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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령화 일본, '고독사 청소업체'의 하루

독립출판 무간 2018. 2. 16. 19:01


초고령화 일본, '고독사 청소업체'의 하루

 

고독사가 늘어나자, 일본 보험사들은 2015년부터 '고독사 보험'을 선보였다. 월세를 받는 집주인들이 고독사로 입는 손실을 보상해 주는 것이다. 집 청소에 들어가는 비용도 보험사가 낸다. 하지만, 히로아키씨가 살던 집주인은 보험이 없어 자비로 청소업체를 불렀다.

일본에는 넥스트 같은 업체가 10여 곳 더 있다. 이들은 연간 1700건 정도의 의뢰를 받는다고 한다.

일본의 초고령화·1인가구 시대 진입 속도는 세계에서 가장 빠른 편이다. 한때, 장수의 왕국으로 불렸지만, 지금은 고독사 대국이라는 오명을 덮어썼다.

지난해 기준 일본의 인구는 12558만명. 이 가운데 65세 이상 노인 비율은 27.3%, 2050년이면 이 비율이 40%까지 치솟을 것으로 전망된다.

고독사의 저자 쿠미코 카노는 고독사 증가 원인에 대해 "평생 단 하나의 소속체였던 직장에서 은퇴한 이들이나 미망인·이혼·미혼자들은 고립되기 쉽다"며, "이들은 도움을 청해보지도 못한 채, 자기혐오나 자괴감에 빠지면서, 극단적 선택을 하기가 쉽다"고 설명했다.

 

 

일본 도쿄 근교 가와사키의 한 아파트. 문을 열자 지독한 썩은 내가 코를 마비시킨다. 열 평 남짓한 집 한가운데 널브러진 담요는 사람이 마지막으로 누운 흔적이 선명했다. 방바닥의 파리와 구더기 떼가 시야를 어지럽힌다.

세입자 히로아키(54)씨가 쓸쓸하게 혼자 사망한 지 넉 달 후였다. 하얀 보호복을 착용한 남성 4명이 2톤 트럭을 타고 현장에 도착했다. 등에는 '넥스트(Next)'라는 업체명이 프린팅 돼 있다.

독거노인이 한겨울 추위 속 심장마비로, 목욕탕에서 실족해서, 사회와 단절된 채 홀로 지내는 청년들이 극단적 선택을 해서... 히로아키씨 사례 같은 고독사가 일본에선 한해 32000여건 발생한다.

이렇게 무관심 속에 시체가 수개월 방치되는 일이 증가하자 일본에서는 넥스트처럼 떠난 이들의 뒤처리를 도와주는 업체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4명의 남성은 악취가 진동하는 집에 들어서자마자, 강력한 소독제를 집안 곳곳에 뿌렸다. 그런 뒤 악취를 풍기는 담요를 진공포장지에 싸맨 후, 트럭으로 내려 보냈다.

거실에 산더미처럼 쌓인, 먹다 버린 컵라면 용기, 콜라병, 오래된 신문지 등 쓰레기 정리가 다음 과제였다. 이들은 발견한 소지품을 버릴 것과 남길 것으로 구분한 뒤, 모든 가구를 들어냈다.

팀장 아키라 후지타씨는 "고독사 10건 중 4건은 겨울에 발생한다", "여름보다 시체 썩는 냄새가 약해서, 이웃들의 신고도 늦다"고 말했다.

후지타씨는 이런 일이 익숙한 듯, 찡그리는 표정이나 투덜거림 없이 묵묵히 청소를 마쳤다. 청소를 마친 이들은 여전히 무표정한 얼굴이었지만, 눈을 지긋이 감은 채, 합장으로 고인의 명복을 빌고 자리를 떴다.

꼬박 이틀. 8명의 직원 달라붙었다. 2톤 트럭 2대가 쓰레기를 가득 채워 사라졌다. 이렇게 받은 돈은 29만엔(290만원).

 

http://news.mt.co.kr/mtview.php?no=2018013115501755092&outlink=1&ref=http%3A%2F%2Fsearch.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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