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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체 음식대전 : 혀끝을 사로잡는 향토색 찾아... K팝-드라마-먹거리로 한류 바통 터치 기대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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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체 음식대전 : 혀끝을 사로잡는 향토색 찾아... K팝-드라마-먹거리로 한류 바통 터치 기대

독립출판 무간 2016. 7. 30. 20:24

 

지자체 음식대전 : 혀끝을 사로잡는 향토색 찾아... K팝-드라마-먹거리로 한류 바통 터치 기대

경주 신라 콘셉트 '별채반', 포경 활발하던 울산 '고래빵'... 오모가리탕, 곤달비 비빔밥, 용궁순대, 송어만두, 더덕보쌈... 미식관광으로 정착되려면 특산물로 조리 및 구매까지 체계적 프로그램 설계 필요

 

전국이 음식대전(大戰)을 벌이고 있다. 음식이 관광의 중심으로 떠오르면서다. K팝과 한류 드라마 등의 영향으로 한국 음식에 대한 외국인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지방자치단체마다 지역의 특색 있는 맛 문화를 관광 상품으로 연결하기 위해 향토음식을 개발하거나 음식을 주제로 한 거리를 만들고 있다. 음식 체험·관광 프로그램까지 만들며 관광객들을 불러 모으고 있다.

 

◆ 지자체에서 부는 향토음식 개발 붐

경북 경주시는 최근 신라의 맛이 전해져 내려온 향토음식 브랜드 별채반을 개발했다. 별채반은 최고를 상징하는 ‘별’과 밥상이라는 순우리말인 ‘채반’의 합성어이다. 육부촌 육개장과 곤달비, 떡갈비 등 모두 7종류의 음식을 개발해 국내외 관광객들에게 선보이고 있다.

포항시는 과메기와 물회, 영일만 검은 돌장어와 함께 포항 해신탕, 등푸른 막회를 향토음식으로 선정했다. 포항 해신탕에는 포항만의 색과 멋이 담겨 있다. 문어와 돌장어, 대게, 전복 등 싱싱한 해산물에 부추와 시금치 등을 넣고 끓여 칼칼하고 시원한 맛을 내는 고단백 음식이다. 등푸른 막회는 전어와 청어, 꽁치 등 계절에 따라 어획되는 등푸른 생선을 활용한 것이다.

울산은 고래를 주제로 만든 먹을거리가 인기다. 동네빵집 대표들이 모여 만든 고래빵이 대표적이다. 지난 4월부터 포경 전진기지였던 1970년대 장생포 마을을 재현한 고래문화마을에서 판매하고 있다. 고래빵은 선사시대 바위그림인 반구대암각화에 나오는 고래와 닮은꼴이다. 잉어빵에 잉어가 없듯이 고래는 없다. 울주군 서생면에서 생산된 미역과 유자를 갈아 넣은 마들렌으로 촉촉하고 부드러운 맛이 특징이다.

김춘광(48) 대한제과협회 울산시지회 사무국장은 “지역 특산물을 활용해 울산 하면 떠올릴 수 있는 빵을 만들자고 생각했다”며 “관광객들에게 입소문이 나면서 매출도 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쉽게 맛을 볼 수 없는 고래고기를 활용한 고래밥상도 관광객에게 인기다. 2013년 울산시 남구가 개발했다. 고래의 먹이인 해초와 해산물 등을 활용해 만든 비빔밥과 돈까스, 찌개, 정식 등이다. 현재 음식점 12곳에서 판매하고 있다.

강원도는 감자붕생이밥과 송어덮밥 등 지역 특산물을 활용한 퓨전한식을 개발했다.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을 앞두고 평창과 강릉, 정선 지역 고유 식재료와 전통음식을 소재로 만든 것이다.

 

◆ 음식거리에 음식축제까지

향토음식을 맛볼 수 있는 음식거리도 곳곳에 조성되고 있다. 전남도는 22개 기초 지자체에 전남 대표 음식을 맛볼 수 있는 거리를 만들기로 했다. 지난해 6월 호남선 KTX 개통 이후 수도권 관광객이 개통 전보다 41.9% 증가한 데 따른 것이다.

순천의 국밥과 광양 불고기, 곡성의 참게·은어, 보성의 꼬막정식, 강진의 돼지불고기, 영광의 굴비정식 등 9개 음식 중 4개를 뽑아 대표 음식거리로 만든다. 전북 고창군은 사라져가는 향토음식의 새로운 가치를 찾기 위해 식도락 마을 발굴에 나선다. 광주시는 동구 보리밥, 광산구 송정리 향토떡갈비, 북구 유동 오리탕 등 지역별로 다른 음식거리를 만들었다.

음식을 주제로 한 축제까지 열린다. 전남에서는 다양한 남도음식을 맛볼 수 있는 남도음식문화큰잔치가 매년 열린다. 이 축제는 올해로 23년째 열리고 있다. 경남도는 지역 향토음식 발굴과 관광 상품화를 위해 경남향토음식축제를, 광주시는 세계김치축제와 우리밀축제, 음식인 맛자랑 경연대회 등을 열고 있다.

김준홍 포항대 교수는 “지역 대표음식이 관광지 선택의 주요 기준이 되고 있는 시대”라며 “맛있는 음식은 그 지역에 대한 이미지를 긍정적으로 만들고, 여행 후 주위 사람들에게 구전 효과가 매우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 지역 맛 대표 못하거나 맛집 선정 두고 불만 나오기도

유커(중국인 관광객) 등 관광객이 몰리는 제주도는 식품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향토음식점을 확대하겠다고 했지만, 향토음식점은 오히려 감소하고 있다.

제주도내 향토음식점은 현재 69곳이다. 이 중 절반이 넘는 58곳이 2009년에서 2010년 사이 지정됐다. 2011년부터 2년간은 신규 지정 업소가 없었으며, 2013년 7곳, 지난해 4곳이 추가 지정되는 데 그쳤다. 향토음식점으로 지정됐지만 자격을 유지하지 못하는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제주도는 2년에 한 번 하는 정기심사를 거쳐 지난해 향토음식점 16곳을 지정 취소했다.

향토음식점이 늘지 않는 원인으로 지정 향토음식 인지도 저조, 필요성 인식 부족 등이 거론되고 있다. 부득이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제주산 식재료만 사용해야 하는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는 음식점도 상당하다.

지자체의 향토음식점과 맛집 선정을 놓고 불만도 곳곳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전북 익산은 KTX 개통으로 관광객이 급증하자 지난해 맛집 17곳을 선정하고 홍보에 주력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선정에 특혜 의혹을 제기하며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맛과 멋에서 지역의 음식으로 자랑할 만한 상당수 음식들은 배제됐다는 이유에서다. 지역 농산물을 이용하거나 역사성이 없어 지역을 대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지역마다 차별화되지 않은 먹을거리는 음식관광을 활성화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한다. 김현주 한국문화관광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지역의 고유한 특산물을 소재로 식재료 생산부터 조리, 시식, 구매 요소가 연결된 완결성 있는 상품이 개발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역주민이 참여하는 음식관광 콘텐츠 개발을 통해 지역경제 활성화와 연계 효과를 가져갈 수 있는 사업설계가 필요하다”“관광객 친화형 접근을 통해 특산물 기념품을 소포장하는 등 디자인하고, 온라인 판매채널 등을 확보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http://media.daum.net/culture/others/newsview?newsid=201607301901271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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