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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는 가족에, 가족은 비혼자에 떠넘겨... '돌봄의 민주화' 고민할 때

독립출판 무간 2018. 1. 27. 11:31


국가는 가족에, 가족은 비혼자에 떠넘겨... '돌봄의 민주화' 고민할 때

 

이미 초고령사회 진입한 일본... 고령자 4분의1 비혼 자녀와 동거, ‘개호살인’, 사회적 문제로 떠올라. 한국... 비민주적 일과 돌봄 양자택일 강요받아. 비혼자녀들 경력단절 부르기도. 가족 중심의 배타적 공동체 아닌 다양한 사회적 연결 인정해야. ‘타인을 돌볼 시간유연하게 사용

 

돌봄의 사회화를 위해 가족에게만 의존하지 않도록 요양에 사회적 재원 투자를”, 노인장기요양서비스 등 불충분, 돌봄의 국가책임 확대 개선 필요, 가족 돌봄 사회적으로 인정하고 교육과 상담·가족 휴가제 지원을 비혼 자녀 돌봄에 대한 문제제기가 시작되고 있다.

 

 

지난해 한국은 65세 이상 노인 인구가 14%를 넘어서며 고령사회로 진입했다. 2000년 고령화사회(65세 인구가 7% 이상)로 진입한 지 17년 만이었다. 이미 초고령사회로 접어든 일본이 고령화사회에서 고령사회로 진입하는 데 24년이 걸렸다. 미국은 72, 영국은 47년이 걸렸다. 다른 나라와 비교해도 한국의 고령화 속도는 이례적으로 빠르다. 한국이 초고령사회(65세 인구가 20%)로 진입하는 데는 9년밖에 걸리지 않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예견한다.

 

고령화와 비혼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상황에서 노인 돌봄이 이슈가 돼야 한다. 누군가에게 돌봄을 독박시키는 방식은 안 된다. 국가는 가족에게 떠넘기고, 남자는 여자에게 떠넘기고, 기혼자는 비혼자에게 떠넘긴다. 돌봄을 민주화해야 한다. 사람들에게 돌봄을 할 시간을 줘야 한다. 일하는 방식의 개혁 없이는 고령화에 대한 대응이 안 될 것이다.” 지은숙 한림대 일본학연구소 연구원(48)이 말했다.

 

일본은 일생에 한 번도 결혼하지 않은 사람이 남성은 5명 가운데 1, 여성은 10명 가운데 1(2010)에 달한다. 65세 고령자가 비혼 자녀와 동거하는 비율도 26.4%(2012)에 이른다. 일본에선 부모를 돌보는 비혼인 개호독신이 늘고 있지만, 이들을 지원하는 사회적 시스템이 부재한 가운데, 고통 속에 부모를 살해하거나 스스로 목숨을 끊는 개호살인’, ‘개호자살이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초고령사회를 향해 가속페달을 밟고 있는 한국에 닥쳐올 미래다.

 

문제는 비혼의 돌봄자들을 지원하는 시스템은 부족한 데 있다. 일본에서는 개호 때문에 일을 그만두거나 파트타임으로 이직하는 비혼들이 늘고 있다. 2006년 일본에서 동거가족이 있는 경우 생활원조서비스를 제한하면서 일하며 부모를 돌보는 비혼들이 큰 타격을 입었다. ‘일과 부모 돌봄의 양자택일을 요구받으면서 노인 돌봄을 이유로 한 전직과 이직이 144800명으로 증가했다. 증가분은 대다수 비혼자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과 돌봄의 양립이 불가능한 상황은 비혼 자녀들의 경력단절을 부른다. 일과 육아의 양립이 어려운 여성들이 경력단절에 처하는 것과 유사하다. 비혼자들은 돌봄이 끝난 후 일도 사회관계도 단절된 상황에서 사회적으로 고립된다. 지 연구원은 일과 돌봄의 양립이 가능하도록 접근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누구도 돌봄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시대가 도래할 것이다. 그렇다면 돌봄을 민주적으로 분배하는 것은 어떻게 가능할까. “누가 누구를 돌볼지 국가가 정해주지 말라고 지 연구원은 말했다. 그는 육아휴직, 가족돌봄휴직 등 기존 제도가 누가 누구를 돌볼지를 국가가 정해주는 것이다. 그러면 실제로 남을 돌볼 의사가 있는 사람들이 돌봄을 못하게 된다. 내 동거인이나 파트너가 아파도 휴가를 낼 수 없고, 이웃이 아파도 휴가를 낼 수 없다고 말했다. 지 연구원은 사람들이 누구나 안심하고 좋은 관계를 맺고 타인과 연결될 수 있도록 타인을 돌볼 시간을 유연하게 쓸 수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가족 중심의 배타적 공동체가 아닌 다양한 사회적 연결을 인정하는 방향으로 제도가 갖춰져야 한다는 것이다.

 

http://v.media.daum.net/v/201801270632064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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