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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쑥갓, 아무 데서나 잘 자라고 털털하기 그지 없는 들쑥갓! 본문

풀꽃세상야

개쑥갓, 아무 데서나 잘 자라고 털털하기 그지 없는 들쑥갓!

독립출판 무간 2016. 7. 7. 07:05

(사진출처 : Daum 카페 소향1004)

 

농장 자재창고 앞에 여름 가늘 내내 모퉁이를 차지한 채 머리를 빳빳이 세웠던 잡초가 있다. 허름한 빌라 벽과 시멘트 길바닥, 조그맣게 피어난 풀이 있다. 여기도 있고 저기도 있다. 풀잎 모양이 쑥갓처럼 생겼다. 쑥갓처럼 생겼지만, 꽃은 쑥갓꽃이 아니다. 쑥갓이나 상추의 꽃을 보기는 그리 어렵지 않다. 한여름 부쩍 웃자란 상추나 쑥갓을 자르지 않고 그대로 두면 꽃을 피운다. 특히 텃밭농사를 하는 사람들은 6월까지는 열심히 한다. 하지만 감자를 수확하고 난 뒤부터는 장마철도 시작되고, 무더위가 기승을 부려서 그런지 몇 평 되지 않는 텃밭이나마 오고 싶어 하지 않는다. 그래서 그런지 7~8월경 텃밭에서 가장 많이 보게 되는 꽃이 쑥갓꽃이나 상추꽃이다.

 

쑥갓꽃은 대개 군락을 이루어 노랗게 피어 있다. 들국화처럼 생겼지만 국화보다 더 소박하면서도 단아한 모습이다. 그 노란 빛은 일부러 물들인 것처럼 아름답다. 밭에는 주인이 내팽개친 쑥갓이 자라서 쑥갓꽃이 피고, 밭 가장자리에는 애초부터 누구의 관심도 받지 못했던 '개쑥갓'이 핀다. 잎을 뜯어서 먹어보면 맛이 쓰다. 쑥갓의 맛보다 훨씬 못하다. 개쑥갓은 봄부터 가을까지 노란색 꽃을 피운다. 꽃은 머리가 큰 아주머니의 파마머리 같다. 씨앗이 맺힐 때는 헝클어진 하얀 머리 또는 겨울 털모자를 쓴 것 같다. 소박하고 털털하다. 그래서 영어로 '봄에 핀 노인'이라고 부른다. 아마도 헝클어진 하얀 머리 때문에 붙여진 이름인 듯하다. 개쑥갓은 유럽이 원산지인 귀화식물이다. 북한에서는 개쑥갓을 '들쑥갓'이라고 부른다. 한의학에서는 '구주천리광'이라고도 부른다. 월경통, 산통, 치질 등에 약재로도 사용한다. 진통과 진정 효능이 있으며, 편도선염, 인후염, 복통, 불안증, 월경통에 좋고 치질에는 외용한다. 봄부터 가을 사이에 풀 전체를 채집해서 햇볕에 잘 말렸다가 바람이 잘 닿는 상태로 갈무리한다. 근육통이나 요통이 있을 때 말린 개쑥갓을 띄워 목욕을 하면 좋다.

어린잎을 따서 나물로 무쳐서 먹는다.

 

(변현단 글 / 안경자 그림, "약이 되는 잡초음식, 숲과 들을 접시에 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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