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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사 예약환자, 삶에서 자연사를 예약할 수 있다면...

독립출판 무간 2018. 1. 25. 17:34
자연사 예약 환자

어머니가 골목길 과속 운전 때문에 교통사고를 당하셨어요.
혼자 행정 처리하기는 불편하신 터라,
링거 줄을 달고 조심조심 걸음을 옮기시는 어머니를 모시고,
데스크로 가서 필요한 발급신청을 도와드렸어요.

저도 치료를 받는 것들이 있어서
“엄마~ 보험회사 제출용 상세내역서 필요하지 않아?”라고 여쭸더니,
“어~ 엄마는 보험 없어~ 자연사하기로 했거든...”

데스크에서 음료 마시다 그 말을 들으신 간호사 몇 분이
순간 입에서 음료를 뿜으셨어요. ^^

삶에서 ‘자연사’를 예약할 수 있다면...

이렇게 순간순간 재치와 여유를 부리시는 어머니의 센스에
오늘 하루 병원에서도 즐거움이 가득했습니다. ^^


(사랑밭새벽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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