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귤 까먹고 만화책 보며 뒹굴... '소확행' 아세요? 본문
귤 까먹고 만화책 보며 뒹굴... '소확행' 아세요?
저녁 6시. 직장인 김송희씨(33)는 퇴근 시간이 되면 부리나케 집으로 향한다. 겨울과 썩 잘 어울리는 카펫이 깔린 그가 사랑하는 공간이다. 집에 도착하면 불편했던 렌즈를 뺀 뒤 뱅뱅이 안경을 쓰고 편안한 별무늬 파자마를 입는다. 그리고 김씨를 행복하게 해주는 준비물(중학교 때 보던 만화책 1권, 귤 2~3개, 전기장판)을 챙긴다. 귤을 까먹고 만화책을 보며 하루의 피로를 잊는다. 올해 4살이 된 반려견 '똘이'가 다가오면 볼을 부비부비하며 미뤄뒀던 정을 나눈다. 김씨는 "이런 소소한 것들이 나의 행복"이라고 말했다.
'소확행'(小確幸, 바쁜 일상에서 느끼는 작지만 확실한 행복) 찾기가 화두다. 김난도 서울대 소비자학과 교수가 올해 트렌드로 제시해 유명해진 이 단어는 당초 일본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를 통해 처음 알려졌다. 하루키는 1986년 수필 '랑겔한스섬의 오후'에서 "갓 구워낸 빵을 손으로 찢어 먹는 것, 서랍을 열면 반듯하게 접어 넣은 속옷이 잔뜩 쌓여 있는 것, 고양이와 함께 침대에 누워 빈둥거리는 것"이라고 표현했다.
소확행이 입소문처럼 떠오른 것은 먼 미래의 큰 행복보다 지금 누리는 작은 행복이 더 중요하단 인식이 점차 퍼지고 있어서다. 복권 같은 행복을 꿈꾸기엔 성장은 더디고 월급통장은 제자리걸음이다. 밖에 나가면 한파·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리고 때론 재난과 마주치기도 한다. 가끔 친구들을 만나면 '우린 흙수저'라고 한탄하며 술잔을 기울이기 바쁘기도 하다.
이 같은 현실 속에서 소확행은 지난해 화두였던 '욜로'(YOLO, 인생은 한 번뿐)보다 더 작고 확실해졌다. 욜로가 '해외여행·쇼핑' 등으로 소비력이 필요한 개념이었다면, 소확행은 돈 없이도 누구나 누릴 수 있는 행복처럼 여겨진다.
익명을 요구한 한 심리전문가는 "과거에는 큰 목표를 세워두고 언제 올지 모르는 행복을 위해 참는 것이 보통이었다면, 요즘 세대들은 그때 그때 작은 행복이라도 즐기는 것을 더 선호하는 것 같다"며 "갑자기 떠오른 트렌드라고 하기보단 시대가 바뀜에 따라 삶의 방식과 중요도가 달라진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http://v.media.daum.net/v/201801280438061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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