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출판 무간
털별꽃아재비 감자밭이 좋으니? 네가 쓰레기풀이라는데...! 본문
(사진출처 : Daum 카페 이동활의 음악정원)
춘분에 심은 하지 감자는 6월 말, 하지가 지나면서 캐기 시작한다. 장마가 시작되기 전에 캐어야 하겠지만, 요즘에는 장마철을 구별하기 어렵다. 대체로 7월 안으로 감자를 캔다. 감자에 2차 북돋기를 한 후에는 5월 말부터 감자고랑 사이에 나온 잡초를 특별히 제거해 주지 않는다. 감자의 잎이 더 무성하면 광합성 작용을 통해 당분이 충분히 들기만을 기다리기 때문이다. 망종이 지나면 돌아서기만 해도 풀이 안다. 이 때 감자밭에 여지없이 나는 풀이 있다.
명아주도 이맘 때면 뿌리를 깊게 내려 1미터까지 자란다. 감자를 캘 무렵 보면 까마중과 별꽃아재비가 감자 틈 사이로 빼곡하게 들어서 있다. 별꽃아재비는 감자와 키가 같아서 감자를 캐는 데 장애가 되지 않는다. 뿌리를 깊게 내린 명아주만이 뽑기 어려운 상태다. 뽑힌다 해도 감자덩이까지 뭉텅 나온다. 감자를 캐고 나면 배추를 심을 밭에 풀이 무성하게 자란다. 그 풀이 바로 별꽃아재비다. 우리 밭에 특별히 많이 번식한다. 이 녀석들이 여기에 둥지를 튼 모양이다.
털별꽃아재비가 별꽃아재비보다 번식력이 더 강하다. 5~8월에 꽃이 피는 별꽃아재비는 털별꽃아재비보다 키가 크고 줄기가 가늘다. 별꽃아재비는 키가 20~40센티미터나 된다. 잎은 마주나고, 길쭉한 달걀 모양이며, 가장자리에 톱니가 있다. 잎 앞뒤로 털이 난다. 꽃은 별꽃아재비보다 1개월 늦은 6~9월에 핀다. 이들은 국화과에 속하는 한해살이풀로 남아메리카 열대지방에서 들어왔다. 꽃은 작지만 번식력이 왕성해서 '용감한 전사'라는 별명도 가지고 있다. 쓰레기풀이라고도 부른다. 꽃은 '쓰레기꽃' 혹은 '두메고추나물'이라고도 부른다.
밭작물을 하는 사람들은 감자밭을 순식간에 점령하는 털별꽃아재비를 문제의 잡초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쓰레기풀이라는 이름을 붙였는지도 모른다. 사료로 사용하는 데에도 한계가 있다고 생각한 모양이다. 전초는 '동추초'라 하여 약재로도 쓴다. 감가자를 캐고 나면 이래저래 잡초에 손이 가지 않는다. 감자 캐느라 힘을 소진한데다 당분간 밭도 쉬어야하니 감자밭을 그대로 둔다. 그러면 어느새 별꽃아재비의 밭이 되어버린다. 노랗고 하얀 꽃이 바람에 흔들리는 것을 보면 마치 메밀꽃밭 같다. 그대로 두면 예쁜 정원이 된다.
장마가 끝나면 털별꽃아재비 밭도 뒤엎어야 한다. 8월 초는 털별꽃아재비꽃이 다시 땅으로 되돌아가는 시간이다. 감자를 수확하고 나서 털별꽃아재비를 딱 한번 음식으로 해 먹었다.
감자를 많이 먹게 되니 별꽃아재비가 별로 먹음직스럽게 보이지 않는다. 대부분 사료로 사용하고 나머지는 다시 땅으로 돌려보냈다. 그들은 뿌리도 깊게 내리지 않아 땅을 비옥하게 만드는 좋은 녹비로 남는다. 별꽃과 비슷하다고 하여 별꽃아재비라고 부르지만, 별꽃처럼 귀한 대접을 받지 못하는 게 안타까울 뿐이다.
이렇게 먹자!
별꽃아재비는 데쳐서 나물로 먹는 게 최고로 맛있다. 고추장과 된장을 섞고, 마늘과 깨소금과 참기름을 섞어 무치면 부드러운 나물반찬이 된다. 또 육수에 여러가지 잡초를 살짝 넣어 소스에 찍어먹는 샤브샤브로 해도 좋다. 된장이 섞인 간장으로 장아찌를 해 먹어도 좋다.
(변현단 글 / 안경자 그림, "약이 되는 잡초음식, 숲과 들을 접시에 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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