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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의 못 다한 '저출산' 이야기... "망할 세상이니까 안 낳는 것" 본문
2030의 못 다한 '저출산' 이야기... "망할 세상이니까 안 낳는 것"
“엄청나게 공감됩니다.” 시사저널의 3월8일 기사 <“저출산이 왜 문제냐”…‘인구절벽’ 위기 공감 못하는 청년들>에 대한 한 네티즌의 반응이다. 당시 기사엔 네이버 뉴스 기준 댓글이 1만4000여개 달렸다. 일부 네티즌은 "저출산 문제를 청년 탓으로 돌리지 말라"는 일침을 남겼다.
기사에는 다 싣지 못했지만, 기자가 만난 20대 청년들은 많은 얘기를 들려줬다. 또 20대뿐만 아니라 30대의 의견도 들었다. 결혼 연령층이 높아지면서 실질적으로 출산과 직접적으로 맞닿아 있는 세대는 30대들이다. 2030 청년들은 '대한민국의 저출산 위기'에 대해 어떤 인식을 갖고 있을까.
“가끔 이대로 계속 저출산 하다가 인류 멸망했으면 좋겠다고도 생각한다.” 작은 벤처기업에 다니는 직장인 양아무개씨(26·여)의 쓴소리다. 양씨는 출근을 위해 아침 8시30분에 사람들로 붐비는 지하철 2호선에 몸을 싣는다. 그는 출근길에 기자에게 “가뜩이나 좁은 세상, 사람 더 많아서 뭣하나”라고 내뱉듯이 말했다.
양씨는 “사는 게 힘들다”면서 “차라리 다 같이 안 낳고 우리까지만 고통 받다 가는 게 낫겠다고 생각한 적도 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양씨는 교제하는 남자친구와 결혼할까 생각 중이다. 하지만 아이는 “절대 낳을 생각 없다”고 했다.
시사저널이 만난 20대들은 “결혼과 출산은 사실 먼 얘기”라고 말했다. 눈앞에 닥친 취업을 걱정하거나 이제 막 시작한 회사 생활에 적응하느라 저출산 문제를 신경 쓸 겨를이 없다는 것이다. 반면 결혼을 앞두고 있거나 이미 결혼해 아이를 낳은 30대의 반응은 사뭇 달랐다. 대부분 “아이는 낳아보고 싶다”고 했다.
공공법인에 근무하는 김아무개씨(34)는 “나의 삶을 위해서라도 아이는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씨는 “아이를 낳는다면 그에 맞게 내 가치관도 바뀔 것”이라며 “변화한 가치관도 경험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비영리 연구소에서 근무하는 한아무개씨(32) 역시 “내 가족과 아이가 있는건 특별한 경험이니까 아이를 갖고 싶다”고 말했다. 한씨는 결혼 3년차, 김씨는 아직 미혼이다.
하지만 두 명 모두 아이 낳기가 망설여진다고 했다. 한씨는 “요즘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의식주 해결하는 것도 벅차다. 출산 계획이 있어도 낳기가 꺼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물질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우리 아이가 행복하게 자랄 수 있는 환경이 아니다”고 했다.
30대 여성은 출산 이후를 걱정했다. 한 달 전 결혼한 직장인 진아무개씨(31·여)는 “젊은 시절 스펙 쌓으려고 쓴 돈이 얼만데, 아이 키우면서 일 못하면 그 돈이 너무 아깝다”며 “아이 낳을 계획은 있지만 출산 이후 커리어는 걱정 된다”고 말했다.
대기업에 근무하며 결혼한 지 2년이 지난 홍아무개씨(32·여)는 “나는 내 삶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아이를 솔직히 갖고 싶지 않다. 여자들이 직장생활 하는데 출산은 도움이 안 된다”고 했다.
통계 자료를 보면, 우리나라 15~54세 여성의 20.2%가 결혼 이후 경력이 단절됐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7 일·가정 양립지표’에 따르면, 경력 단절 된 기혼 여성 중 32.1%가 육아 때문에 일을 그만둔 것으로 나타났다. 34.5%는 ‘결혼’, 24.9%는 ‘임신·출산’ 등을 꼽았다.
한편, 정부의 저출산 대책은 수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2006년부터 지난해까지 저출산 대책에 투입한 예산은 126조원에 달한다. 하지만, 지난해 합계출산율은 1.05명으로 사상 최악의 수치를 기록했다.
이에 대해 여성가족부는 3월12일 “저출산 대책을 개편하라”고 보건복지부에 권고했다고 밝혔다. 여가부에 따르면, “보건복지부의 ‘제3차 저출산·고령사회기본계획’은 여성에 대한 고려가 미흡하다”면서 “일차적인 임신·출산 지원에서 한 발 더 나아가 남녀 생애 전반을 고려해 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http://v.media.daum.net/v/201803141755174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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