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출판 무간
노자산책 : 도덕경 제13장. 총애를 받거나 천대를 받거나 놀라고, 큰 환란을 내 몸처럼 귀하게 여겨라 본문
제 13 장
총욕약경寵辱若驚, 귀대환약신貴大患若身。
하위총욕약경何謂寵辱若驚?
총위하寵爲下。
득지약경得之若驚, 실지약경失之若警。
하위귀대환약신何謂貴大患若身?
오소이유대환자吾所以有大患者, 위오유신爲吾有身。
급오무신及吾無身, 오유하환吾有何患?
고귀이신위천하故貴以身爲天下, 약가기천하若可寄天下, 애이신위천하愛以身爲天下, 약가탁천하若可託天下。
총애를 받거나 천대를 받거나 놀라고, 큰 환란을 내 몸처럼 귀하게 여겨라.
어째서 그런가?
총애가 사람을 변화시키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총애를 받아도 놀라고, 천대를 받아도 놀라라는 것이다.
어째서 그런가?
큰 환란이 생기는 것은 내게 몸이 있기 때문이다.
내게 몸이 없다면, 어떻게 큰 환란이 생기겠는가?
그러므로 내 몸을 천하만큼 귀하게 여긴다면 천하를 맡길 수 있고, 내 몸을 천하만큼 아낀다면 천하를 다스리게 할 수 있는 것이다.
이 장은 제12장에 대한 부연이다. 우리가 주목해야할 점들이 있는데, 첫째 “총위하寵爲下”는 총애가 천대로 변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총애가 사람을 변화시킨다는 의미라는 점이다. 총애 역시 높이 받들어지고 싶은 마음이나 귀하게 여겨지고 싶은 마음, 그렇게 되기 위해서 다툼을 벌이거나 도둑질을 일삼게 하는 “뛰어난 것”(賢 : 제3장), “얻기 어려운 재화(難得之貨 : 제3장)”, “말 타며 사냥하는 것”(馳騁畋儠 : 제12장) 등과 같은 부류에 속하기 때문이다.
둘째, “위오유신爲吾有身”에서 유신有身은 그것이 “분별에서 비롯된 것임을 알아채지 못한 마음”(其心 : 제3장)과 “의지”(其志 : 제3장)의 상태를 의미하는 것으로서 분별을 하거나 일부러 일삼는 행위有爲을 비유하는 반면, “급오무신及吾無身”에서 무신無身은 그것이 “분별에서 비롯된 것임을 알아차린 마음”(其腹 : 제3장)과 “의지”(其骨 : 제3장)의 상태를 의미하는 것으로서 분별을 하거나 일부러 일삼지 않는 행위無爲를 비유한다는 점이다. 따라서 “눈이 멀고, 귀가 멀며, 입맛이 망가지고, 마음이 미치며, 행동이 어지러워지는”(五色令人目盲, 五音令人耳聾, 五味令人口爽。馳騁畋儠令人心發狂, 難得之貨令人行妨 : 제12장) 것과 같은 큰 환란이 생기지 않는다는 것이다.
득지약경得之若驚, 실지약경失之若警
실지失之는 총애를 잃은 상태로서 천대를 받은 상태를 의미한다.
고귀이신위천하故貴以身爲天下, 약가기천하若可寄天下, 애이신위천하愛以身爲天下, 약가탁천하若可託天下
천하를 내 몸처럼 귀하게 여기거나 천하를 내 몸처럼 아낀다는 것은 개인적으로 지향하거나 사회적으로 합의된 욕구나 가치, 목표나 이상 등이 반영된 기준에 따라서 분별을 하거나 일부러 일삼지 않는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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