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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리법이 건강해야 음식도 건강하다!

독립출판 무간 2016. 7. 26. 14:44


조리법이 건강해야 음식도 건강하다. 최초의 인간은 음식을 동물처럼 날 것으로 먹었다. 불과 도구가 발달하면서 불에 익힌 음식, 즉 화식을 하게 되었고, 화식의 시작과 더불어 다양한 식재와 조리방법이 생겨났다. 특히 육류 섭취가 가능해졌다. 불에 익힌 음식은 부패가 더디고 저장성은 높아지지만 균에 대한 인간의 신체 저항력을 차츰 약화시킨다. 날 것으로 먹을 때는 생균을 먹게 되어 신체가 그대로 저항하여 다양한 균에 대한 면역력을 키운다. 반면 화식은 생물에 있는 독성을 제거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세균활동이 적어지고 위나 장에서 분비되는 효소에 주로 의존하게 된다. 생식을 하던 사람이 화식을 하게 되면 몸이 축축 쳐진다고 느끼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조리방법은 크게 생식과 화식, 발효로 나눈다. 세 가지 기본 조리법과 산업과학의 발달에 따라 음식의 변형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즉 원래의 형태 드대로 먹지 않고 가공됨으로써 영양불량을 낳게 된 것이다. 누런 밥보다는 하얀 쌀밥이 보기에도 좋고 입맛을 돌게 하며, 소화도 잘 되었다. 19세기 말, 쌀을 도정하여 왕겨를 벗겨내고 현미의 갈색 껍질을 제거하는 일이 보편화되자 영양이 풍부한 배아는 모두 떨어져 나갔다. 사실 배아는 여러 가지 영양소의 급원이다. 결국 도정된 쌀을 즐겨먹던 이들은 신경, 심장, 소화기 계통을 침범하는 결핍성 질환이 각기병에 걸리기 시작했다. 마찬가지로 룰러식 제분기를 이용해서 영양이 풍부한 배우 부분을 벗겨낸 흰 밀가루가 잘 팔려나갔다. 장기보관이 용이했으므로 인기도 좋았다.


전열기구의 발달은 조리법에 혁신을 가져왔다. 새로운 레인지 하나만 있으면 가정에서 여러 가지 소스를 직접 만들 수 있게 되었다. 식사준비도 원활하고 쉬워졌다. 하지만 조리기구의 발달과 기계에 의존하는 조리방식은 영양분 손실을 초래했다. 전열도구는 전기라는 외부의 에너지를 이용하는 것이다. 외부에서 공급되는 에너지가 없는 한 전열도구는 아무런 소용이 없다. 음식의 메뉴가 다양해진 데에는 전열기구의 발달도 한 몫을 했다. 하지만 다른 곳에서 에너지원을 가져다 쓰는 조리방식의 발달은 영양소의 파괴를 가져왔고, 다양한 메뉴는 소화기능 마저 복잡해질 것을 요구했다. 또 쾌락적인 미각만 증폭시킬 뿐 건강 자체는 도외시하는 풍조를 낳았다. 가장 좋은 조리법은 다른 곳에서 에너지원을 끌어오지 않고, 가공된 양념을 사용하지 않는 것이다. 단순한 양념과 단순한 조리방법으로 매끼 3찬 정도만 마련하여 먹는다면 건강을 해칠 일이 없을 것이다.


(변현단 글 / 안경자 그림, 약이 되는 잡초음식, 숲과 들을 접시에 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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