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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 이야기

책도 이젠 듣는 시대... 달아오르는 오디오북 시장

독립출판 무간 2018. 11. 20. 00:01

책도 이젠 듣는 시대... 달아오르는 오디오북 시장

 

지난달 중순 세계 최대 규모의 독일 프랑크푸르트 도서전에서는 오디오북만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콘퍼런스가 개최됐다. 1949년부터 시작된 유서 깊은 도서전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었다. 이는 최근 해외 출판·콘텐츠 시장의 강자로 떠오른 오디오북의 위상을 보여준다. 미국과 독일 등지에서 오디오북은 해마다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하며, 종이책 부문의 부진을 메우며 출판 산업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 미셸 오바마도 최근에 내놓은 자서전 <비커밍(Becoming)>의 오디오북을 위해 7일간 녹음하며 공들였을 정도다.


 

일부 작가 오디오북 공개돼 인기 출판업계선 성장 가능성에 주목

국내에서도 오디오북 시장이 서서히 달아오르는 중이다. ‘확장된 책으로서 오디오북이 가진 가능성에 주목하는 출판사들이 늘고 있다. 인공지능(AI) 스피커 등의 기술 개발과 보급이 확산되면서 음성콘텐츠에 대한 수요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구글과 네이버는 올해 들어 오디오북 서비스를 론칭했고, 특히 네이버는 콘텐츠 확보를 위해 출판사들에 제작비 지원 등 적극적인 투자를 하고 있다. 하지만 종이책보다 최소 3~4배 비싼 제작 비용 등 걸림돌을 넘어서려면 보다 장기적 안목에서 오디오북 생태계를 조성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오디오북 제작 나서는 출판사들

김금희 작가의 짧은 소설’ <나는 그것에 대해 아주 오랫동안 생각해>는 이달 초 종이책 출간과 동시에 오디오북으로 공개됐다. 수록작 전편을 전문 성우가 낭독했고, 작가 자신도 한 편을 직접 읽었다. 반응은 뜨겁다. 지난 7일 네이버 오디오클립에서 실시한 무료 1000부 대여 이벤트는 5시간 만에 동이 났다. 책 정가의 90% 수준인 12150원 상당의 유료 구매와 대여(6750) 서비스 판매 실적도 좋다.

출판사 마음산책은 오디오북에 대해 문학을 읽는 새로운 방법” “손과 눈이 자유로운 독서라고 홍보했다. 정은숙 마음산책 대표는 소설은 대화체로 되어 있어서 목소리가 연출하는 느낌이 색다르다. 듣기를 넘어서 입체적으로 읽는 경험을 선사할 수 있다고 봤다오디오북 이용자들이 종이책을 구매할 것이라는 기대도 있다고 말했다. 마음산책은 이미 출간된 박완서·정이현·이기호·김숨·이승우 작가의 짧은 소설시리즈 5권 모두 올해 안에 오디오북으로 만들 예정이다.

 

전자책보다 제작단가 3~4배 높고 네이버 에 엇갈린 시선도

출판계에 따르면 상당수 출판사들이 오디오북을 만들고 있거나 제작을 계획하고 있다. 그러나 가장 큰 진입장벽은 높은 제작비다. 오디오북은 내레이션부터 편집, 마스터링 작업을 비롯해 전반적인 프로듀싱까지 필요하다. 성우 인건비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300쪽짜리 책 한 권당 대략 700~800만원이 소요된다. 여러 명의 성우가 녹음에 참여할 경우 제작비는 최소 1000만원 이상 든다. 김준혁 주간은 오디오북은 종이책보다 제작 단가가 3~4배 이상 높다. 많은 출판사들이 영세하기 때문에 지원금이 없으면 사실 시도할 엄두를 내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독자와 직접 연결되는 유통망이 발달하지 않은 것도 문제다. 모바일앱 시요일’, 종이책 위에 스마트폰을 올려놓으면 오디오북이나 동영상이 재생되는 더책서비스로 유명한 미디어창비 서정호 디지털사업본부장은 콘텐츠를 계속 늘릴 생각이지만 판매처가 부족해서 고민이라고 말했다.


네이버오디오북 에 기대와 우려

한국어 오디오북을 들을 수 있는 플랫폼으로는 오디언소리, 구글플레이, 네이버 등이 있다. 이 중 지난 7월 말부터 오디오클립 내 오디오북 베타 서비스를 시작한 네이버는 출판사들을 통한 콘텐츠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지난해 5월 조성한 오디오콘텐츠 펀드 통해 오디오북 제작비 일부 또는 전액을 지원하고, 녹음 스튜디오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네이버 관계자는 서점에서 책을 판매하듯이 네이버라는 오픈 플랫폼에서 오디오북을 파는 셈이라며 출판사들이 오디오북이 종이책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홍보수단이자 새로운 시장이라는 점을 인식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정은숙 대표는 오디오북은 팟캐스트와 달리 상품이라 품질이 중요하고 투입되는 노동력도 많다네이버의 무료 녹음 시설이나 홍보 플랫폼을 이용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네이버가 오디오북 시장을 주도하는 것에 대해서는 우려도 나온다. 네이버에서 공급되는 오디오북의 저작권은 출판사가 갖되, 일정 기간 네이버에서만 독점 공급해야 한다는 조건이 있다. 네이버는 판매 수수료로 최대 30%를 가져간다. 한 출판계 관계자는 어느 분야이든 네이버의 첫번째 목적은 트래픽을 유지하는 것이지 콘텐츠의 생태계나 상생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출판계 관계자는 세계적으로 콘텐츠를 보유한 출판사와 플랫폼의 분쟁이 일어나고 있다네이버 역시 플랫폼이라는 성질상 독자적인 사업을 위해 움직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공공지원 바탕 제작비 낮추고 유통 등 선순환 생태계 구축 절실

이 때문에 오디오북 시장이 제대로 정착하려면 공공의 적절한 지원을 바탕으로 제작비를 낮추고, 생산·유통·판매가 선순환하는 생태계를 만들어가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산하 전자출판지원센터 이중호 센터장은 아직 초기 단계이므로 정부가 제작비 일부를 지원하면 오디오북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저자들이 직접 낭독하거나 초기 연기자나 성우 지망생, 또는 목소리가 좋은 일반인들을 오디오북 내레이터로 양성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서정호 본부장은 정부가 오디오북 우수콘텐츠를 지원하거나 공공도서관 등에 보급하는 것이 늘어난다면 더 많은 출판사들이 참여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일반인이 낭독하는 오디오북은 아직 국내에서는 낯설지만, 해외에서는 보편화되어 있다.

아마존의 오디오북 서비스 오더블(Audible)은 저자와 출판사, 낭독자를 연결하는 플랫폼(ACX)을 운영한다. 저자나 출판사가 책을 플랫폼에 등록하면 일반인 낭독자가 오디오북 샘플을 만들어 올리고, 이 중에서 실제로 오디오북을 계약한다. 낭독자는 녹음 비용 또는 오디오북 판매에 따른 개런티를 얻는 식의 보상을 받는다. 이렇게 제작된 오디오북은 지난해 기준 8만여종에 이른다. 제작비 절감과 오디오북 내레이터라는 새로운 직업군 양성 효과를 낳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오디오북 제작비 대다수가 성우 녹음 비용이라는 점에서 낭독 공모전이나 플랫폼이 활성화되면 오디오북 진입장벽을 낮출 것으로 기대된다. 월 이용자가 300만명에 달하는 오디오 플랫폼 팟빵은 지난 7오디오북 오픈 플랫폼을 개설했다. 이용자들이 자유롭게 작품을 만들어 업로드하고 판매까지도 할 수 있다.

 

https://news.v.daum.net/v/201811192132384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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