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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한 '독거중년'이 몰려온다!
1인가구 40%가 독거중년인데... 복지에선 '사각지대'
직장인 이모씨(47)는 퇴근이 즐겁다. 오후 6시, 서둘러 회사를 빠져나온 그의 발걸음은 서울의 한 볼링장으로 향했다. 동호회 사람들과 2시간쯤 볼링경기를 즐긴 이씨는 가벼운 맥주와 함께 치킨으로 저녁을 대신했다.
오후 11시쯤 집으로 돌아온 그는 와인을 마시며 하루를 마무리했다. 주말에는 피트니스 클럽에서 운동한 뒤 교외로 드라이브를 갈 계획이다. 이씨는 2년 전 이혼하고 '나 홀로 삶'을 즐기는 '독거중년'이다.
이씨와 같은 '독거중년'은 빠르게 늘고 있다. 통계청 인구총조사에 따르면, 8월 기준, 국내 1인가구 수는 561만8000여 가구로 집계됐다. 2015년(520만 3000가구)보다 41만5000가구가 더 늘었다. 이 중 40~64세 중장년 1인가구는 225만5000여 가구로 전체 1인가구 중 40%를 차지했다. 바야흐로 '독거중년 전성시대'가 도래한 셈이다.
자유는 늘었지만 외로움도 많아져
화려한 면만 있는 것은 아니다. 독거중년의 가장 큰 적은 '외로움'과 '질병'이다. 이씨는 "25년 넘게 일해 서울에 집 한 채를 마련했지만, 넓은 집에서 혼자 끼니를 때울 때면 울컥하고 외로움이 엄습할 때가 있다"며 "문득 '이러다가 병이라도 걸려 고독사하는 게 아닌가'하고 걱정도 된다"고 털어놨다.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독거중년 김모씨(53)씨는 매달 누나가 가져다주는 반찬으로 끼니를 해결한다. 김씨는 "요리를 해 본 적이 거의 없다 보니 주방이 있어도 인스턴트로 때우거나 밖에서 사 먹는다"며 "열무김치를 좋아하는데 내 손으로 만들 엄두가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질병이나 저소득 때문에 가정을 꾸리지 못한 독거중년도 있다. 만성신부전증 탓에 직업을 갖지 못한 최모씨(46)는 18년째 기초생활수급비를 받으며 독신으로 살아왔다.
최씨의 가장 큰 두려움도 '고독'이었다. 인근 교회나 돌봄센터로 봉사를 다니며 외로움을 달래고 있다고 전한 그는 "가끔 갑자기 쓰러질 때가 있는데, 주위에 아무도 없다"며 "무연고 고독사로 생을 마치진 않을까 걱정된다"고 걱정했다.
독거중년 위한 복지 늘고 있지만, 아직은 '사각지대'
독거중년이 급증하면서 이들을 위한 복지제도도 하나둘씩 도입되고 있지만, 청년일자리나 노인복지와 비교하면 턱없이 부족해 '복지사각지대'라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 종로구청은 지난 5일 64세 미만 독거남성을 대상으로 한 '소금 빼고 건강 더하기'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고혈압이나 당뇨 등 성인병 발병군에 놓인 중년남성에게 요리를 가르치고, 단절된 사회적 관계망을 회복하는 것이 주된 목표다.
서울 마포구청도 올해 초부터 '1인 중장년층의 심신회복을 위한 전담주치의 사업(더 이음 프로젝트)'을 시작했다. 구청 관계자는 "마포구 주민센터를 통해 신청받은 독거중년 50명에게 건강진단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며 "연말 성과검토를 거쳐 사업 확대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전했다.
지방자치단체들이 점차 독거중년을 대상으로 한 복지프로그램을 시도하고 있지만, 심리치료나 건강진단, 소규모 활동에 그치는 '걸음마' 수준이다.
여성가족부 관계자는 "전국 지자체 산하 건강가정지원센터에서 중년 1인가구를 위한 심리·정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지만, 151개 센터 중 일부에 불과하다"며 "내년부터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시행 센터도 늘릴 계획이지만 아직 독거중년을 위한 복지정책은 미약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https://news.v.daum.net/v/20180909084553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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