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필이 쓴 도덕경 요약문 : 노자미지예략 1
1-1
천하의 사물이 살아가게 되는 까닭, (이른바 천하의 사물의 그러한) 공능功能이 이루어지는 까닭은 반드시 (일부러 일삼아 또렷하고 뚜렷한) 모양을 가지는 바가 없는 바(無形; 道·自然·性)에서 생겨나고, (일부러 일삼아 지어 불리는) 이름을 가지는 바가 없는 바(無名; 德·無爲·命)에서 말미암아진다. (따라서 일부러 일삼아 또렷하고 뚜렷한) 모양을 가지는 바가 없는 바이자, (일부러 일삼아 지어 불리는) 이름을 가지는 바가 없는 바는 만물의 근원(이자 근본)이다. (따라서 그것은 유위有爲에 대해) 따뜻하지 않고, (무위無爲에 대해) 차갑지 않다. (따라서 그것은) 궁음宮音도 아니고, 상음商音도 아니다. (따라서) 그것을 들어보지만, (또렷한 음가音價를) 얻을 수 없고, 따라서 (그 소리를 뚜렷하게) 들려줄 수 없다. 그것을 살펴보지만, (또렷한 모양을) 얻을 수 없고, 따라서 (그 모양을 뚜렷하게) 드러낼 수 없다. 그것을 만져보지만, (또렷한 질감을) 얻을 수 없고, 따라서 (그 질감을 뚜렷하게) 알려줄 수 없다. 그것을 맛보지만, (또렷한 맛을) 얻을 수 없고, 따라서 (그 맛을 뚜렷하게) 맛보여줄 수 없다. 요컨대, 그것은 (천하의) 사물을 일삼는 바로서, (무위無爲와 더불어) 어우러진 바이자, (무위無爲로써) 이루어진 바이다. (따라서 천하의 사물의) 모양을 일삼지만, 이른바 (일부러 일삼아 또렷한) 모양(을 가지는 바)가 없다. (천하의 사물의) 소리를 일삼지만, (일부러 일삼아 뚜렷한) 소리(를 가지는 바)가 드물다. (천하의 사물의) 맛을 일삼지만, (일부러 일삼아 또렷한) 맛을 드러내는 바(를 가지는 바)가 없다. (천하의 사물의 질감을 일삼지만, 일부러 일삼아 뚜렷한 질감을 나타내는 바를 가지는 바가 없다) 요컨대, (그것이) 만물에 이르고 만물을 일삼는 바는 (무위無爲를) 근원으로 삼고, (무위無爲를) 근본으로 삼는다. (그것이) 천하를 품어 안고, 천하와 (더불어) 어우러지는 바는 (무위無爲에) 치우치고, (무위無爲를) 쫓으며, (유위有爲를) 이치로 삼지 않는다.
天物之所以生, 功之所以成, 必生乎無形, 由乎無名. 無形無名者, 萬物之宗也. 不溫不涼, 不宮不商. 聽之, 不可得而聞. 視之, 不可得而彰. 體之, 不可得而知. 味之, 不可得而嘗. 故其, 爲物也, 則混成. 爲象也, 則無形. 爲音也, 則希聲. 爲味也, 則無呈. 故能爲品物之, 宗主, 包通天地, 靡使不經也.
1-2
이른바, (유위有爲에 대해) 따뜻해지게 되면, 이른바 (유위有爲에 대해) 차가운 바(涼; 無爲)에 이르지 못하게 된다. (일부러 일삼은 소리인) 궁음宮音에 이르게 되면, (저절로 그러한 소리인) 상음商音에 이르지 못하게 된다. (이른바, 세상 사람들이 살피거나 보여주는) 모양은 반드시 (일부러 일삼아) 분별分別하는 바(를 가지는 바)가 있다. (세상 사람들이 듣거나 들려주는) 소리는 반드시 (일부러 일삼아 분별하는 바에) 속하는 바(를 가지는 바)가 있다. 따라서 (세상 사람들이 살피는) 모양이나 (보여주는) 모양은 (무위無爲의 수준이 높고 정도가) 큰 (이른바 저절로 그러한 모양이나) 모양이 아니다. (세상 사람들이 듣는) 소리나 (들려주는) 소리는 (무위無爲의 수준이 높고 정도가) 큰 (이른바 저절로 그러한 소리나) 소리가 아니다. 이른바, (세상 사람들이 살피거나 보여주는 예컨대 물水·나무木·불火·쇠金의) 네 가지 모양은 (저절로 그러한) 모양이 아니다. 왜냐하면, (무위無爲의 수준이 높고 정도가) 큰 모양은 이른바 (일부러 일삼아 분별하는 바, 이른바 유위有爲가) 펼쳐진 바(를 가지는 바)가 없(는 모양이)기 때문이다. (세상 사람들이 듣거나 들려주는 예컨대 궁宮·상商·각角·치徵·우羽의) 다섯 가지 소리는 (저절로 그러한) 소리가 아니다. 왜냐하면, (무위無爲의 수준이 높고 정도가) 큰 소리는 이른바 (일부러 일삼아 분별하는 바, 이른바 유위有爲에) 이르른 바(를 가지는 바)가 없(는 소리이)기 때문이다. (요컨대, 세상 사람들이 살피거나 보여주는 그러한) 네 가지 모양은 (일부러 일삼아 분별된) 모양이다. 따라서 세상 사람들은 (그러한 네 가지 모양을 살피거나 보여주는 데 있어서, 마음이 유위有爲를) 근본으로 삼는 바(를 가지는 바)가 없게 해야 한다. 따라서 (무위無爲의 수준이 높고 정도가) 큰 (저절로 그러한) 모양이 (세상 사람들의 눈에) 펼쳐지게 된다. (세상 사람들이 듣거나 들려주는 그러한) 다섯 가지 소리는 (일부러 일삼아 분별된) 소리이다. 따라서 (세상 사람들은 그러한 다섯 가지 소리를 듣거나 들려주는 데 있어서) 마음이 (유위有爲와 더불어) 만나는 바(를 가지는 바)가 없게 해야 한다. 따라서 (무위無爲의 수준이 높고 정도가) 큰 (저절로 그러한) 소리가 (세상 사람들의 귀에) 이르게 된다.
若溫也, 則不能涼矣. 宮也, 則不能商矣. 形, 必有所分. 聲, 必有所屬. 故象而形者, 非大象也. 音而聲者, 非大音也. 然則四象, 不形. 則大象, 無以暢. 五音, 不聲. 則大音, 無以至. 四象, 形. 而物, 無所主焉. 則大象, 暢矣. 五音, 聲. 而心, 無所適焉. 則大音, 至矣.
1-3
따라서 (제후와 임금이 천하를 다스리는 데 있어서, 비유컨대 무위無爲의 수준이 높고 정도가) 큰 (저절로 그러한) 모양을 붙잡게 되면, 천하가 (저절로 그러하게 그러한 모양에게) 나아가게 된다. 큰 소리를 일삼게 되면, (천하의) 풍속이 (그것으로) 옮아가게 된다. (제후와 임금이 천하를 다스리는 데 있어서, 유위有爲를 가지는 바가) 없는 모양이 (천하에) 펼쳐지게 되면, 천하가 이른바 (저절로 그러하게 무위無爲에게) 나아가게 되고, (천하가 저절로 그러하게 무위無爲에게) 나아가게 되면, (천하가) 이른바 (저절로 그러하게 유위有爲에 대해 마음을) 풀어 놓는 바에 이르지 않게 된다. (유위有爲를 가지는 바가) 드문 소리가 (천하에) 이르게 되면, (천하의) 풍속이 이른바 (무위無爲로) 옮아가게 되고, (천하의 풍속이 무위無爲로) 옮아가게 되면, (천하가) 이른바 (유위有爲에 대해) 말 잘하는 바에 이르지 않게 된다. 이러한 까닭으로, 하늘은 (예컨대 저절로 그러한) 다섯 가지 모양을 살리고, (따라서) 만물이 (유위有爲한) 물건을 가지는 바가 없게 하며, (따라서 만물이 무위無爲한) 일삼음을 일삼게 한다. 성인은 (예컨대 저절로 그러한) 다섯 가지 소리를 일삼고, (따라서 세상 사람들을) 가르치는 바가 (일부러 일삼아) 일컬어지지 않게 하며, (따라서 세상 사람들을 가르치는 바가 저절로 그러한 바와 더불어) 어우러지는 바(化; 無爲)를 일삼게 한다. 요컨대, (일부러 일삼아) 도道라고 일컬은 도道는 (무위無爲가) 늘 그러한 도道를 뜻하지 않는다. (일부러 일삼아) 지어 부른 이름은 (무위無爲가) 늘 그러한 사물을 뜻하지 않는다. (하늘이 살리는 저절로 그러한) 다섯 가지 모양과 (유위有爲한 물건을 가지는 바가 없는) 만물이 어미로 삼는 바(母; 道·自然·性)는 (유위有爲에 대해) 뜨겁지 않고, (무위無爲에 대해) 차갑지 않으며, (유위有爲에 대해) 부드럽지 않고, (무위無爲에 대해) 굳세지 않다. (성인이 일삼는 저절로 그러한) 다섯 가지 소리와 (저절로 그러한 바와 더불어 어우러지는) 가르치는 바가 어미로 삼는 바(母; 德·無爲·命)는 (유위有爲에 대해) 밝지 않고, (무위無爲에 대해) 어둡지 않으며, (유위有爲를) 은혜로운 바로 여기지 않고, (무위無爲를) 해로운 바로 여기지 않는다.
故執大象, 則天下往. 用大音, 則風俗移. 無形, 暢, 天下, 雖往, 往, 而不能釋也. 希聲, 至, 風俗, 雖移, 移, 而不能辯也. 是故天, 生五, 物, 無物, 爲用. 聖, 行五, 敎, 不言, 爲化. 是以道可道, 非常道, 名可名, 非常名也. 五物之母, 不炎不寒, 不柔不剛. 五敎之母, 不曒不昧, 不恩不傷.
1-4
이른바, (아주 먼) 옛날(의 천하의 모습)과 지금(의 천하의 모습)은 더불어 하지 못한다. (비유컨대, 천하의) 사계절은 (이미 유위有爲로) 옮아갔다. (천하의) 풍속은 (이미 유위有爲로) 달라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도道) 이것은 바뀌지 않았다. 이른바, 따라서 (아주 먼) 옛날에서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도道) 그것의 이름이 (천하에서) 사라지지 않았다. (따라서 아주 먼 옛날에서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하늘은 (만물을 일삼음에 있어서, 도道) 이것으로써 하지 않은 적이 없었고, 따라서 만물은 (성性대로 오래) 살지 못한 적이 없었다. (따라서 아주 먼 옛날에서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제후와 임금은 천하를) 다스림에 있어서, (도道) 이것으로써 하지 않은 적이 없었고, 따라서 (천하는 명命대로 오래 사는) 공功을 이루지 못한 적이 없었다. 요컨대, (도道는 아주 먼) 옛날에서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천하와 더불어) 어우러졌다. (제후와 임금이 천하를 다스림은 도道와) 더불어 시작되고 마쳐졌다. (따라서 지금의 제후와 임금은 도道와 더불어 시작되었던 아주 먼) 옛날(의 다스림의 모습)을 붙잡아야 한다. 따라서 지금(의 유위有爲한 천하의 모습)을 바로잡을 수 있다. 지금(의 유위有爲한 천하의 모습에 대해) 깨우쳐야 한다. 따라서 (지금의 천하가 무위無爲와 더불어 했던 아주 먼) 옛날의 시작점을 알아차리게 할 수 있다. (제후와 임금이 도道와 더불어 시작되었던 아주 먼 옛날의 다스림의 모습을 붙잡고, 지금의 유위有爲한 천하의 모습에 대해 깨우치는 일) 이것이 이른바 (지금의 유위有爲한 천하를 무위無爲에 대해) 늘 그러하게 하는 (다스림의) 모양이다. (유위有爲에 대해) 밝은 바와 (무위無爲에 대해) 어두운 바를 가지는 바가 없게 하는 (다스림의) 모양이다. (무위無爲에 대해) 따뜻해지게 하고, (유위有爲에 대해) 차가워지게 하는 (다스림의) 모양이다. 따라서 (천하가 무위無爲가) 늘 그러한 바(常; 道)를 알아차리게 되고, 이른바 (그것에 대해) 밝아지게 된다. (따라서) 천하가 사는 바와 이루는 공功이 (도道) 이것을 말미암지 않는 (바를 가지는) 바가 없게 되고, 따라서 천하의 근원(甫; 道)이 (사계절이 옮아가거나 풍속이 달라지더라도, 사라지지 않은 채, 천하와 더불어 오래) 보여지게 된다.
雖古今, 不同. 時移. 俗易. 此, 不變也. 所謂自古及今, 其名不去者也. 天, 不以此, 則物, 不生. 治, 不以此, 則功, 不成. 故古今通. 終始同. 執古, 可以御今, 證今, 可以知古始, 此, 所謂常者也. 無曒昧之狀. 溫涼之象. 故知常, 曰明也. 物生功成, 莫不由乎此. 故以閱衆甫也.