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출판 무간
먹방, 돈의 맛일까? 입의 맛일까? 재료의 맛일까? 본문
오늘은 12월 25일 성탄절이다.
느즈막이 일어나 씻고, 컴퓨터 앞에 앉았다, 유투브를 본다.
백종원씨를 비롯한 알만한 연예인이 나오는 짧게 편집된 영상을 하나 봤다.
일명, 먹방이다.
영어로는 Mukbang이란다.
그런데 이런 생각이 든다.
'우리는 지금 돈의 맛에 길들여지고 있지 않을까?'
"행복하다"는 멘트 때문에 떠오른 생각이다.
이 때의 '행복'은 맛있다, 그래서 만족한다는 뜻일 것이다.
그런데 그 맛과 만족을 얻는 데는 '돈'이 전제되어 있다.
물질만능주의 운운하지 않더라도 '지금' 이 시대 이 사회의 진리 아닌 진리, 상식 아닌 상식이 된 지 이미 오래다.
이런 음식 저런 음식, 이런 맛 저런 맛, 이런 레시피 저런 레시피 운운 하는 것은 보면 반증된다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맛'과 '만족' 그자체를 알리기 위해 먹방을 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출연한 연예인이 "행복"을 말하지 않는 점이다.
백종원씨가 출연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영상'에 '돈'이 가려져 있다.
'사업'이라고 해도 좋다.
여기서 잠깐, 내가 '돈'이나 '사업'을 부정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취지는 다 좋은데, 그러 그러한 것들이 지향하는 바가 무엇이냐, 그것이다.
'영상'만을 위한 것이라면, '만화'나 '영화'가 더 나을 것이다.
굳이, 그런 내용으로 '영상'을 만들어 방송하는 이유가 뭘까?
그 '이유'를 찾는 시작점으로 그 '맛'을 어떻게 보고 있을까에 대해 생각해 봤으면 좋겠다 싶다.
맛... 맛에는 '재료'의 맛, '손'의 맛, '조미료'의 맛, '입'의 맛이 있다.
입의 맛을 예로들어 살펴보자. 다 만들어져 상에 올려진 '음식'을 먹었을 때 '느끼는' 맛이다. 자연의 식재료 그리고 사람에 의해 적절하게 다듬어진 그것 자체가 가지고 있는 맛, 사람의 손이 만들어 내는 맛 달리 우리가 손맛이라고 부르는 그것, 간장을 비롯한 조미료의 맛 다시 조미료가 가지고 있거나 자연의 식재료와 섞여서 만들어 내는 맛이 합쳐진, 최종의 음식으로부터 혀를 비롯한 우리 몸이 가지게 되는 '느낌'이다.
그러니까, 우리는 식재료의 맛을 알지 못한다. 우리 몸이 느낄 뿐이다. 그러니까, 우리가 맛이라고 말하는 것은 실제가 아니라, 우리 몸을 통한 반영, 상징, 느낌일 뿐이다. 그러니까 우리가 말하는 맛은 사실 인위적이다. 그러니까, 우리는 인위적이지 않은, 달리 무위적인, 다시 자연적인 맛을 "담백하다"라고 표현한다. 담백하다는 말은 '맛이 없다'는 뜻이다. 맛이 없다는 말은 '맛을 알 수 없다'는 말과 통한다.
노자의 말이 떠오른다.
"일부러 일삼은 다섯 가지 맛은 사람의 입맛을 망가뜨린다(五味, 令人口爽 : 도덕경 12장)."
"도道가 뱉는 말은 담백하다!(道之出口, 淡乎! : 도덕경 35장)"
우리는 '지금' 미혹되고 있는 것이 아닐까?
스스로를 미혹시키고 있는 것이 아닐까?
'돈'을 밑바닥에 깔고 앉은, '맛'을 내세운 먹방을 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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