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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동백서·조율이시... 관습일 뿐, 차례의 본질이 중요하다!

독립출판 무간 2016. 9. 8. 21:05

"홍동백서(紅東白西)·조율이시(棗栗梨枾)에 너무 얽매이면 안 됩니다. 중요한 것은 돌아가신 부모님을 섬긴다는 차례의 본질을 되새기는 것이지 형식이 아닙니다."

 

민족의 대명절인 추석을 앞두고 차례상은 많은 이들에게 부담으로 다가온다. 올해 차례상을 차리는 비용은 25만∼30만원에 이를 것으로 조사됐다. 제수만 마련하면 되는 것도 아니다. 붉은 과일은 동쪽, 흰 과일은 서쪽이란 '홍동백서', 왼쪽부터 대추, 밤, 배, 감 순서로 올리는 '조율이시' 등 진설 형식도 복잡하다.

 

 

하지만, 한국 유교문화의 본산인 성균관 박광영 의례부장은 차례상을 차리는 데 언급되는 엄격한 규칙은 단지 관습일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성균관에서 유교 전통 행사를 책임지는 박 의례부장은 "차례라는 말 자체가 기본적인 음식으로 간소하게 예를 표한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그는 "홍동백서와 조율이시 등은 문헌에 나오는 것이 아니라 관습으로 내려온 것"이라며 "이를 마치 법칙같이 따르면서 고집하는 것은 이제 변해야 할 문화"라고 강조했다.

 

제사를 지낸다는 가장 기본적인 부분은 바뀔 수가 없다. 그러나 음식 등의 부분은 시대와 관계가 있으니 변해야 한다고 그는 설명했다. 예를 들어, 예전에는 '적(炙)'이라고 불리는 구운 고기가 주로 차례상에 올랐으나, 요새는 구하기 쉬운 동그랑땡이나 꼬치 등도 많이 등장한다.

 

그는 "유교는 보수적이고 원칙만 고집하는 학문으로 보일 수 있으나, 유교의 기본 사상은 '모든 세상이 변한다'는 것"이라며 "가족이 편안할 수 있는 방향으로 차례상이 간소화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늘날 차례상이 이처럼 복잡해진 것은 일제강점기와도 밀접한 연관이 있다. 일제강점기 때, 말살된 민족문화를 광복 후 되살리려는 과정에서 다소 과하게 형식을 찾게 됐고, 지금과 같은 차례상 차림이 탄생했다는 것이다.

 

박 의례부장은 "제대로 전승되지 못한 유교가 근대화 과정 속에서 여러모로 왜곡됐다"며, "과한 상차림은 남들을 의식했기 때문에 나온 것이기도 하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는 "돌아가셨기 때문에 섬길 수 없는 부모께 못다 한 도리를 다하기 위해 마련하는 것이 바로 제사"라며, "차례상이 아무리 화려해도 정성이 없으면 지내는 의미가 없고, 조촐하다고 해도 조상을 향한 정성과 공경이 담겨있다면, 그 의의를 다하는 것이고, 후손들도 이를 보고 자연히 '효'라는 덕목을 배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http://media.daum.net/society/newsview?newsid=20160908061602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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