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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는 이야기

그 이름은 프랑켄푸드, 유전자 조작 식품!

독립출판 무간 2016. 7. 5. 08:40

 

인간 광우병처럼 어떤 위험은 10년이나 20년, 혹은 수십 년이 지나서야 현실로 나타난다. 그럼에도 우리는 자연의 섭리를 거스르는 일들을 서슴없이 자행하며 어떤 끔찍한 미래가 닥쳐올지 상상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유전자 조작 식품의 위험도 마찬가지다. 그것이 얼마나 안전한지 입증할 수 없으며, 어떤 위험을 가져올지 모르는 불확실한 시대에 살고 있다.

 

아무리 과학이 발달했다고 해도 생명의 오묘한 신비에는 접근할 수 없다. 과학은 어쩌면 실험자가 원하는 실험적 결과만을 얻어낼 수 있고 이를 통해 행복할 수 있는 사람들의 잔치인지도 모른다. 그것이 정신적 만족이든 경제적 목적이든 인류의 미래를 위한 공명심이든 말이다.

 

직접 몸으로 느낄 수 없는 위험, 스스로 통제할 수 없는 위험 속에서 살아간다는 것은 생각만 해도 끔찍한 일이다. 단순히 상한 고기나 싹튼 감자, 독버섯을 먹거나 전염병에 걸렸다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아무리 콜라를 마셔댄다고 해도 치아가 부식되는 것을 눈으로 볼 수가 없고 마가린을 먹은 사람의 혈관이 염증을 일으키는 것도 볼 수가 없다. 오염된 고기를 먹은 사람이 언제 어떻게 병이 날지도 알 수 없다. 긴 역사를 통해 자연 재해나 사고에 대처하는 지혜를 쌓아왔던 인류는 이제 위험의 정도를 예측할 수 없이 숨 가쁜 세상을 힘겹게 살아가고 있다.

박, 오이를 먹고 있다고 생각하면 정말 소름이 끼친다. 그러나 누구나 다 그렇게 느끼는 것은 아니다. 당도가 높고 시들지 않은 딸기를 먹는 것만으로도 행복해 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다.

 

인류는 초여름에만 딸기를 먹는 것에 만족하지 못하고 계절에 상관없이 늘 맛있는 딸기를 먹고 싶어한다. 제철이 아닌 때 출하된 딸기들에 더 높은 값을 쳐주기 때문에 생산자도 돈을 더 많이 벌 수 있다. 계절의 연관성이나 어느 지역의 어느 생산자가 생산했는지는 더 이상 중요하지 않다. 궁금증도 없다. 눈에 보이는 풍요롭고 근사한 식품만이 황홀할 뿐이다.

 

유전자 변형 기술은 이른바 '종자거세 기술'이라고 하는 터미네이터 기술로 모든 종자를 불임으로 만들었다. 생명공학이라는 미명 아래 다국적 기업들이 전 세계 거대 종묘회사들을 사들여 특허권을 주장하며 매년 새로운 종자와 농약을 함께 팔고 있다.

 

전 세계 대부분의 유전자 변형 기술을 독식하고 있는 '몬산토'라는 회사는 제2차세계대전 당시에는 신경가스로, 70년대에는 농약 판매로, 80년대에는 유전자 조작 식품과 농약으로 전 세계인의 건강과 환경을 뒤흔들어 놓고 있다. 그럼에도 WTO에 의해 종자 기술 특허를 지적재산권 강화로 보호받고 있고 통관 절차나 안정성 문제는 무역장벽이라고 몰아붙여 전 세계적으로 패권을 보장받고 있다.

 

이제 농부들이 수확한 결실의 일부를 다음 해 종자로 사용하기는 매우 어렵다. 매년 종자를 구입해야 하고 그 씨앗을 키우기 위해 종자를 판매한 회사에서 화학 비료와 농약을 구입해야만 한다. 농부들은 더 이상 번식할 수 없는 '종말 유전자' 때문에 매년 돈을 써야 한다. 나아가서는 그들의 방식에 우리의 삶이 송두리째 종속되어감을 의미한다. 그 불임 유전자가 다른 식물에 확산되어 모두 대가 끊겨버리면 우리는 굶어야 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일부 바이러스를 제외하고 모든 생물은 세포로 구성되어 있으며 세포 안 염색체 속에 고유의 유전자가 있다. 유전자에는 생명 활동에 필요한 생리 물질들을 생산할 수 있도록 암호로 그 명령이 기록되어 있다. 유전자를 통해 고유 형질을 발현하고 후대에 이어준다.

 

지구상 모든 생물의 유전자는 똑같은 암호로 기록되어 있는데 이 암호를 해독할 수 있다면 유전자 안의 암호 명령을 인위적으로 바꿀 수 있을 것이라는 발상에서 출발한 것이 바로 유전자 조작이다.

 

생명체 간 유전자 교환은 동종끼리 자손을 남기기 위해서만 이뤄졌다. 그러나 유전 공학의 발달은 유전자를 기계의 부품처럼 얼마든지 바꿀 수 있다는 생각을 가능하게 했다. 유전자 조작 기술은 전통적인 품질개량과는 질적으로 차원이 다른 문제다. 육종 재배를 통해서는 유전적 특성이 같은 종이나 비슷한 종끼리만 전달이 가능하지만, 유전자 조작을 통해서는 다른 종의 유전자에 들어가 생명체의 성질 자체를 완전히 바꿔버릴 수 있다.

 

유전자를 바꾸는 것은 아주 정밀한 작업처럼 보이지만 사실 세포 안의 염색체를 향해 유전자를 쏘아 넣는 것과 비슷하다. 모든 세포는 세포막과 세포벽으로 자신의 유전 형질과 생명 활동을 보호한다. 이런 세포를 뚫고 들어가기 위해 유전자총이나 뿌리혹박테리아 등이 그 역할을 하고 있다. 유전자 이식은 무차별적으로 이뤄지는데 원치 않는 다른 염색체 사이에 끼어 들어가거나 뒤집혀 들어갈 수도 있으며 한 곳이 아닌 여러 곳에 다발적으로 들어갈 수도 있다. 아무도 그 결과를 상상할 수 없는 위험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유전자 조작 식품을 강력히 규제하는 것은 더 이상 늦출 수 없는 정부의 당면 과제다. 우리는 유럽인들보다 10배나 더 많은 유전자 조작 식품을 먹고 있다. 그들처럼 비의도적 혼입율을 3%에서 0.9% 이하로 낮추고 최종 제품에 무조건 표시하는 완전 표시제를 서둘러 시행해야 한다. 소비자들의 알 권리와 선택 속에 유전자 조작 식품의 운명을 결정지어야 한다. 개개인도 가공식품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면서 우리 땅에서 자란 전통 먹을거리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이태리 스페인 광장에서 맥도날드에 반발하며 출발했던 슬로우푸드 운동가들은 이제 기업농이 아닌 소농을 보호하고 단일 품종이 아닌 생물의 다양성을 확보하며 지역 생산품들을 지키는 일이 중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유전자 조작 문화는 슬로우푸드 운동의 모든 사회적 기반을 붕괴시킨다고 판단하며, 유전자 조작 식품을 생산하고 판매하는 일을 5년간 동결해 생태계에 휴식을 주자고 요구하고 있다.

 

모든 생명이 평화롭게 공존하는 지속 가능한 세상을 꿈꾸는가? 지구 저편에서 들려오는 작은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함께 하고자 할 때 조금이라도 희망을 꿈꿀 수 있을 것이다.

 

(출처 : http://media.daum.net/life/health/welln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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