람들은 이맘 때 나오는 내이를 거들떠 보지도 않는다. 11월에는 수확하는 작물들이 많아서 냉이가 눈에 들어올 겨를이 없다. 하지만 봄 냉이만큼 가을 냉이 맛도 좋다.
냉이는 대표적인 봄나물이다. 눈이 녹고 거름을 부리고 맡을 정리해 나갈 때, 제일 먼저 눈에 띄는 것이 냉이다. 땅바닥에 짝 달라붙어서 군락을 이룬다. 3월이 되면 동네 아줌마들이 칼과 봉지를 들고 밭 주변을 어슬렁거린다. 냉이가 수없이 많기 때문이다.
봄 냉이는 뿌리를 캐서 먹는 것이 좋다. 월동한 뿌리는 인삼보다 좋은 명약이라는 말이 있듯이 냉이는 봄에 먹는 인삼이다. 겨울을 이긴 모든 뿌리식물들이 그러하다. 냉이 외에도 월동한 뿌리를 먹는 것으로 씀바귀, 달래, 고들빼기가 있다. 이른 봄에 먹는 냉이에는 비타민이 많아 춘곤증을 몰아내는 데 좋다. 냉이의 별명은 나싱이, 나생이, 나싱개, 나싱구, 나시 등 여러 가지다. 종류로는 다닥냉이, 말냉이, 싸리냉이, 황새냉이, 큰황새냉이, 논냉이, 미나리냉이, 나도냉이, 개갓냉이 등이 있고, 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냉이에는 다닥냉이와 말냉이 그리고 황새냉이가 있다. 4~5월에 하얀 꽃이 피는데, 이 무렵 노란새 꽃을 피우며 냉이 옆에 피는 물이 꽃다지다. 꽃다지의 열매는 타원형이지만 냉이의 열매는 역삼각형으로 달려 있다.
냉이에는 단백질과 칼슘이 매우 풍부하게 들어 있다. 철분과 잎에 비타민 A가 특히 많고 무기질 함량도 매우 높다. 한주먹 정도의 양을 가지고 요리를 해서 먹는다면 하루 필요한 양을 먹는 것과 같다. 비타민 A 성분이 많은 냉이는 간을 튼튼하게 하고 눈을 밝게 하며, 충혈을 멎게 한다. 충혈된 눈에 냉이 짓찧은 것을 곱게 걸러서 넣으면 즉효를 볼 수 있을 만큼 안약 대용품으로 쓰이기도 한다. 그래서 냉이를 나물로만 먹을 게 아니라 잘 말려서 줄기와 뿌리를 삶아 그 물을 장복하는 것도 좋다. 또한 기운을 나게 하고 위를 튼튼하게 하며 소화를 잘 되게 하고, 소변을 잘 나오게 하며, 오줌에 피가 섞여 나오거나 우윳빛처럼 하얗게 나올 때 냉이물을 내서 먹으면 출혈을 멎게 하는 데 효과를 볼 수 있다. 눈 덮인 산야에서 얼어붙은 겨울 땅 속을 뒤져 약초를 캐기보다 따사로운 햇살이 퍼지는 이른 봄 냉이를 캐서 시원한 냉잇국을 끓여 먹으면 그것이 명약이 아니고 무었이겠는가?
이렇게 먹자
냉이나물
냉이를 소금물에 살짝 데쳐서 소금과 깨소금, 참기름에 버무린다. 깔끔한 맛을 즐길 수 있다. 데쳐서 양념초고추장을 하거나 된장을 넣어서 버무려 먹어도 좋다.
냉잇국
가장 많이 하는 조리법으로 끓는 물에 쌀뜨물과 된장을 풀어서 국을 끓이면 냉이의 향이 그대로 살아난다. 여기에 조개나 멸치, 잔새우 등을 넣어 맛을 낸다. 다진 마늘을 넣으면 마늘 향과 잘 어우러진다.
냉이뿌리 무침
나물을 만들 때처럼 뿌리를 잘 씻어 끓는 물에 데친다. 된장과 고추장 다진 마늘, 깨소금을 넣고 간을 맞추고 마지막으로 참기름을 넣어 향을 더한다.
냉이 생무침
연한 냉이를 깨끗이 씻어 고춧가루, 소금, 다진 마늘, 통깨를 넣고 무치다가 김을 부수어 넣는다. 참기름을 넣어 향을 낸다. 봄 냉이도 좋지만 생으로 무치기에는 가을 냉이가 더 좋다.
냉이 겨자무침
냉이를 다음고 깨끗이 씻어 소금물에 데쳐 찬물에 헹구어 물기를 뺀다. 겨자를 따뜻한 물에 풀어 매실효소를 넣고 소금으로 간을 한 뒤 냉이에 조금씩 넣어가며 무치고 다진 파와 다진 마늘과 깨소금을 넣는다.
냉이 튀김
뿌리와 줄기, 잎 전체를 잘 씻어 튀김가루를 입혀 살짝 튀겨낸다. 쑥과 함께 해도 좋다. 아이들의 간식으로 사용한다.
냉이 건초
냉이를 잘 마렬 두고두고 물을 내어 마신다. 냉이를 소주에 넣고 숙성시켜서 건강주로 먹어도 좋다.
냉이 녹즙
냉이는 뿌리의 약성도 좋지만 녹즙으로 쓰기엔 잎이 좋다. 식이섬유가 많으므로 봄날 아침에 춘곤증을 이겨줄 식품으로 먹으면 좋다.
(변현단 글 / 안경자 그림, "약이 되는 잡초음식, 숲과 들을 접시에 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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