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출판 무간
"초원담노" 제8장" ‘착함善’은 말미암거나 비롯되는 바가 없는 저절로 그러한 바이다 본문
제 8 장
상선약수上善若水. 수선리만물이부쟁水善利萬物而不爭, 처중인지소오處衆人之所惡. 고기어도故幾於道. 거선지居善地, 심선연心善淵, 여선천予善天, 언선인言善仁, 정선치政善治, 사선능事善能, 동선시動善時. 부유부쟁夫唯不爭. 고무우故無尤.
가장 높은 수준의 잘 함善은 물水처럼 하는 것이다. 물은 만물을 이롭게 하는 데 나누지 않고, 사람들이 싫어하는 곳(을 가리지 않고 그 곳에)에 머문다. 그러므로 도道에 가까운 것이다. (그러므로) 땅처럼 누구나 머물게 하고, 연못처럼 사심私心 없이 마음을 쓰며, 하늘처럼 고르게 베풀고, 말言을 하는 데 어질게 하며, 다스리는 데 원칙이 있고, 일을 하는 데 이치에 맞으며, 움직이는 데 한결 같다. 무릇, 오직, (일부러 일삼아 나누거나 가르지 않음으로써) 다투지 않는다. 그러므로 치우침이 없는 것이다.
말미암거나對 비롯되는待 바가 없이, ‘저절로 그러하게自然’ ‘착함善’, 그것을 “上善”이라 일컫는다.『주역』「계사전」에서는 “그것을 잇는 것이 ‘착함善’이다”라고 일컬었다. 맹자孟子(BC.371~289)는 (그것을) “양능良能”이라고 일컬었다. “물은 만물을 이롭게 하(는 데 나누지 않)고, 사람들이 싫어하는 곳(을 가리지 않고 그 곳)에 머문다.” (더불어, 물은 “居善地”, “心善淵”, “予善天”, “言善仁”, “政善治”, “事善能”, “動善時”와 같은) 일곱 가지 착한善 바에 이르는데, 모두 ‘저절로 그러한’ ‘양능’에서 나온 것이다. 따라서 “(물은 일부러 일삼아 나누거나 가르지 않음으로써) 다투지 않을 수 있는” 것이고, (따라서 물은) “치우치지 않을 수 있는” 것이다(無所對待, 自然而善, 謂之上善. 易係所謂, 繼之者, 善. 而孟子, 以爲良能也. 水之利萬物, 而處所惡. 及其所善七者, 皆出於自然之良能. 故能不爭, 而無尤).
【해 설】
초원이 인용한 “易係所謂, 繼之者, 善.”의 출전은 다음과 같다.『周易』,「繫辭上」, “一陰一陽之謂道, 繼之者, 善也.”
초원이 인용한 “孟子, 以爲良能也.”의 출전은 다음과 같다.『孟子』,「盡心上」, “人之所不學而能者, 其良能也. 所不慮而知者, 其良知也.” 초원은 노자의 “잘 함善”을 ‘착함善’으로 해석했다. 그런데 초원이 해석한 ‘착함善’은 ‘말미암거나 비롯되는 바가 없는’ 것으로서, ‘스스로 생겨나自生’ ‘저절로 그러한自然’ 바이다. ‘스스로 생겨나’ ‘저절로 그러하게’ 존재하고 작용하는 ‘착함善’으로서, ‘착하지 않음惡’을 ‘말미암거나’ 그것에서 ‘비롯되어’ 존재하거나 작용하는 ‘착함善’이 아니다. 따라서 초원은 맹자의 “양능良能”을 언급할 수 있었던 것이다. 다시 말하면, 초원이 해석한 ‘착함善’은 독립적, 선험적, 선천적인 것으로서, ‘스스로 생겨나’ ‘저절로 그러한 바’, ‘(일부러 일삼아) 배우지 않아도 능한 바’, ‘(스스로 생겨나면서 저절로 그러하게) 가지고 태어나는 바(본성; 마음)’이다. 이러한 사실은 초원이 양명학陽明學의 세계관을 바탕으로『도덕경』을 해석하고자 했음을 이해할 수 있는 단서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