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율곡의 순언 11. 나는 집 밖을 나가보지 않더라도 천하를 알아차리고

독립출판 무간 2025. 6. 1. 18:52

제11장

 

 

(나는) 집 밖을 나가보지 않더라도 천하를 알아차리고, 창밖을 내다보지 않더라도 하늘의 이치를 살핀다.

不出戶, 知天下, 不窺牖, 見天道.

 

(『맹자孟子』는 「진심장구상盡心章句上」에서 일컬었다) “만물은 모두 스스로 (본래 저절로 그러하게 무위無爲한 도道·性·德·命를) 갖추고 있다.” (따라서) 어찌 (내가 아닌) 남을 기댄 채, (천하를 알아차리거나 하늘의 이치를 살피는 바를) 구하겠는가? (이른바) 그 (스스로 갖춘 도道에 대해) 풀어놓은 마음을 다잡으면, (천하를 알아차리거나 하늘의) 이치를 살필 수 있다. (따라서 중국 송宋나라 때) 정이(程頤, 1033~1108)는 (『맹자孟子』 「진심장구상盡心章句上」 주자朱子 주註에서) 일컬었다. “스스로 잘해야 한다. (스스로 갖춘 본래 저절로 그러하게 무위無爲의 수준이) 위인 바(上; 道)로부터 (천하를 알아차리거나 하늘의 이치를 살피는 바를) 찾거나 구하기를. (무위無爲의 수준이) 아래인 바(下; 天下·有爲)로부터 (천하를 알아차리거나 하늘의 이치를 살피는 바를) 배우(거나 익히)는 바를 떠나가기를. 따라서 (천하를 알아차리거나 하늘의 이치를 살피는 바의 수준이) 위인 바에 이르게 된다.” (이른바, 스스로 갖춘 본래 저절로 그러하게 무위無爲한 도道로부터 찾거나 구하는 일) 이것(이 천하를 알아차리거나 하늘의 이치를 살피는 방법)이다.

萬物, 皆備於我. 豈待他求哉. 求其放心, 則可以見道矣. 程子, 所謂自能尋向上去下學. 而上達者. 是也.

 

 

그 (창밖을 내다보거나 집 밖을) 나가보는 바가 멀어질수록, 그 (하늘의 이치를 살피거나 천하를) 알아차리는 바가 적어지게 된다.

其出彌遠, 其知彌少.

 

동사정董思靖은 (『도덕진경집해道德眞經集解』 제47장 주註에서) 일컬었다. “(기출미원其出彌遠은 스스로 갖춘 본래 저절로 그러하게 무위無爲가) 근본인 바(本; 性·命·道·德)에 대해 어리석어진다는 말이다. (기지미소其知彌少는 무위無爲가) 말단인 바(末; 有爲)를 쫓게 된다는 말이다.” 내가 생각하기에, (이 문장이 뜻하는 바는) 마음이 (스스로 갖춘 본래 저절로 그러하게 무위無爲가 근본인 바인 도道를) 풀어놓는 바가 멀어질수록, 도道를 알아차리는 바가 어려워지게 된다는 뜻이다.

溫公曰, 迷本, 逐末也. 愚按, 心放而愈遠, 則知道, 愈難矣.

 

 

따라서 (아주 먼 옛날) 성인은 (집 밖에 나가보는 바를) 일삼지 않은 채, (천하를) 알아차렸고, (창밖을) 내다보지 않은 채, (하늘의 이치를) 이름 지어 불렀으며, (천하의 사안을) 일부러 일삼지 않은 채, (천하의 사안이 저절로 그러하게) 이루어지게 했다.

是以聖人, 不行而知, 不見而名, 不爲而成.

 

이 문장은 뜻한다. “(아주 먼 옛날의) 성인은 (마음이 무위無爲에 대해) 맑고 밝았고, (따라서 몸이 무위無爲로써 천하의 사안을) 일삼는 바에 자리했다. 이른바, (마음이 본래 저절로 그러한) 의리義理에 대해 밝고 밝았고, 따라서 (몸이) 저절로 그러하게 (무위無爲가) 참되고 밝은 바로써 사안을 처리했다. (따라서 지금의) 배우는 사람은 (아주 먼 옛날의 성인의 모습을 알아차리거나 일삼는 일) 이것에 대해 재빨라지거나, 두 발의 뒤꿈치를 들어 올려 살피지 않을 수 없다. 이른바, (지금의 배우는 사람은) 마땅히 (그 무위無爲에 대해) 풀어놓은 마음을 거두어들임으로써, 그 (본래 저절로 그러한) 지혜를 길러야 하고, 그 (무위無爲로써 사안을) 일삼는 바에 대해 힘써야 한다.

此, 言聖人, 淸明, 在躬. 而義理, 昭徹, 乃自誠而明之事也. 學者, 不可遽跂於此. 但當收斂放心而養其知, 而勉其所行也.

 

 

여기까지가 제11장이다.

右第十一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