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필산책

왕필산책 : 도덕경 제11장 왕필주 "서른 개의 바퀴살이 바퀴통 하나에 모여 있고"

독립출판 무간 2018. 2. 13.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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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십복공일곡三十輻共一轂, 당기무當其無, 유차지용有車之用.

연식이위기埏埴以爲器, 당기무當其無, 유기지용有器之用. 착호유이위실鑿戶牖以爲室, 당기무當其無, 유실지용有室之用. 고유지이위리故有之以爲利, 무지이위용無之以爲用.

 

서른 개의 바퀴살이 바퀴통 하나에 모여 있고, (안쪽으로 뚫려서) 비어 있기 때문에, 수레로서의 쓰임새가 생긴다.

진흙으로 빚은 형상이 있고, (안쪽으로 깎여서) 비어 있기 때문에, 그릇으로서의 쓰임새가 생긴다. 문과 창이 있고, (안쪽으로 뚫려서) 비어 있기 때문에, 방으로의 쓰임새가 생긴다. 있음이 이로운 것은 없음이 쓰임새가 되기 때문이다.

 

 

三十輻共一轂, 當其無, 有車之用.

(하나의) “바퀴통이 서른 개의 바퀴살을 거느릴 수 있는 이유는 (그 안쪽으로 구멍이 뚫려져) 비어 있기때문이다. (안쪽으로 구멍이 뚫어져) 비어 있음(서른 개의) 바퀴살을 받아들일 수 있는 이유이다. 다시 말하면, (그 안쪽으로 구멍이 뚫어져 비어 있고, 서른 개의 바퀴살이) 끼워짐으로써, (서른 개의) 바퀴살을 거느릴 수 있게 되는 것이다(, 所以能統三十輻者, 無也. 以其無, 能受物之故. 故能以實統衆也).

 

 

埏埴以爲器, 當其無, 有器之用. 鑿戶牖以爲室, 當其無, 有室之用. 故有之以爲利, 無之以爲用.

나무”, “진흙”, “”, 세 가지가 (수레, 그릇, 방으로서) 쓰이게 되는이유는 모두 () 비어 있음이 쓰임새가 되기 때문이다. 말하자면, ‘없음있음이 이롭게 되는 이유이다. (‘있음이 이롭게 됨은) 모두 없음이 쓰임새가 됨을 의지한다(, , , 所以成三者, 而皆以無爲用也. , 無者, 有之所以爲利. 皆賴無以爲用也).

 

해 설

노자에게 있어서, “있음없음”, “이로움쓰임새관계적이다. 따라서 있음이나 없음’, ‘이로움이나 쓰임새는 시·, ·과 같은 가치판단의 대상이 될 수 없다. 노자에게 있어서, ‘있음이나 없음’, ‘이로움이나 쓰임새유무상생, 난이상성, 장단상교, 고하상경, 음성상화, 전후상수(有無相生, 難易相成, 長短相較, 高下相傾, 音聲相和, 前後相隨 : 2)”와 같은 존재양태나 존재양식에 있어서 만물 또는 세계가 소유하는 다양한 측면들 간의 관계적산물産物이기 때문이다. “수레”, “그릇”, “쓰임새이로움바퀴살”, “진흙”, “”, 그리고 그 비어 있는 공간간의 관계속에서 저절로(無欲 : 1)” 그러하게 생겨나게 되는 것이지, ‘바퀴살’, ‘진흙’, ‘이나 무관無關하게 그 비어 있는 공간스스로(有欲 : 1)” 일삼아 그 쓰임새이로움을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