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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고지신, 인문고전의 힘! 본문
온고지신, 인문고전의 힘!
전국시대 공자로 상징되던 유가(儒家)와 대척점에 서 있던 학파로 묵가(墨家)가 있다. 유가가 효제(孝弟)를 기본으로 하는 인(仁)의 철학을 주창했다면 묵가는 모든 사람에게 보편적인 사랑, 즉 겸애(兼愛)를 기반으로 삼았다.
묵가를 대표하는 묵자는 유가에 대해 “옛것을 따르기만 할뿐 새롭게 만들지는 않는다”라고 비판했다. 전설의 요순(堯舜) 임금의 시대와 그 뒤를 이은 주(周)나라를 이상적인 국가로 삼아 그 예법과 통치철학만을 맹목적으로 따른다는 비판이었다.
공자가 이 비판을 염두에 두었던 것은 아니겠지만, <논어> ‘위정(爲政)’에는 묵자의 주장에 마치 대응하는 듯한 말이 실려 있다. “옛 것을 익혀 새로운 것을 알면 스승이 될 만하다.(溫故而知新, 可以爲師矣)” 원문인 ‘온고이지신’(溫故而知新)으로 잘 알려진 유명한 말이다. 공자는 옛 것을 무작정 따르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것을 알기 위해 열심히 옛것을 익히고 공부해야한다고 주장했다.
그렇다면 옛글을 통해 새로운 것을 알려면 어떻게 글을 읽어야 할까. <예기>에는 이렇게 실려 있다. “단순히 외워서 아는 학문으로는 다른 사람의 스승이 되기에 부족하다.(記問之學 不足以爲人師)” 여기서 ‘기문지학’이란 피상적인 학문을 뜻한다. 단지 외워서 공부하는 것으로 오늘날로 치면 암기식 공부라고 할 수 있다. 이 같은 주입식·암기식 공부, 즉 생각이라는 과정 없이 무턱대고 공부하면 그 지식을 응용해서 새로운 것을 얻을 수 없다. 당연히 그것을 남에게 가르칠 수도 없다. 그래서 스승이 되기에 부족하다고 했던 것이다.
생각하는 공부의 중요성은 <논어>에도 실려 있다. “배우기만 하고 스스로 생각하지 않으면 모호해지고, 생각만 하고 배우지 않으면 위태로워진다. (學而不思則罔 思而不學則殆)” 배웠다면 스스로 생각하는 과정을 통해 완전히 자신의 것으로 체득하라는 말이다.
지식은 많으나 응용하지도, 실천하지도 못한다면 전혀 쓸모없는 지식에 불과하다. 이런 사람을 두고 유대인의 지혜서 탈무드에서는 “책을 읽기만 하고 생각하지 않는다면 당나귀가 책을 잔뜩 싣고 가는 것과 다를 바 없다”라고 신랄하게 비판하고 있다.
한편, 머릿속에 든 것도 없이 생각만 많으면 든든한 지식 기반이 없기 때문에 불안하기 짝이 없다. 그래서 위태로운 지경에 빠지는 것이다. 이런 사람들은 당장 보기에는 아이디어가 많은 것 같으나 이론적으로는 뒷받침하지 못한다. 요즘으로 치면 잔꾀나 부리는 사람이 되고 만다.
진정한 공부란 지식을 얻는 것과 스스로 생각하는 것, 이 두 가지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다. 공부를 통해 머릿속에 충분한 지식을 축적하고, 생각을 통해 그 지식을 응용하고 비판하고 표현하고 경험함으로써 내가 쓸 수 있는 지식이 된다.
오늘날은 혁신적인 생각과 창의력을 가진 개인과 기업이 성공하는 시대다. 남들이 생각하지 못하는 것을 생각해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사람이 남다른 결과를 만들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창의력은 무에서 유를 만들어내는 것은 아니다. 옛것을 기반으로 생각이라는 과정을 거침으로써 새로운 것을 만들어낼 수 있다. 옛것은 오랜 세월을 두고 검증된 인문고전이다. 생각할 수 있는 힘을 길러주는 것도 바로 인문고전의 힘이다. 첨단 시대일수록 인문학을 공부해야 하는 이유다.
http://news.kbiz.or.kr/news/articleView.html?idxno=470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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