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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 이야기

소비중심에 선 5060 : "화려한 인생2막 위해 아낌없이"

독립출판 무간 2016. 10. 22. 19:55

소비중심에 선 5060 : "화려한 인생2막 위해 아낌없이"

 

CJ오쇼핑은 지난 해 말부터 온라인 어학교육 프로그램을 판매하는 방송을 편성했다. 태블릿 PC와 함께 구성한 이 상품의 가격은 60만~70만원으로 홈쇼핑에서 판매되는 상품 중에서는 비교적 고가다. 당초 타깃은 30~40대 직장인 또는 학업이나 입시, 취업에 대비하는 자녀가 있는 고객이었다. 그러나, 이 상품의 구매 후기를 보면, “나이 들어서도 간단한 영어 한마디쯤은 할 수 있기를 바란다”, “환갑을 넘긴 지금, 해외 자유여행을 꿈꾸며 영어공부를 하고 있다”, “내가 무언가를 할 수 있다는 성취감만으로도 좋다” 등 자신이 직접 공부하기 위해 구입한 50~60대의 글이 넘쳐난다.

 

실제로 CJ오쇼핑에서 이 프로그램을 구매한 50~60대 비중은 18%에 이른다. 일반 교육상품을 구입하는 50~60대 평균 비중인 3%보다 월등히 높은 수치다. CJ오쇼핑 문화디지털사업팀 김성은 상품기획자(MD)는 “당초 50~60대 수요가 있으리라곤 생각하지 못했다”며, “이들을 겨냥해 영어 외 다른 교육상품도 개발해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롯데백화점은 5060세대를 위해 올해 ‘스마트폰 200% 활용하기’, ‘컴퓨터와 스마트폰’ 같은 문화센터 강좌를 지난 해보다 20% 늘렸다. 당초 중년층을 대상으로 개설한 강좌는 아니었지만, 수강생 대부분이 50대 이상인 터라 편성을 확대한 것이다. 롯데백화점 김동욱 과장은 “일정 정리부터 쇼핑,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소통, 사진·동영상 촬영 및 제작까지 스마트폰이 일상의 필수품으로 자리 잡다보니, 이를 체계적으로 배우려는 5060세대가 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은퇴 후, 제2의 인생을 꿈꾸는 중년층의 요구가 늘면서 강좌도 다양해지고 있다. 이번 가을학기에는 ‘카페 창업클래스’와 ‘바리스타 자격증’ 강좌가 신설돼 수강신청 일주일 만에 접수가 마감됐다. 최근의 유행 색상이나 스타일을 조언해 주는 패션트렌드 강좌나 현명하게 즐길 수 있는 크루즈 여행 강좌 요청도 빗발쳐 다음 겨울학기에 개설될 예정이다.

 

 

■ ‘액티브 시니어’ 시대

고령화시대가 본격화되면서 50~60대 중년층이 새로운 소비층으로 떠올랐다. 1950년 이후 태어나 1970~1980년대 고도성장을 이끈 이들은 은퇴 후에도 경제적·시간적 여유를 바탕으로 외모와 건강관리는 물론 자기계발에 적극적이다. 문화생활을 즐길 줄도 안다. 부양의 대상으로 인식되던 이전과는 달리 젊은층보다 씀씀이가 큰 것도 특징이다. 이런 이들을 일컬어 ‘액티브 시니어(active senior)’라는 신조어도 생겨났다.

한국리서치의 소비자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액티브 시니어의 월 평균 카드 사용액은 177만원이었다. 30대(124만원)나 40대(136만원)보다 최소 24만원 가량을 더 소비하는 것이다. 통계청은 2020년 국내 시니어 관련 시장을 148조 6000억원 규모로 전망했다. 10년 전인 2010년 43조 9000억원 보다 3배 이상 증가한 규모다.

여행업계에서도 5060세대는 ‘큰손’으로 부상했다. 중년층의 해외여행이라면 과거에는 짧은 기간에 다녀올 수 있는 중국이나 일본 등이 주를 이뤘지만, 요즘은 미주나 유럽 등 장거리 지역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하다. 여행 서비스 전문 여행박사에 따르면, 지난해 미주 지역으로 떠난 50대와 60대 비중은 2014년보다 각각 5%포인트 증가했다. 특히, 2014년은 30대의 비중이 23%로 가장 높았지만, 지난 해에는 60대 비중이 25%로 30대(18%)보다 5%포인트 많았다. 젊은 배낭여행객들이 많이 찾던 유럽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유럽으로 가장 많이 떠난 연령대는 50대였다. 지난해 유럽을 여행한 50대와60대는 2014년보다 각각 54%, 59% 늘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여행업체들은 중년층을 겨냥해 다양한 국가를 경험할 수 있는 패키지 상품과 개인 취향에 맞춰 떠날 수 있는 자유여행 상품 등을 늘리고 있다.

 

■ ‘고령자’ 대신 ‘새로운 어른’

국내 주요 백화점들도 날로 비중이 커지는 50대 이상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전용 브랜드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다만 이때 ‘실버’나 ‘시니어’ 등의 단어는 붙이지 않는 게 불문율이다. 고객이 실제 나이보다 젊은 감성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중요한 마케팅 포인트다.

최근 출간한 <2020 시니어 트렌드>(한스미디어)를 보면, 저자 사카모토 세쓰오는 “시니어 마케팅에서 가장 어려운 점은 시니어에게 ‘시니어’라고 말할 수 없다는 점, 시니어를 타깃으로 한 상품임에도 ‘시니어용’이라고 말하기 어렵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50대 중 대부분은 자신을 시니어라고 생각하지 않으며, 60대에서도 90%가량이 고령을 뜻하는 시니어로 불리는 것을 원치 않는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은 50대 이상 중년층을 ‘고령자’ 대신 ‘새로운 어른’으로 표현했다.

새롭게 단장하면서 20대 신진 디자이너 브랜드를 입점시킨 신세계백화점 서울 강남점 5층에서 중년 여성들이 신발을 고르고 있다. 신세계백화점 제공이에 신세계백화점은 최근 서울 강남점을 새 단장하면서 아예 중년 여성복을 배치한 5층에 20대 신진 디자이너 브랜드를 입점시켰다. 또 수제 보석 액세서리를 비롯해 공정무역으로 수입한 바구니와 나무 소품, 직접 손으로 제작한 도자기 그릇 등을 선보여 전 연령대의 여성을 아우르는 공간으로 꾸몄다. 덕분에 강남점이 정식개장한 8월11일부터 지난 11일까지 이곳 중년 여성복 코너의 총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1.3% 증가했다.

자기 관리에 투자를 아끼지 않으면서 젊음을 유지하려는 욕구가 강해지는 것을 겨냥해 건강 전문 매장도 속속 생겨나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무역센터점 등 전국 6개 점포에서 건강 관리와 질병 예방, 휴식을 주제로 혈압계와 체지방 측정 기계는 물론 짐볼과 스트레칭 밴드 등을 판매하는 가정용 건강관리용품 전문매장인 ‘헬스테크’를 운영하고 있다. 헬스테크를 찾는 고객 가운데 65%가 50~60대로, 한달 매출은 매장에 따라 5000만~7000만원을 올리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앞으로 헬스테크 매장을 확대할 계획이다.

온라인쇼핑몰 11번가도 혈당계와 보청기, 지압기 등 기존에 ‘의료용품’으로 묶어 판매하던 상품을 지난 3월 ‘건강용품’ 카테고리로 따로 분류했다. 11번가 전효순 부장은 “이전에는 병을 치료하는 의료용품 위주로 선보였다면, 개편을 통해 평소에도 건강을 관리하고 싶어하는 중년층이 쇼핑하기 쉽게 분류를 세분화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온라인 시장에서도 50~60대는 신흥 소비 주도권자로 주목받고 있다. 11번가에 따르면, 올해 들어 9월까지 50~60대의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35% 증가했다. 그중에서도 대형마트나 백화점 등에서 사용할 수 있는 e쿠폰·상품권 매출이 280%나 뛰었다. 이는 중년층에서도 매장을 방문해 전단을 확인하며 상품을 구매하기보다 PC스마트폰을 통해 구입하는 소비행태가 일반화됐음을 방증한다.

 

http://media.daum.net/economic/newsview?newsid=201610212105557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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